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감독 say] ‘굿바이 싱글’ 마동석의 스타일리스트 마블리 변신기
입력 2016. 06.20. 16:43:37

영화 '굿바이 싱글' 마동석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굿바이 싱글’은 국민진상 여배우 고주연의 내 편 만들기 프로젝트로 10대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배우의 대국민 사기극까지 논란이 될법한 주제를 다룬다.

그러나 주제의 무게감과 달리 배우 고주연을 맡은 김혜수를 중심으로 스타일리스트 박평구 역의 마동석, 매니지먼트 김대표 역의 김용건, 로드매니저 미래 역의 황미영까지 유쾌함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 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시종일관 경쾌한 선을 유지한다.

이 영화는 ‘뻔’한 결말을 향해가지만, 억지스러운 유머코드가 아닌 극중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시선을 잡아끈다. 특히 고주연과 그녀의 20년 지기 친구 박평구라는 설정 못지않게 실제 김혜수와 마동석의 소울메이트 같은 조합은 영화가 작위적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스토리 흐름은 마초남을 스타일리스트 마블리로 변신하게 한 영화의상에 의해 연예계를 다룬 하이퍼 리얼리티로 거듭났다.

◆ 변신 1단계 : 감성적 물리적 무게 덜어내기

영화의상 채경화 감독은 “영화가 무거운 주제를 담았지만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배우 마동석 역시 결코 가볍지 않은 배우여서 기존 이미지와 완전히 다르게 보이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라고 스타일리스트 박평구의 의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박평구는 스타일리스트지만 역할을 맡은 배우가 마동석이기 때문인지 의례 스타일리스트하면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유행 얼리어댑터인 스타일리스트 직업적 특수성을 살려 컬러 온 컬러, 패턴 온 컬러 등 과감한 조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스타일리시하다기보다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다. 여기에 고주연을 향한 가족 같은 애정이 스타일리스트와 매니저 역할을 오가는 박평구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 변신 2단계 : 이탈리안 감성으로 스타일 성형하기

채 감독은 “이탈리안 스트리트 캐주얼 컷들을 참고했습니다. 컬러 선택은 물론 바지에 체인을 다는 디테일 등의 아이디어를 이탈리안 스트리트 캐주얼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채 감독의 명민한 선택은 어둡고 묵직한 영화에서 마초남 면모만을 보여 온 마동석을 진정한 마블리로 거듭나게 함과 동시에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리스트 마블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또 수염을 고집하는 마동석의 취향을 살리되 안경으로 유러피안 스타일의 쨍한 컬러와 디자인의 밸런스를 맞췄다는 것.

마동석이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법한 조합은 마동석마저도 몰랐던 매력을 끌어냈다.

◆ 변신 3단계 : 고주연과 박평구의 ‘깔’ 맞추기

특히 이러한 스타일 콘셉트는 고주연과 마치 소울메이트처럼 보이는 조합에 의해 완성도를 높였다.

‘굿바이 싱글’은 상황 설정 상 김혜수 개인 스타일리스트 윤상미 실장이 고주연 의상을 전담했다. 그러나 이런 분리 작업이 긴밀한 공조체제에 의해 시너지를 발휘했다. 채 감독은 “사전 피팅에서부터 컬러를 맞췄습니다”라며 “셔츠를 여러 컬러 준비해서 현장에서 맞추기도 했죠”라며 협의를 거친 결과물임을 밝혔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고주연과 박평구는 오랫동안 같이 먹고 마시고 쇼핑하면서 취향까지 비슷해진 소울메이트 느낌을 완성했다.

‘굿바이 싱글’은 유쾌한 웃음 뒤에 따라와야 할 감동의 여운은 적다. 그러나 여배우의 옷장을 습격한 듯한 간접 체험과 함께 마동석의 깜찍 시크한 변신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극장을 가야할 이유가 충분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굿바이 싱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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