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 보여지는 것 뒤에 감춰진 진실에 대한 고찰 [씨네리뷰]
입력 2016. 07.12. 09:47:16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 영화 ‘트릭’은 조작방송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동안 리얼을 표방한 방송을 보며 과연 저게 진실일지 거짓일지 한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트릭’은 조작방송을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그대로 믿고 보는 시청자도 지적하고 있다.

‘트릭’은 폐암 말기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도준(김태훈)과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 영애(강예원)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과 이를 통해 변해가는 인물들의 변화와 갈등 등을 보여주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과거 석진(이정진)은 쓰레기만두에 대해 보도했고 해당 식품 회사 사장은 자살했다. 그러나 이는 오보로 드러났고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방송국에서는 그를 보도국에서 퇴출시킨다. 영화는 시작부터 진실이라고 믿었던 일이 거짓이었고 진실이 아님이 드러났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후 석진은 낙하산으로 방송국의 사장이 된 광철(송영규)의 제안으로 도준과 영애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석진, 영애, 도준 세 사람은 점차 변해간다. 각자 시청률에 미친 PD, 아픈 남편을 두고 방송에 중독돼가는 아내, 그런 아내를 보며 불편해하는 시한부 남편을 연기한 이정진, 강예원, 김태훈은 복잡한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을 과장되지 않게 표현해냈다. 또 세트장이 아닌 실제 병원, 집 등에서 촬영해 리얼함을 더해 다큐멘터리와 그 제작과정을 보는 듯 하게 만들었다.

시청률이 잘 나오자 광철은 석진에게 기회라며 시청률 35%를 넘기면 승진 등 큰 보상을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석진은 폭행사주, 불법 도청 등 온갖 자극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시청률은 매주 상승한다. 석진의 이런 행태를 알 리 없는 시청자들이 그가 만든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과 그로 인해 생긴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하지만 한차례의 위기도 없이 석진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과정이 단조로워 긴장감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석진이 조작방송을 만드는 과정 또한 작위적이다.

입원비, 치료비 등으로 힘들어할 아내를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했던 도준은 자신들을 계속 따라다니는 카메라에 점점 불편함을 느끼고 변해가는 아내에게 실망한다. 연극배우를 꿈꿨던 영애는 자신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자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화장과 옷 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들 부부의 관계는 틀어진다.

이후 석진의 조작에 대해 알게 된 조연출은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말하지만 석진은 폭로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보라며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 모든 것을 알았음에도 자신의 처지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될까 말하지 못하는 조연출의 모습은 정의롭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을 살만하다.

마지막 반전을 통해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 바는 더 선명하게 드러나긴 했으나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아쉽다. 러닝타임 94분. 오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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