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마 핵 ‘바디 플라워’ 동양 美 담아낸 현대 예술
- 입력 2016. 07.21. 14:16:56
-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엠마 핵(Emma Hack)의 개인전 ‘바디 플라워(Body Flower)’가 서울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이번 ‘바디 플라워’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인 페인팅뿐 아니라 디자인과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작업 과정뿐 아니라 모델이 협력하는 일련의 과정은 전시를 주최한 사비나미술관이 지향하는 점과 맞닿아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사비나 미술관은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작가로 엠마 핵을 선택했다. CG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작업한 점, 이차원과 삼차원을 넘나드는 착시 효과가 그녀가 20주년을 기념하는 아티스트로 선정된 이유다. 22일 열리는 퍼포먼스 행사에서는 관객들이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흥미를 높인다.
사비나미술관 20주년을 기념을 맞이해 기획된 전시에 초대된 호주 출신 엠마 핵은 인체를 캔버스 삼아 주변 환경과 일치시키는 ‘위장술(카무플라주·Camoiflage)아트’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예술가다.
그녀는 위장술의 아이디어를 자연생태계 및 이를 응용한 패션, 직물 디자인에서 가져왔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했다. 10시간 이상의 작업시간을 거쳐 작가가 모델의 몸에 손수 그려낸 카무플라주 아트는 인물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주위 환경과 하나가 되게 한다. 인간과 자연,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와 사진이 하나 되는 예술작품이다.
엠마 핵은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 18세부터 바디페인팅 아티스트로 활약했다. 이어 2005년부터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만드는 카무플라주 아트를 실현시켰다. 몸을 위장시키는 카무플라주 기법을 패턴 디자이너인 플로렌스 브로드허스트(Florence Broadhurst)의 디자인과 결합해 본격적으로 예술가로서의 활동 영역을 확장시켰다.
그녀의 작품에는 동양적인 정서가 담겨있다. ‘Wallpaper Manda’ ‘Native Manda’ 등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자연에 동화된 채 정면을 향해있다. ‘Mirrored Whispers’는 거울에 반영된 자신을 보듯 두 여인이 마주했다. 오리엔탈 문양과 정서가 한데 어우러져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담아낸다.
나비와 새, 동물의 등장은 또 다른 시각적 층위를 만든다. 작가는 그림으로 배경과 인물이 일치되게 하고 그 앞에 동물을 배치시킨다. 사진으로 완성되는 평면과 입체의 결합은 착시를 일으키며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세계로 관중을 인도한다.
엠마 핵과 벨기에 가수 고티에(Gotye)가 함께 제작한 뮤직비디오 ‘Somebody That I Used to Know’는 2013년 그래미어워드를 수상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유튜브에서 78억 뷰를 달성하면서 미국, 영국, 유럽에 본격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 자동차를 형상화한 바디페인팅 작업 ‘Motor Accident Commisssion’ 프로젝트, 21명의 발레 무용수들과 함께 작업하는 등 세계적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다수 진행했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