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동석 “겉핥기식 연기는 결국 다 들켜, 진심으로 연기해야” [인터뷰]
- 입력 2016. 06.17. 14:32:57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마동석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살인자’ 등을 통해 깡패, 살인자 등 험악한 연기를 주로 해오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마동석에게는 ‘마블리’ ‘마요미’라는 의외의 귀여운 별명이 붙었다.
마동석은 ‘굿바이 싱글’을 통해 그런 별명에 어울리는 말랑말랑한 역할을 연기해내며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굿바이 싱글’에서 마동석은 사고뭉치 여배우 고주연(김혜수)과 20년지기 친구이자 유학파 스타일리스트 박평구를 연기했다. 특히 평구는 주연을 나무라고 다독이는 엄마같은 존재로 두 사람이 붙는 장면은 일부러 웃기려 하지 않아도 웃음이 난다. 그는 이 영화를 선택한 것에 대해 연기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것은 아니라며 영화를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밝혔다.
“이 영화를 하기로 하면서 그 전에 남성적인 캐릭터를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랑말랑한 걸 해야지하는 계획이나 전략은 없었어요. 저는 그때그때 마음에 움직이는 캐릭터나 시나리오를 선택해요. 감독님이랑 원래 아는 사이였는데 감독님이 ‘남자주인공을 꼭 형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저 역시 감독한테 믿음이 있어서 출연하게 됐죠. 그리고 시나리오를 보면서 서로 같이 얘기하다보니까 빈 공간도 있고 해서 그런 걸 대사로 넣기도 하면서 작업했어요. 감독님이 사람이 서글서글하면서도 자기고집이 있어요. 그런 점이 좋더라고요.”
마동석은 시나리오의 빈 공간을 채워넣기 위해 고주연과 마동석의 관계에 대해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평구를 이해하고 제대로 연기해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 겉핥기로 하다보면 다 들통이 난다고.
“평구가 주연에게 그렇게까지 애정을 보이는 이유를 찾으려 감독님과 평구의 역사를 짚어봤어요. 고주연과 박평구는 학창시절 친구고 박평구가 고주연을 사실 마음속으로 좋아했지만 고주연은 그때부터 이미 대스타였던 거예요. 그러다가 패션에 관심이 많던 평구는 유학을 가게 됐고 그때 지금의 아내 상미(서현진)을 만난 거죠. 그러고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는 고주연과 일하게 된 거예요.”
평구는 뉴욕패션스쿨을 졸업한 유학파 스타일리스트지만, 마동석은 패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발이 안 시려운 날에는 항상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는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20벌이 넘는 옷을 입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저한테는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또 평구는 스타일리스트로서 일보다 사고뭉치인 고주연이 일으킨 일들을 뒷수습해주면서 오히려 매니저로서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마동석은 주변의 스타일리스트에게도 조언을 얻었지만 매니저들과도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일단 직업이 스타일리스트라서 그 분들께 얘기를 많이 들었고 남자 스타일리스트 분들의 옷을 찾아봤어요. 정윤기 씨가 안경 쓰신 것도 참고했죠. 화장품은 어떤 걸 쓰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봤어요. 그런데 막상 영화 안으로 들어가면 매니저일이 많기 때문에 여배우 매니저 분들한테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그분들이 하시는 말이 여배우들이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줘야한다고 하더라고요.”
마동석은 ‘마요미’라는 별명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마요미’라는 별명이 붙은 게 드라마 ‘나쁜 녀석들’ 때부터였다며 그런 험악한 캐릭터를 그렇게 볼 수 있을까 의아했다고. 그가 ‘나쁜 녀석들’에서 맡은 역할은 25일 만에 서울을 접수한 동방파의 행동대장 박웅철이었다.
“저는 그냥 가만히 있는데 봐주시는 분들이 만드신 거죠. 또 그게 제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니까 더 감사하죠. 제가 누군지는 몰라봐도 ‘저 사람 영화 나온 거 잘 봤다’ 하면 좋아요. 그 별명이 ‘나쁜 녀석들’ 때 생겼어요. 처음에 그렇게 불러주시는 걸 보고 저 험악한 캐릭터를 이렇게 볼 수 있을까 의아했죠. 그런데 제 이미지가 친근하다는 뜻이니까 좋았어요. 영화 혹은 드라마로 얼굴만 비치는데 친근하게 봐주시니까 좋죠. 친근하고 편하게 다가가고 싶은데 기회가 많이 없어요. 저희는 매일 현장에 있고 일상생활하는 날이 없고 일년 내내 촬영을 하니까요.”
마동석은 코미디의 넘치지 않는 선을 잘 알았다. 그는 어떨 때 과장되게 표현해야하고 어떨 때 절제해야 좋은지를 알고 있었다. 그의 고민 끝에 넘치기도 모자라지도 않게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평구 캐릭터가 탄생했다. 그렇게 박평구를 만들어낸 그는 전에 맡았던 센 캐릭터들과 평구 역할을 연기하면서 느낀 차이에 대해 “모든 역할은 똑같이 어렵다”고 말했다.
“사건에 휘말려 있는 고주연을 분신같이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감, 안타까움도 느끼면서 그 감정을 끌고 나가야했어요. 그런데 이 영화 자체의 유쾌함은 넣어줘야 하니까 여러 가지 고민할 지점이 많았죠. 코미디를 할 때는 경계선이 있어요. 줄다리기를 잘 해야 되죠. 어떨 때는 과장되게 표현해야 좋을 때가 있고 절제해야 좋을 때가 있는데 그런 걸 잡아나가는 게 어려웠어요. 고주연의 상황이랑 입장이 진정성 있게 나와야했고 그걸 겉핥기로 보여주면 다 들키기 때문에 정확하게 진심으로 해야 했던 역할이라 고민을 안 하고는 할 수 없었어요. 센 역할은 그 역할대로 코미디는 코미디대로 어려운 것 같아요.”
마동석의 말대로 ‘굿바이 싱글’은 코미디면서도 그 안에 들어있는 진심이 중요했다. ‘굿바이 싱글’은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안에는 가족들과 얽히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그는 “싱글인 사람,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 보시면 좋겠다. 어린 친구부터 엄마, 아버지까지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가족들이 다 볼 수 있는 영화를 했어요. 어머니를 시사회에 초대해도 좋아하실만한 영화잖아요. 그동안 했던 영화들은 욕과 폭력이 난무해서 보여드리기 난감했는데 그래도 다 찾아보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스릴러 장르의 영화도 좋아하는데 어머니는 이걸 더 좋아하실 거 같아요.”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