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전혜빈, 짠한 ‘예쁜 오해영’에게…“행복해야 돼” [인터뷰]
입력 2016. 07.01. 16:27:47

‘또 오해영’ 전혜빈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예쁜 해영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요? ‘행복해야 돼, 해영아’ 아마 걔는 행복할 거예요. 행복 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을 거니까.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살 것 같아요”

지난 달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예쁜 오해영 역을 맡아 열연한 전혜빈이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시크뉴스와 만나 짠한 예쁜 오해영 캐릭터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OCN ‘야차’와 KBS ‘조선 총잡이’ ‘직장의 신’ 등을 통해 줄곧 연기 경력을 쌓아왔지만, 이렇다 할 ‘인생작’을 만들지 못했던 전혜빈은 ‘또 오해영’을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런 작품을 떠나보내는 전혜빈은 종영이라는 것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눈빛이었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과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뻤고 추억으로 보내야 된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잘 끝냈고 해냈다는 것에 대해서 기쁘기도 하고. 내 생애 처음으로 가는 포상휴가도 남아 있고, 다음 주에 하는 스페셜 방송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끝나지 않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는 내 손에 쥐어지는 대본이 없으니까 조금 서운한, 아쉬운 그런 감정들이다. 아직은 드라마의 환희를 충분히 느끼고 싶다”

예쁜 오해영은 주인공인 그냥 오해영(서현진)에게 큰 트라우마를 선사하는 인물. 거기에 오해영이 사랑하는 남자 박도경(에릭)에게 ‘오해영 트라우마’를 심어준 주인공으로 극이 진행될수록 자칫 세상에서 제일 얄미운 악역이 될 수 있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극 후반 예쁜 오해영의 분량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악역이 아닌 ‘짠한’ 캐릭터로 남게 됐다.

“분량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남는다. 바쁘게 진행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악역이 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분량이 안 나온다고 해서 서러워도 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근데 그게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던 게, 끝나고 보니까 분량이 전부가 아니더라. ‘또 오해영’에서 예쁜 해영이는 딱 포인트, 그 정도의 역할이었던 거다. 둘 사랑에 개입하게 되어버리면 정말 나쁜 악역이 될 수 있었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끝까지 저의 캐릭터를 짠하게 지켜주셨다”



이렇게 ‘짠한’ 예쁜 오해영이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만인의 사랑을 받고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완벽한 여자로 등장한다. 이런 ‘완벽한, 예쁜’ 이라고 붙는 오해영의 수식어에 대해 전혜빈은 “처음에는 너무 부담스럽고 오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작가님, 감독님 미팅을 할 때 처음 질문이 ‘혜빈 씨 탁구 잘 치세요?’ ‘마라톤은 잘 하세요?’였다. 저는 잘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 이미지를 그렇게 보신 것 같더라. 예쁜이라는 수식어의 부담도 상당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탁구도 배우고, 운동도 했다. 뭐든지 다 잘해야 하는 캐릭터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으려고 하는 아이니까. 그래서 저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무려 예쁜 오해영을 주셔서 부담스러웠지만 기쁜 마음으로 임했다”

이런 전혜빈의 부담은 드라마에 첫 등장함과 동시에 걱정으로 바뀌었다. 예쁜 오해영의 속사정을 모르던 시청자들은 그냥 오해영에게 트라우마를 선물한 사람이자 박도경과 파혼한 여자라는 것을 안 후 수많은 악성 리플과 욕을 하기 시작한 것.

