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차 배우 유승호 “이제는 천천히 가고 싶어요” [인터뷰]
- 입력 2016. 06.28. 09:52:19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유승호가 젊고 섹시한 김선달로 변신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유승호는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 제작 엠픽처스)을 통해 능청스러운 사기꾼 김선달을 연기했다. 하지만 그는 김선달과는 전혀 다른 진지하고 바른 매력을 가진 청년이었다. 김선달은 유승호에 대해 알려진 이미지와 정반대의 인물로 그 역시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밝혔다.
반듯하고 건실한 이미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유승호는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사기꾼을 연기하면서 가졌던 걱정에 대해 털어놨다. 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자신이 더 적극적으로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사기행각을 벌이는 장면을 찍을 때는 어려움이 많지 않았어요. 김선달이라는 인물도 연기를 하는 인물이니 그런 장면에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죠. 제가 걱정했던 건 저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나타내야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니 김선달만의 자유분방하고 활발하고 유쾌한 그만의 매력이 느껴졌고 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봉이 김선달’은 누구나 아는 설화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극중 김선달은 흔히 알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물. 유승호는 그런 사기꾼 김선달을 연기하기 위해 사기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김선달에 대해 연구하면서 제가 감독님께 참고할만한 작품이 있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찾아봤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보면서 남자가 봐도 정말 ‘어떻게 저렇게 매력있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김선달은 연령대가 있는 아저씨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걸 비튼 젊고 섹시한 김선달이라는 캐릭터가 좋았어요. 아저씨스럽지 않고 밝고 유쾌하게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구나라고 생각했죠. 저와 반대의 성격이라 어렵긴 했는데 그렇게 표현하도록 노력했어요.”
그동안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해 온 유승호는 ‘봉이 김선달’을 통해 코미디 장르에까지 도전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코미디는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장르”라고 밝혔다.
“저는 휴먼, 멜로,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지금 24살이다보니 다른 선배들에 비하면 선택할 수 있는 역할의 폭이 넓지는 않아요. 감독님께서 젊고 섹시한 사기꾼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셨을 때 자신은 없지만 그렇다고 빼지 않고 해보고 싶었어요. 저 혼자였으면 못했을 거예요. 창석선배, 미란선배, 민석이형, 저까지 사기패 넷이 주로 극을 이끌어나가니까 그런 부분에서 부담을 덜기도 했어요. 또 감독님이 굉장히 조용하셔서 코믹장르를 하실 감독님 같지는 않았는데(웃음) 저는 그게 정말 좋았어요. 차분하고 조용하시니까 저하고 잘 맞기도 했고요. 감독님은 자신의 의견보다 배우의 생각을 더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게 ‘자유롭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느껴져서 많은 도움이 됐죠.”
제대 후 드라마 ‘상상고양이’ ‘리멤버-아들의 전쟁’, 영화 ‘조선마술사’ ‘봉이 김선달’까지 부지런히 활동해 온 유승호는 군대에 있으면서 연기가 그립고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연기에 대해 고민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전에는 ‘내 것만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나 혼자 잘하면 뭐해, 내가 어울리지 않는 연기를 하고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는 다른 선배들 연기나 전체적 배경을 많이 보게 됐죠. 그러면서 내가 여기에 맞춰서 녹아들 수 있게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크게 느낀 건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였죠. 또 군대에서 느꼈던 연기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욕심이 많아져서 제대 후에 많은 작품에 출연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 천천히 갈 생각이에요.”
유승호는 군대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도움이 많이 됐다며 배우 유승호로서 또 인간 유승호로서 그곳에서 했던 생각과 깨달았던 것들에 대해 말했다.
“새벽근무를 서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밖에서 했던 생활들의 소중함도 느끼게 됐고 저같은 경우는 조교를 하다보니까 한 달에 몇 백명씩 거쳐서 나가게 되는데 그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 배웠다고 생각해요. 또 제가 그 안에서 연기를 배우지는 못했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촬영에 임하게 됐죠.”
유승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바른 이미지로 인해 갖게 되는 어쩔 수 없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람들 시선을 받다보니까 연예인으로서가 아닌 제 생활을 할 때는 더 숨게 되는 거 같아요. 너무 많이 비춰져서 제 시간일 때는 오히려 아무도 안 봐줬으면 좋겠고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친구를 만나면 서로 편하니까 욕도 하고 장난도 심하게 치고 하는데 어떤 때는 그런 것들조차도 ‘내가 욕한 거 누가 들은 거 아냐’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하게 되면서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단막극 ‘가시고기’로 데뷔해 어느덧 16년차 배우가 된 유승호는 사람들한테서 잊혀지는 것이 제일 무섭다며 배우로서 현재 하고 있는 생각들과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털어놨다.
“한번 환호를 받았는데 그런 것들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참 많이 무서울 것 같아요. 누구를 이겨야겠다는 마음은 없지만 옆에서 많은 배우들이 잘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좀 더 분발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또 어떤 작품을 하든지 이게 잘됐으면 하는데 뜻대로 안 됐을 때 저한테 타격이 크게 와요. 지금은 작품 들어갈 때 신중하게 선택을 하고 '당장 이걸로 크게 성공해야지'하는 마음이 아니고 '천천히 가보자'는 마음이에요.”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