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싱글 vs 여배우들, 픽션과 논픽션의 은밀한 경계 [시네톡]
입력 2016. 06.16. 17:42:05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실화를 소재로 했음에도 픽션일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가진 영화가 때로 스스로 논픽션과 픽션을 경계를 무너뜨린다. 실화라고 해도 영화라는 매개체를 관통하는 순간 시나리오 작가, 감독, 배우를 거치면서 재해석돼 팩트보다는 팩트를 통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앞에 서게 된다.

그러나 영화가 가진 엔터테인먼트 속성상 연예계를 다루는 이야기들은 픽션임에도 논픽션처럼 완성되는 역 과정을 거친다.

2009년 세대별 톱 6 여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된 영화 ‘여배우들’과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국민진상 여배우의 사생활을 그린 영화 ‘굿바이 싱글’은 전혀 다른 코드에도 불구하고 여배우를 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사실만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픽션임에도 논픽션으로 인식하게 한다.

영화 '여배우들'



‘여배우들’은 잡지 화보 촬영장을 방문한 6명의 여배우들의 수다를 담아내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의 극 중 모습이 리얼리티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그러나 영화가 막바지로 가면서 기승전결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도가 아님에도 마치 한편의 에피소드가 끝난 듯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이 영화 속 6명의 여배우들은 2009년 개봉해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을 선택한 감독의 선견지명이 놀랍다. 무엇보다 이후 출연한 작품에서 ‘여배우들’을 통해 보여준 성격과 성깔이 오히려 관객 또는 시청자들과 거리 좁히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영화 '굿바이 싱글'

‘굿바이 싱글’은 중년에 접어들었지만 풋풋하고 인기 절정이었던 데뷔 초반의 정신연령에 머물러있는 여배우 고주연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 초래한 ‘가슴 따뜻한’ 참극을 그린다.

엉성한 결말과 예상 가능한 지점에 배치된 감동 코드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고주연이 김혜수를 모델로 설정된 인물이 아닐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 때문이다.

극 중 박평구(마동석)가 아이를 비합법적인 방식으로 입양할 것을 결심한 고주연(김혜수)에게 같은 구두를 일주일도 못 신으면서 구두 고르듯이 행동한다며 핀잔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유행에 민감하고, 쉽게 생성되고 잊히는 연예계 속상 상 이런 대화들은 이 영화가 리얼리티에 상당부분 근접해있음을 확신하게 한다.

이 같은 시각에 대해 김혜수는 “관객 입장에서 김혜수가 김혜수의 파트를 연기한다가 아니라 그 캐릭터로 전달되려면 어떤 걸 감해야 되고 조심해야하는지 얘기를 많이 했다”라며 캐릭터와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굿바이 싱글’은 대중들에게 ‘카더라 통신’이 믿지 못할 쓰레기 같은 소문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고 연예계 역시 생사고락을 겪는 인생사의 한 부분임을 전달한다.

‘여배우들’은 6명의 여배우들의 품위를 끝까지 유지해주는 것은 물론 마지막 화보 촬영 컷을 통해 그들이 톱 배우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반면 ‘굿바이 싱글’은 전혀 다른 결말을 향해 간다.

이처럼 비슷한 다른 ‘여배우들’과 ‘굿바이 싱글’은 영화를 픽션과 논픽션 중 무엇으로 결론내릴지는 결국 관객의 몫임을 시사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여배우들’, ‘굿바이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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