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조진웅 “나만 아는 영화속 공간의 냄새, 어찌나 재미있는지” [인터뷰①]
입력 2016. 06.30. 15:58:21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에서 산을 응시할 때, 그 공간의 냄새는 나만이 알아요.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이런 것이 다작을 하는 이유의 하나가 되기도 하죠.”

조진웅은 ‘사냥’에서 동근이란 인물을 연기하며 추격전을 벌였다. 산을 달리고 달렸다. ‘산’이라는 공간에 들어가 그만이 알 수 있는 독특한 공기를 느껴보는 경험을 했다. 그는 그것이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냄새’라 표현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조진웅을 만나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 제작 빅스톤픽쳐스)을 주제로 영화와 배우로서의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진웅은 ‘사냥’에서 쌍둥이 박동근·박명근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한 뒤 원래 싫어하던 산을 더 싫어하게 됐다고 말하는 솔직함을 보였다. 얼마 전 개봉한 ‘아가씨’에서 서재라는 독특한 장소에 들어가 연기할 수 있었던 경험 역시 그가 산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을 느끼는 경험을 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그를 기쁘게 했다. 이런 얘길 들려주며 그는 더 없이 행복한 듯 눈을 반짝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더 산을 싫어하게 됐다. 느낌이 묘했다. ‘아가씨’를 할 때도 서재 공간 안에 들어갔을 때 정말 즐거웠다. 미 극작가 아서 밀러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그 작품에 참여하는 것을 꼽았다. 모든 사람이 연기를, 연극을 했으면 좋겠다. 그건(작품 속에서 연기를 하며 받는 느낌은) ‘나만’ 아는 거다.”

시나리오를 읽고 현장에서 촬영을 하며 그가 머릿속에 그린 영화의 모습은 어땠을까. 영화에서 그가 그렸던 모습이 그대로 묘사되진 않았다. ‘산’이라는 공간에서 변화하는 인간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비춰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고.

“(영화가) 내가 예상한 것과 좀 다르게 나오긴 했다. 느낌·흐름은 가져갔다. 산이라고 하는 자체가 가진 매개가 상당히 강했다. (시나리오 상에서) 산속에서 인물들이 변해가는 인과간계도 많았고 산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할까, 단순히 사건이 계기가 돼 사람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묘사가 많이 돼있었는데 내가 느낄 땐 (영화에서) 좀 아쉬웠다. 산속에서 단순히 금이라고 하는 자체를 쫓아가던 것이 맹목적으로 바뀌는데 계속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가 됐으면 어땠을까 했다.”

이번 영화엔 추격신이 많다. 감독과 배우들의 말에 따르면 산은 실제로 화면에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가팔랐다. 추위와도 싸워야했고 무거운 엽총을 들고 뛰어야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경사가 가팔라 물론 힘들었다. 어떤 영화라고 안 힘들겠느냐. ‘난 그렇게 안 힘들 거다, 누군가 더 힘들 거다’라고 항상 생각한다. 시대극이 아닌 현대물을 하는 경우 정말 더울 땐, 한복을 입고 산속에서 촬영하는 게 아니란 걸 다행으로 여긴다.(중국의 경우 더 덥다) ‘내가 최고 힘든 건 아닐 거야’라는 생각으로 위안 삼는다. 비 오는 날 비 신을 찍은 건 독특한 경험이었다. 진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비 오는 날 비신을 찍는단 건 말이 안 된다. 사람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 뭐라도 잘못 밟으면 바로 온몸이 타서 죽는다. 굉장히 위험했는데 장비 세팅으로 커버했다. 제작진에 박수를 보냈다.”

영화에서 쌍둥이 동근·명근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인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편은 아니라 조진웅의 상상력이 동원됐다. 감독의 경우 말투 등 조금의 차이정도를 보여주길 원했다. 조진웅은 현실적인 쌍둥이의 실제 모습을 반영해 성격도 외모도 크게 차이를 두지 않았다.

“차이점을 굳이 둬야할까 생각했다. 차이를 뒀으면 하는 감독의 디렉션이 있어 거기에 맞추려 노력을 했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실제 주위에서 쌍둥이를 보는데 둘이 비슷하다. 차이를 두는 것 자체가 어색할 것 같단 생각을 한다. 쌍둥이란 캐릭터 자체가 기능적 역할을 했다. 다른 배우를 캐스팅을 해서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내 나름대로 쌍둥이를 연기하는 거였다.”

‘사냥’은 개봉일(29일) 예매율 1위로 쾌조의 출발을 했다. 이에 대해 조진웅은 든든한 1점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결과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건 스포츠 경기에 비유했을 때 경기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작품의 내용이 좋을 때에 비로소 스스로와 관객에게 떳떳할 수 있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행이다. 야구에서 승리를 위한 조건은 일단 1점이 나면 된단 거다. 아무리 에이스 투수가 잘 던져봐야 1점이 안 나면 무승부다. 야구는 무조건 1점이 나야 그다음에 2, 3, 4점이 날 수 있는 거다. 어제(29일) 롯데 자이언츠가 9회 말 역전승을 거뒀다. ‘사냥’이 1위로 출발했지만 역전 당할 수도 있고 참패할 수도 있는 거다. 게임자체가 실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잘 했다고 해도 그날 경기 내용이 별로라면 정말 실망한다. 이겨도 그렇게 이기고 져도 그렇게 지고 싶다. 유치하지만 야구에 빗대어 이야기 했다. 작업과정이 그렇게 진행되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떳떳했다면 관객에 매도 떳떳하게 맞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사냥’은 당초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약 20초 분량을 재편집, 재심의를 통해 15세 관람가로 낮춰졌다.

“좀 더 직접적인 표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무리해서 그(잔인한) 장면을 넣어야 할 정도는 아니고요.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단 것도 환영해요. 그런 장면이 들어간다고 해서 그 영화가 깊어지는 것도 아니죠. 이 영화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관람등급이 낮아지면서 편집된 부분이 있다고 섭섭해 할 정도까진 아니예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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