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오해영’ 서현진 “연장이 독?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터뷰①]
- 입력 2016. 06.30. 08:32:54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해영의 ‘난 여전히 내가 애틋하고, 내가 잘 되길 바라요’라는 말, 읽고 말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고, 정말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해영이가 가진 모든 감정들을”
‘또 오해영’ 서현진
지난 28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그냥 오해영 역을 맡아 연기한 서현진이 29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빌라드베일리에서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해영’이라는 인물과 ‘인간’ 서현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 오해영’은 방송 초반 ‘동명 오해 로맨스’로 출발해 점점 박도경(에릭)에게 보이는 기시감에 대해 진실이 밝혀지면서 ‘미스터리 로맨스’로 장르가 옮겨가는 듯 보였으나 결국 마지막 엔딩은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와 다를 바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서현진은 아직 종영조차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제가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어제 낮에 촬영을 다 마쳤다. 어제 새벽에 마지막 방송을 배우들이랑 같이 보면서 한 잔 하고, 푹 자고 일어났다. 사실 아직 실감은 진짜 안 난다. 본 방송 할 때마다 배우들이랑 메신저 대화창으로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진짜 애청자분들보다 우리 배우들이 드라마를 더 사랑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그의 드라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시청률’로 드러났다. 드라마 초반 2.1%로 시작한 ‘또 오해영’은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쭉쭉 상승 가도를 달렸고 10회에는 8.4%를 찍으며 인기 드라마로서 입지를 굳혔다. 연장이 결정된 후 살짝 시청률이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최종회에는 9.9991%를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몰랐다. 다른 게 기분 좋은 게 아니라 내가 대본 보면서 울고 웃었던 포인트들을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고, 기뻐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게 이렇게 좋은 일이구나, 싶었다. 또 그 드라마가 잘 만들어진 웰 메이드라서 더욱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또 오해영’ 서현진
이런 드라마의 인기는 현실 속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공감 가능한 ‘여자’ 오해영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해영을 연기한 서현진은 오해영에 대해 자존감과 사랑이 주축을 이루는 여자라 설명했다.
“제가 생각한 오해영은 자존감이 한 축을 이루고 있고, 다른 한 축은 사랑 이야기다. 여기서 자존감은 예쁜 오해영에 대한 부분이다. 그 부분만 자존감이 낮다. 그 사람에 대한 콤플렉스 인 것. 사랑받고 컸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누가 사랑을 주는 것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쁜 오해영만 만나면 작아지는 거다. 당했던 것과 겪었던 것이 있으니까. 저는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게 이해가 됐다. 그래도 아, 진짜 주책 맞다, 생각한 부분은 있었다. 진짜 남자에 눈이 멀어서 엄마 아빠도 안 보고 그렇지 않냐. 마지막 회에서 같이 가서 얘기해 달라고 하는 연기는 저도 참 한심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만큼 그 남자가 너무 좋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니까”
예쁜 오해영에 대한 자존감이 극의 초반을 이끌어 갔다면 후반부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박도경과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박도경의 과거가 밝혀지고, 그런 그를 오해영이 끌어안아 주고. 이 부분을 연기할 때 서현진은 자신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사랑 이야기 부분에 있어서는 드라마에 들어 가면서의 각오가 ‘내 연애의 민낯을 다 보여드리자’였다. 내 민낯을 보여드릴 각오가 없으면 해영이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나의 밀착 다큐처럼 보여드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12회에서 ‘전화 통화 하면서 너한테 그렇게 쉬웠던 나를,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던 나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버리니’ 라는 대사가 있었다. 저도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지만 생각만 하던 부분이었다. 다들 오해영을 공감했던 이유가, 내가 내뱉을 수가 없지만 이 여자는 다 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오해영’ 서현진
드라마의 인기가 정말 뜨거웠지만 마지막 회에서 에릭의 교통사고 장면은 조금 뜬금없고, 개연성 없는 전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방송 중간 ‘연장’이 결정되면서 잘 이끌어 오던 극의 긴장감을 한순간 늘어뜨린 독을 먹었다는 평까지 얻었지만 서현진은 박해영 작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이를 완전히 해소한 모습이었다.
“교통사고는 저희는 분명히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새드 엔딩일까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그건 아니어서. 작가님이 말씀하고 싶으셨던 건 결국에는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서 많은 것을 바꿀 수 없지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벌어질 이후의 삶은 바뀔 수 있다는 것‘ 같다. 저는 작가님이 쓰신 대본에 전혀 불만이 없었다. 2회 연장이 된 것도 저희가 다른 미니시리즈 대본에 비해 씬 수가 많았다. 이미 10회에서 대본 엔딩과 방송 엔딩이 2회 이상 차이가 났다. 그래서 연장도 상관없었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쓰시고 싶은 대로 뚝심 있게 쓰신 거라고 생각해서 연장이 독이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특히 이야기가 중반부를 넘어가자 오해영과 박도경의 과격한 스킨십 장면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데이트 폭력’이라는 논란을 낳은 벽 키스부터 마지막 회를 화려하게 장식한 움직임이 많은 키스까지 다양한 모습들이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스킨십 장면은 거의 NG가 없었다. 모든 스킨십과 키스신이 액션 합을 짜듯이 합을 다 짜놓고 했다. 어느 정도 계산이 되어 있지 않으면 연기에 마가 뜬다. 서로 어색해지면 그게 화면에 다 보이니까, 정말 세밀한 부분까지 약속을 하고 진행했다. 벽 키스의 논란은 저희가 감정을 잘못 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7, 8부에서 나왔던 감정들을 켜켜이 잘 쌓아서 분출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미 좋아하는 걸 서로 알고 있는 상태라 그렇게 보일 거라고 예상도 하지 못했다. 일방적인 것도 아니고 저도 때리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 ‘대표작’을 만들게 된 서현진은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솔직하게 연기했다고 전했다.
“만족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런 대본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가장 크게 감사하는 이유는 현장에 계시는 분들의 합이 훌륭했다. 정말 밤을 많이 새고 그러면서 누구 하나는 까칠해 질 수 있지만, 가장 피곤한 감독님부터 웃고 계셔서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가장 솔직하게 연기했다, 가장 거짓이 없이. 하지만 100%는 아직 아닌 것 같다. 저의 감정 날 것 그대로가 아닌 여러 가지 테크닉도 필요할 것 같고. 앞으로도 많이 모니터링 하면서 발전해야 할 것 같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 점프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