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일의 썸머’ 로맨틱 ‘썸머룩’, 촌티에 반하다 [영화의상 STORY]
- 입력 2016. 07.20. 14:02:33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지난 6월 29일 재개봉한 영화 ‘500일의 썸머’가 지난 2010년 이후 6년이라는 세월 탓인지 어딘지 모르게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패션이 영화를 보는 관점을 바꾸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500일의 썸머'
운명을 믿는 남자와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의 만남과 헤어짐을 다룬 이 영화는 남자의 시각으로 그려졌음에도 여성취향 영화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썸머의 사랑스러움과 손에 잡히지 않는 매력이 여자들의 부러움과 공감을 샀으나, 6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운명론에서 벗어난 남자 톰의 마음이 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톰은 “썸머가 싫어. 그녀의 삐뚤삐뚤한 치아도 싫고, 60년대 헤어스타일도 싫고, 울퉁불퉁한 무릎도 싫어. 목에 있는 바퀴벌레 모양 점도 싫고, 말하기 전에 혀를 차는 것도 싫어. 그녀의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싫어”라며 떠난 썸머를 향한 원망을 쏟아낸다.
남자가 사랑했던 모든 것이 일순간 싫어하게 되는 모든 것으로 뒤바뀐 듯 보이지만, 실상은 남자도 관객도 그런 촌스럽고 별스러울 것 없는 썸머의 매력에 흠뻑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
썸머는 키도 몸매도 평균 수준인 보통 여자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고 여러 남자들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는 ‘예쁜 여자’ 그룹으로 분류된다. 커다란 눈은 항상 무슨 말인가 금세 뱉어낼 똘망똘망하게 빛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솔직 과감함으로 톰의 애간장을 끓게 한다.
썸머는 당시 유행했던 브리티시 트래디셔널 룩을 오피스룩 버전으로 재해석한 패션으로 일관한다.
봉긋한 퍼프소매 블라우스 혹은 민소매 셔츠에 스트레이트 혹은 세미 와이드 팬츠로, 상체는 꼭 조이고 하의는 넉넉한 피트 앤 와이드 실루엣이 지금은 좀 촌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앞단추의 셔링 디테일이라든가 네크라인의 리본 칼라를 느슨하게 매는 듯한 방식은 패션 테러리스트 대열에 오를 법할 정도로 요즘 트렌드에서 한참 빗나갔다.
그러나 타임리스 클래식 코드인 셔츠와 아가일 체크 패턴 니트 카디건, 니트 베스트와 셔츠 앤 타이, 터틀넥 스웨터와 크롭트 재킷은 지금 거리에 입고 나가도 손색 없을 정도로 클래식 룩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오피스룩과 달리 데이트룩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끈다.
데이트룩은 촌스러워서 오히려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넓은 어깨끈의 니트 원피스, 레이스 프릴이 달린 페전트 스타일 블라우스는 톰이 썸머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준다.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500일간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이 영화는 자신의 사랑이 특별하다고 믿고, 자신만은 특별한 사랑을 할 것이라고 믿는 모든 남녀들에게 완벽한 현실적인 사랑 지침서 역할을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500일의 썸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