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마 핵, 인간과 자연의 경계 허문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인터뷰]
- 입력 2016. 07.21. 15:09:47
-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엠마 핵(Emma Hack)이 21일 서울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국에 그녀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엠마 핵은 인체를 캔버스 삼아 주변 환경과 일치시키는 ‘위장술(카무플라주·Camoiflage)아트’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호주의 예술가다. 그녀는 위장술의 아이디어를 자연생태계 및 이를 응용한 패션, 직물디자인에서 가져왔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 했다. 10시간 이상의 작업시간을 거쳐 작가가 모델의 몸에 손수 그려낸 카무플라주 아트는 인물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주위 환경과 하나가 되게 한다. 인간과 자연,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와 사진이 하나 되는 예술작품이다.
이날 엠마 핵은 기자간담회에서 “나의 작업을 한국에 알릴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birds of a feather’라는 같은 성격이나 비슷한 성질을 가진 사람들이 무리지어 다닌다는 말이 있다. 작품의 색은 곧 나를 나타내는 요소다. 나는 처음에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데 배경과 인물이 어떻게 하나가 되느냐를 중점적으로 표현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캔버스를 걸고 모델을 세운 뒤 작업한다. 어깨부터 그림을 그리는데 모델은 하루 종일 같은 동작을 취한다. 작은 동작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모델이 잘 훈련되어야 하며 모델을 내가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먼저 어깨를 그리고 목과 몸의 중간부분을 마저 그린다. 모든 작업은 카메라를 통해 보는데 그게 곧 나의 뷰 포인트다”라고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녀는 동물을 넣은 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공작새를 제외한 모든 새들은 살아있다. 노란색 깃털의 앵무새는 페인팅이 다 끝나면 새에게 말을 걸고 촬영에 들어간다. 동물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동물들과 함께 작업하는 일은 즐겁다. 모두 호주에서 태어난 동물이다. 새들은 다루기 쉽지만 아기 캥거루는 다루기 힘들었다. 캥거루 꼬리가 캔버스 밖으로 나왔는데 더욱 만족하는 결과가 탄생했다. 가끔 순간의 마법이 좀 더 나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고 밝혔다.
유명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더욱 놀랄만한 예술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2015년 벽지디자이너 플로렌스 브로드허스트를 만났고 인체와 벽지를 함께 세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녀 작품에서는 여행으로부터 영감 받은 동양적인 문양을 느낄 수 있었다. 첫 작업이 끝나기까지 무려 19시간이 걸렸다.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해야만 했다. 호주에서 그녀가 유명한 만큼 나도 덩달아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유토피아’ 시리즈다. “유토피아 시리즈 중에서도 ‘꽃에 앉은 작은 새’라는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앞모습에 비해 옆모습은 매우 굴곡지기 때문에 바디페인팅으로 표현하는 게 훨씬 어렵다. 모델이 나비를 들고 있는 사적인 순간을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을 표현했다. ‘미러드 위스퍼(Mirrored Whispers)’도 많이 어려운 작업이었다. 전 작업을 심화시켰다. 모델에게 ‘너 자신에게 말하는 것을 표현하라’고 했다. 자세히 보면 좌우의 여성이 조금 다른데 이는 개인의 내적인 대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