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감독 say] ‘봉이 김선달’ 서예지, 유승호를 남자로 만든 첫 여배우
입력 2016. 07.08. 08:57:56

영화 '봉이 김선달'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유승호는 크고 또렷한 이목구비와 웃을 때 선하게 처지는 눈매에 화사한 미소까지 미소년 외모로 함께 출연하는 여배우들에게 굴욕을 남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만큼은 유승호가 남자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각인한다.

이처럼 유승호가 남자다움으로 스크린을 누빌 수 있었던 데는 서예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예지는 날렵한 턱 선과 유난히 날선 코가 중심을 이루는 또렷한 이목구비로 신비한 느낌을 풍긴다. 여기에 낮은 톤의 목소리가 미스터리한 양갓집 규수 규영과 짜 맞춘 듯 완벽하게 하나가 됐다.

서예지는 유승호와 함께 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림은 물론 유승호를 유쾌하고 호방한 남자 김선달로 관객에게 각인한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윤미라 실장은 “유승호와 서예지 모두 예쁜 배우다. 그걸로 충분했다”며 의상에서 굳이 화려함을 부여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단, “유승호 의상에 예쁜 컬러들이 많이 들어가 서예지는 화이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처럼 절제된 컬러를 사용했음에도 서예지는 도도한 양갓집 규수로 등장과 동시에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런 절제 속에서도 미세한 컬러의 차이가 더해져 복잡한 정치판에 끼게 된 불우한 규수에서 유승호를 만나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는 내면의 변화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윤미라 실장은 “기본 컬러 화이트에 깃 끝동 곁마기 등에 컬러를 넣었다. 초반에는 푸른색을 사용해 규영의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강조했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도 꺾이지 않는 규영이 김선달 유승호를 만나고 난 후 여성스러운 모습을 변하게 되는 감정 변화에 맞춰 핑크 옐로 같은 사랑스러운 색감으로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서예지는 몇몇 장면에만 등장하지만 관객에게 유승호가 소년에서 남자 배우로 성장했음을 각인하는 동시에 김선달 사기꾼패의 운명을 내건 사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조력자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봉이 김선달’, 서예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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