김혜수 “코미디보다 고주연의 진심이 보이도록 연기했다” [인터뷰]
입력 2016. 06.16. 12:23:15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김혜수가 영화 ‘굿바이 싱글’을 통해 기존에 없던 독특한 캐릭터의 여배우를 만들어냈다. 그녀가 연기한 고주연은 철없이 사고를 일으키고 다니는 인물. 김혜수와 고주연은 싱글인데다가 어려서부터 연예계생활을 시작한 것까지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이 때문에 김혜수는 고주연을 김혜수가 아닌 캐릭터 자체로 보이게 하기 위해 감독, 배우들과 많은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영화에서의 목소리와 전혀 다르다는 말에 김혜수는 “그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목소리가 그렇게 나왔다”며 고주연을 연기하면서 가졌던 생각들에 대해 털어놨다.

“일부러 목소리를 띄워야지 하지는 않았는데 그 캐릭터대로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초반에는 방향을 잡아가기 위해 서로 많은 의견들을 주고 받았어요. 관객입장에서 김혜수가 김혜수의 파트를 연기한다가 아니라 그 캐릭터로 전달되려면 어떤 걸 감해야되고 조심해야하는지 얘기를 많이 했죠. 배우가 배우를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고주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고만 생각했어요. 이런 캐릭터인데 직업이 배우인 거죠.”

또 김혜수는 고주연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고주연이라는 캐릭터는 코미디에 맞게 최적화된 인물”이라며 진심을 보일 수 있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코미디가 단지 장치적으로 끝나면 안 되는 거고 인간이 보여야하고 진심이 보여야했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 그게 제일 중요했고 그 부분을 실패하면 안 되는 거였죠. 코미디를 의식하면서 무언가를 한 순간이 없었던 거 같아요.”

김혜수는 이번 영화를 통해 마동석과 20년지기 친구로 호흡을 맞췄다. 마동석은 사고뭉치 고주연의 사고를 뒷수습해주는 스타일리스트 평구 역을 맡아 ‘마블리’라는 별명에 맞는 귀엽고 친근한 인물을 연기했다. 특히 두 사람의 찰떡호흡은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김혜수는 “내가 아니라 누가 같이 해도 유연하고 배려가 있는 분”이라고 칭찬하며 마동석과의 호흡에 대해 말했다.


“동석 씨 전작이 기본적으로는 인간미가 있으나 강한 역할, 주로 남성적인 영화를 많이 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다르게 나오잖아요. 동석 씨 팬들은 그 전에 이미 그의 매력을 알고 귀여운 별명을 붙여줬지만 실제 마동석에 부합하는 역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희 영화에서 과장해서 웃음을 유발할 포인트가 많았는데 동석 씨는 그 선을 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해서 그런 것도 좋았어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유쾌하게 세팅돼있는데 거기서 더 과장하면 나중에 이야기해야할 영화의 본질이 약하게 다가오거나 엉뚱하게 다가올 수 있어서 다들 그 수위 조절을 잘했어요.”

김혜수는 전작 ‘차이나타운’을 통해 어린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는 범죄조직 마가흥업의 우두머리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와는 전혀 반대되는 말랑말랑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어떤 캐릭터도 쉬운 건 없었다고 말했다.

“모든 장르가 장단점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부분이 연기하기에 어렵다하는 건 장르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굿바이 싱글’은 코미디인데 그걸 의식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고 의식해야 하는 거였으면 제가 못했을 거예요. 코미디를 하다보면 과장돼서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으로 가기 쉬운데 만약 그런 식으로 제 스스로 연기로 코믹을 유발해야 되는 거였으면 아마 저는 못했을 거예요. 근데 이미 캐릭터 자체가 그렇게 설정 돼 있는 거였기 때문에 덧대서 재밌게 할 필요가 없었어요. 캐릭터 구축이 돼있었고 몰입만 하면 되고 진심이 잘 전달되게만 하면 됐죠. 물론 그것도 쉬운 건 아니지만 코미디니까 여기서 뭔가를 과장해서 좀 더 웃기게 이렇게는 안 했어요.”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해 벌써 연기 경력 30년차 배우가 된 김혜수는 매너리즘에 빠졌던 순간들과 그럴 때 어떤 식으로 극복했었는 지에 대해서 털어놨다.

“저 자신도 모르게 ‘내가 이러고 있네’하는 순간이 있었고 그때 저는 분명 그러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했었어요. 어떤 식으로건 그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력했을 거예요. 그런 시기는 반복적으로 있었을 텐데 같은 일을 오래하다 보면 운이 좋아도, 잘하고 있어도 매너리즘이라는 것이 찾아올 수 있는 거고 그러면 어떤 식으로건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반드시 극복하는 게 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두기도 하는데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게 그거였던 것 같아요.”


김혜수는 최근 들어 지난해 영화 ‘차이나타운’부터 드라마 ‘시그널’, 영화 ‘굿바이 싱글’ ‘소중한 여인’까지 최근들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왕성하게 해보고 싶어도 작품이 없으면 못해요. 그런데 제가 최근에 나온 작품들이 모두 색깔들이 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한사람이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나 장르가 겹치면 보는 사람에게 피로도가 있을 텐데 달라서 다행이죠.”

그런 그녀에게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묻자 배우로서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인가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 거기서 내가 어떤 걸 수행하는 역할인가, 나한테 배우로서 욕망을 불러일으키느냐를 중요하게 봐요. 욕망은 불러일으키는데 내 실력으로 감당하기 어렵다하면 그건 포기해야 되는 거고 욕망을 불러일으키고 그래서 용기를 내보자하면 그다음에는 같이 할 사람들이 누군가를 봤던 것 같아요.”

흥행에 대한 감은 0점이라는 김혜수는 작품의 성패에 대한 결과는 받아들여야한다면서도 한 가지 바람을 드러냈다.

“우리 업계 사람들은 제가 그쪽으로 감이 없다는 걸 정말 잘 알아요. 이정도 일했으면 알아야 되는데 그쪽으로는 감이 없나봐요. 배우들은 촬영을 하고나면 거의 모든게 끝나는데 거기까지 최선을 다하고 공동목표를 위해 달려온게 헛되지 않았다면 됐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특별한 사람을 보면서 저런 것도 배우고 느끼고 하는 것들이 풍족할수록 좋은 거죠. 작품의 성패는 모두가 열심히 만든만큼 잘되면 정말 기쁘지만 열심히 해도 못 미칠 때가 많아요. 그때는 받아들여야죠. 그래도 큰 돈을 투자받아서 하는 거니까 사적으로 작은 바람이 있다면 누가 상처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누가 크게 상처받는 일만 생기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죠.”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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