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원로 故박항치, 디자이너·아티스트로 산 43년
입력 2016. 06.28. 17:45:40

2016 SS 헤라 서울패션위크(2015년), '박항치&드라마'展(2007년)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지난 27일 향년 77세의 나이로 사망한 디자이너 박항치가 숨을 거둔 순간까지 패션과 아티스트의 영역을 아우르는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 패션디자이너 역사에 한 획을 남겼다.

박항치는 ‘동쪽에서 온 동양의 보석’이라는 의미의 ‘옥동’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지난 73년 유행의 중심지였던 명동에서 의상실을 열고 이후 청담동으로 부티크를 옮기는 등 유행의 최정점에서 치열한 한국 패션사 43년을 한 결 같이 지켜왔다.

그의 행적은 한국 패션디자이너의 역사와 괘를 같이한다. 박항치는 현재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출발점이기도 한 서울패션아티스트협회(SFAA)의 창립멤버로 한국에서 디자이너들의 역할론을 정립하는데 기여해왔다.

이뿐 아니라 2007년 ‘박항치&드라마’ 연극 ㆍ뮤지컬 의상전시회를 연 이후에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2013년), ‘나는 너다’(2014년), ‘마스터 클래스’(2016년) 등 연극 의상을 제작하며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이어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게임’ 의상을 제작하는 등 디자이너로서 식지 않은 열정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박항치는 한국적 선과 색채가 살아있는 ‘한국다움’으로 모던 강박증에 시달리는 한국 패션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해외는 물론 한국에서조차 ‘한국 패션디자이너’가 부가가치가 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도 원로로서 자리를 지켜온 그의 삶이 눈시울 적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박항치 페이스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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