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율 탐구생활, 반전 성격-연애와 일상-연기 그리고 ‘9년차’ 배우 [인터뷰②]
- 입력 2016. 06.28. 21:15:2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많이 좋아했어요. 낯은 많이 가리지만 친해지면 재미있게 해주는 걸 좋아해요. 흥도 많고 오락부장도 많이 했죠. 주변 사람들이 나와 지내면서 ‘해피’할 수 있고 나도 행복했으면 해요. 그러다 작품을 할 땐 진지하게 하고요.”
배우 권율은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남’ 같은 외모를 지녔다. 실제 성격은 좀 다르다. 잠깐씩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끼’ 넘치는 모습은 실제 그의 모습을 반영한다. ‘사냥’ 기자간담회를 통해 타 배우들에게 전해 듣기로도 그는 촬영장에서 수다쟁이로 통할 만큼 활발하다. 그런 의외의 모습은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반전매력인 동시에 작품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율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매너로 주위를 밝아지게 했다. 때론 이기적일 때도 있어야할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그 역시 이기적이어야 할 순간이 있다며 동의했다.
“배우는 분명히 자기 캐릭터를 구현하고 연기함에 있어 굉장히 이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연기에 대한 변명은 누구에게도 할 수 없다. 오로지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마주하는 모습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자 결과물이다. 분명 이기적이어야 하는 모습이 있고 배려해야하는 모습이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해치면서 눈에 띄려하면 독이 된다. 늘 소통하고 훈련도 많이 해야 한다. 촬영 중엔 다른 생각 없이 가장 이기적으로 최선을 다해 잘 해내는 게 현장에서 가장 큰 배려라 생각한다. 내가 예민하다고 예민함을 드러낼 필요도 없다. 촬영에 들어갔을 때 정확히 표현하는 게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 프로답게 일하는 방식인 것 같다.”
누구나 슬럼프가 있게 마련이다. 그에게도 분명 힘든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을 배우로서 살아온 만큼 그는 힘든 시간 조차 연기를 통해, 캐릭터를 통해 배워가며 자연스레 극복해 나가려 하는 현명함을 지녔다.
“지금은 힘들 타이밍이 아니다. 이제 신발 끈을 묶는 시기라 생각한다. 슬럼프가 있다면 작품 을 통해 (극복하고)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조진웅 형이 인터뷰를 할 때 같이 있게 됐는데 형은 늘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이 된다더라. 캐릭터를 옆에 있는 좋은 인물이라 생각하고 배우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드라마 ‘시그널’의 이재한 처럼 더 의로워지려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려하니 자연스레 실제 조진웅도 의로운 사람이 돼있더라고 했다. 캐릭터가 선생님인 거다. 주변의 선생님이나 선배가 멋있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흉내 내기도 하고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존경해보기도 하지 않나. 정말 어떤 캐릭터가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그 과정에서 배워가는 것 같다. 뭔가를 배우는 것만큼 힘든 상황을 (극복하게 하고) 발전하게 하는 건 없는 것 같다.”
연기를 하는 시간 외에 그는 뭘 하며 지낼까. 화면 밖 그의 일상은 의외로 단조로웠다.
“생활패턴이 단순해진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 먹고 운동 갔다가 영화를 본다. 스포츠를 좋아해 스포츠 채널을 보거나 청소를 하기도 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사무실-집-현장을 오가는 생활을 한다. 집안일이 할 게 정말 많더라. 어제는 흰 티셔츠 삶는 작업을 하고 왔다.(웃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는 말에 그는 ‘1년 뒤 내 모습은 어떨까’란 질문을 했다. 덧붙여 많은 여성들이 궁금해 할 그의 연애 근황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1년 뒤 내 모습은 똑같을 것 같다. 지금보다 조금 더 활발하게 작품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으면 한다. 연애는 아직 생각 안하고 있다. 나로 인해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하는데 날 보고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줄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라 나로 인해 불행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든다. 아직은 일로 한창 달려야하는 상황이라 미안할 일이 생길 것 같다. 상대에겐 그 시간이 인생에 돌아오지 않을 귀중한 시간일 텐데 기다리게 하고 못해준다는 것에 미안할 것 같아 자신이 없다.”
지난 2007년 시트콤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해 영화 ‘피에타’(2012)의 기타남, ‘잉투기’(2013)의 희준, ‘명량’(2014)의 이회, 드라마 ‘천상여자’(2014)의 서지석 ‘식샤를 합시다2’(2015)의 이상우 사무관을 거쳐 최근 ‘한번 더 해피엔딩’의 구해준 역을 맡으며 활동을 이어온 그는 ‘어느덧 9년차 배우가 됐지만 흘러간 시간이 실감나지 않는다.
“아직 한 게 없는 것 같다. 대중에게 얼굴을 보인 게 빨랐을 뿐이지 실제 나란 사람을 보여준 지는 얼마 안됐단 생각이다. 9년이 아니라 3~4년 된 것 같다. 그 시간이 고맙기도 하면서 낯설기도 하다. 그 시간에 느낀 갈증과 시행착오가 많은 자산이 됐다. 또 다른 실수를 안 하고 도전하게 만들어준 감사한 시간이다.”
권율은 ‘사냥’에 함께 출연한 조진웅 한예리와 같은 소속사 식구다. 영화 촬영장 분위기 뿐 아니라 소속사 식구들 간의 사이도 화기애애하다.
“(소속사 식구들 모두) 다 친하다. 윤계상 선배는 ‘국민절친’으로, 형제 같은 사이다. 멀어질까 생각도 했는데 (웃음) 서로 응원하고 형제처럼 지낸다. 남자형제들이 그렇듯 되게 무던하기도 하고 표현을 잘 안하기도 하는데 정말 좋아하고 배우로서도 멋있게 잘 필모를 쌓는 모습이 귀감이 된다. 조진웅 형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작업을 같이 하기도 했지만 사무실에선 언제나 큰형으로서 많이 이끌어준다.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함께 작업 하고 싶은 배우 1위가 아닐까. 기사도 많이 보지만 나도 선배를 보며 늘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이제훈은 훌륭한 배우다. 열심히 하고 있는 변요한도 한예리도 있고 이하늬 같은 스타도 있고 (최)원영·(김)재영 형까지 함께 있다 보니 늘 그들의 작품 팬으로서 관객으로서 기대가 된다.”
그는 많은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을 해왔고 그런 바람을 아직도 갖고 있다. 이번엔 ‘사냥’을 통해 꽤 새로운 성격의 인물을 연기했다. 가까운 미래에 그가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느와르다. 그가 그 동안 보여준 뭇 여성들을 설레게 한 달콤한 이미지와는 정 반대의 ‘수컷냄새’ 나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이다.
“이제는 느와르 같은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은 느와르에서 어떻게 보여줄지 모르겠지만요. 억지로 ‘수컷냄새’가 나게 하면 한계에 부딪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니 감독님들, 주목해주세요.(웃음)”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