“솔직히 처음에 욕먹을 땐 속상했다. 이 정도까지 욕먹을 줄은 몰랐다. 아직 제대로 된 사연이 나오기도 전인데, 등장만으로도 욕을 먹었다. 우리 엄마가 봐도 싫다고 하는데, 시청자들은 어땠겠냐. 그래도 너무 속상하긴 했다. 아직 한 것도 없을뿐더러 사실은 되게 선하고 착한 사람인데, 그걸 알고 있으니까. 무턱대고 미운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사연이 전부 밝혀지고 나니 드라마에서 제일 불쌍한 캐릭터가 저라고 해 주시고, 짠내 난다고 해 주시니까 내 편이 생긴 기분이라 기분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작품에서는 사랑 많이 받는 캐릭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웃음)”

전혜빈은 예쁜 오해영이 내레이션으로 그냥 오해영에게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애 같아서 이 한 남자 애의 사랑까지 주기 싫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예쁜 오해영의 캐릭터가 많이 불쌍하고 안쓰러웠다고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줬다.

“잘못 온 연애편지를 돌려주면서 내레이션을 하는 장면이 있다. ‘사실은 네가 너무 부러웠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아서 남자의 사랑까지 주기 싫었다’라고 말하는 것. 그거 말고도 해영이랑 시험지가 바뀌는 장면. 해영이는 엄마한테 전교 2등한 걸 보여주고 싶고, 저는 그렇게 망친 시험지를 들고 가서 엄마한테 등짝 한 대라도 맞고 싶어 하는 거였다. 하지만 예쁜 오해영의 엄마는 관심도 없고 그냥 오해영의 엄마 덕이는 딸의 손을 잡고 간다. 그 모습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고, 제 캐릭터가 안쓰럽고, 불쌍하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런 전혜빈도 박도경을 찾아간 예쁜 오해영이 “오빠가 나 사랑했다는 거잖아. 나는 그거면 돼. 그러면 백 명, 천 명이 망해도 상관없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감독님, 작가님과 끊임없이 얘기했지만, 이 이야기의 흐름에 대체 왜 이 장면이 들어가야 하는지 몰랐을 정도.

“그 장면이 많이 불편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와중에 이렇게 들어가는 것도 불편하고 대사도 불편했다. 이 장면이 뭘까, 고민을 아무리 해도 너무 불편하더라. 그래서 작가님의 의도가 뭘까, 고민해봤다. 금해영의 입장에서 보면 박도경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 불쌍하게 여겨 결혼한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용기내서 자신의 마음을 얘기한 것 아닐까, 그렇게 이해했다”

서현진과 전혜빈은 2002년 각각 밀크와 러브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했다. 러브 활동을 접은 후 전혜빈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솔로 앨범을 냈으며 ‘이사돈’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예능에서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과거가 연기자로 변신하는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고 한다.

“전에는 이사돈이라고 하면 화까지 나던 때가 있었다. 그 얘기 그만 좀 해 달라고 했을 정도다. 그 뒤로 가수 출신, 예능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는데, 당시에 함께 활동했던 려원 씨도 그러더라, 이를 갈고 열심히 했다고. 사실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제가 가수였던 것도 모른다. 이제는 조금 예능, 가수라는 꼬리표가 떨어지려고 하는데, 막상 그렇다고 생각하니까 지금은 좋은 추억인 것 같다. 아쉽기도 하고.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오려면 꼭 필요했던 시간이니까, 내가 그때 그 시절을 왜 싫어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전혜빈은 연기자로서 좀 더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신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 ‘또 오해영’이 끝났으니 좀 더 발전해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고.

“저는 늘 그래왔듯이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일 없이 꾸준히 하고 싶다. 터닝 포인트가 현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터닝 포인트를 발판 삼아서 가능하다면 할 수 있는 좀 더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캐릭터에 빠져서 울고 웃고 싶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못한 것은 더 많고. 그래서 아마 이 기점 이후로는 조금 더 속도가 나지 않을까”



끝으로 전혜빈은 자신의 가슴에 깊이 남을 예쁜 오해영에게 진정으로 짠하고, 진심이 담긴 한 마디를 전했다.

“화려하게 보였던 오해영일지라도 진정으로 사랑받고, 행복했던 시간이 없었다. 엄마와의 갈등도 풀어내고, 진심으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또 그렇게 살 것 같고. 행복해야 돼, 해영아”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 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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