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감독 say] ‘봉이 김선달’ 라미란 고창석, 신스틸러의 뻔뻔한 변장술
입력 2016. 07.08. 10:00:37

영화 '봉이 김선달'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봉이 김선달’은 타이틀롤을 맡은 유승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음으로써 유치하고 어이없는 코미디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다. 사기꾼패 일원으로 고창석과 라미란은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유승호를 사기꾼패 수장 김선달로 만든 일등공신으로 영화계 톱 클래스 신스틸러 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세상 다 없어도 이 사람만큼은 내편이 되 줄 것은 푸근함과 어리바리한 모습이 오히려 사기꾼으로서 자질을 갖춘 듯 보이는 보원 고창석과 능구렁이 같은 능청맞음 속에 엄마의 따뜻함 품이 느껴지는 예측불허 윤보살 라미란은 때로는 보호자로 때로는 동료로 유승호 편에서 흔들림 없는 의리를 보여준다.

특히 사기꾼패로 거침없는 변장술을 보여주는 고창석과 라미란은 치밀한 설정보다는 개그 코드로 극이 지루함의 늪에 빠질 틈을 좁혀준다.

저고리에 배자를 입고 뒷머리 가채까지 써 가진 재산을 복채로 다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신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검붉은 색과 청자색으로 차려입고 중국인으로 변신한 장면은 사기꾼패의 유쾌한 사기판이 현재진행형을 알리며 속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고창석은 라미란이 드라마틱한 변장술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 믿고 싶은 사기꾼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냥꾼 스님 등 다양한 역할로 변신하지만 조력자로 유승호와 역할을 뚜렷이 구별하고 마지막 대동강 사기에는 도련님 유승호를 모시는 아재로 우직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변신은 극중 보원과 윤보살이 김선달과 달리 평민이라는 출신 배경에 근거해 평상시 옷차림에서 명확하게 계급 차이를 구분함으로써 설득력을 더했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윤미라 실장은 “양반 출신이 아니라 민복을 입혀야 했습니다. 그래서 삼배 사용해 당시 계급 차이를 표현하고 다양한 컬러로 사기꾼패의 특성을 살렸습니다”라며 “그러나 성별 뿐 아니라 극 중 캐릭터 차이를 고려해 라미란은 모시를, 고창석은 삼배를 주로 사용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라미란 고창석 모두 삼배를 입거나 마지막에는 면으로 극 중 상황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봉이 김선달’은 풍류꾼이자 사기꾼으로서 김선달의 천재적 감각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아서 더 그럴듯하다.

임금조차 권력가 앞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가족보다 진한 동료애로 서로를 보듬어가며 양반을 대상으로 대찬 사기를 벌이는 김선달 보원 윤보살 세 명의 팀웍크를 보다 밀도감 있게 보여준 고창석과 라미란이 영화의 버팀목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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