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LOOK] 인천상륙작전, 군복 속 열강戰 6·25 실상
- 입력 2016. 07.27. 13:52:00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침 개시 후 대구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이 점령된 9월, 미국 해군 장교 맥아더에 의해 시도된 인천항 상륙작전을 다루고 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림계진(이범수), 맥아더(리암 니슨), 장학수(이정재)
이 영화는 6·25가 외견상은 남북전쟁이었지만 미국 소련 중국, 당시 거대 열강들에 의해 좌지우지된 실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는 격전을 벌이는 북한군과 한국군의 군복에조차 정치적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일깨운다.
‘인천상륙작전’에는 한국군이 단 한 장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쟁의 승기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은 철저하게 연합군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됐다는 뼈아픈 역사와 함께 하물며 남과 북의 군복마저도 미국과 소련 군복에서 차용됐음을 보여주는 것이 다른 전쟁 영화와 다른 ‘인천상륙작전’에서만 읽히는 함의다.
인천상륙작전은 미 해군 장교이자 인천상륙작전을 진두지휘한 맥아더, 첩보작전부대 엑스레이 대장 장학수, 인천을 장악한 북한 장교 림계진 세 명의 주인공과 전쟁에서 이들의 소속과 서열을 설명해주는 군복이 전쟁영화가 얼마나 많은 역사적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지 말해준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오상진 실장은 “당시 북한군과 한국군이 입었던 군복은 고유의 디자인이 아니었습니다. 한국군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 군복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북한군은 소련의 군복을 그대로 차용했습니다”라며 자료조사를 통해 알아낸 군복의 배경에 대해 말했다.
이범수가 맡은 림계진 장교 복과 박남철로 신분을 위장한 장학수 역할을 맡은 이정재의 북한 군복에는 이러한 요소들의 반영됐다.
오 실장은 북한 군복을 위해 북한 언어 자문위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북한 영화와 당시 소련 군복을 많이 참고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장학수가 첩보작전을 위해 신분을 위장한 박남철은 북한 정치장교로 상, 하의 컬러가 다른 군복을 입었습니다. 상의가 카키, 하의는 네이비로 당시 정치장교들이 입었던 군복이죠. 그런데 사실 이는 당시 소련 군복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라며 군복에 담긴 의미에 대한 말했다.
또 여타 영화에서 북한 군복이 샌드색, 한국 군복이 카키 즉 국방색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다소의 오류가 있음을 언급했다.
오 실장은 “북한과 한국군 모두 국방색 군복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우 염색기술이 좋지 않아 전쟁을 하면서 모래와 먼지, 땀의 염분으로 인해 헤지고 색이 바래면서 변한 거죠”라며 “장교라는 위치를 고려해 림계진의 군복은 국방색을 사용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군복뿐 아니라 장학수와 부대원들이 영화 말미에 입고 나오는 군복은 첩보부대로서 엑스레이의 상황을 보여준다.
오 실장은 “첩보부대 속성상 고유의 군복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전쟁터 현장에서 그냥 입었다는 설정으로 연합군과 한국군 군복을 뒤섞었죠”라며 “그런데 엄밀히 한국 군복은 아닙니다. 한국군복은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미국 군복을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에 결국은 미군 군복이라고 할 수 있죠”라고 말해 실제 했던 첩보부대와 치열했던 그들과 함께 했던 군복에 대해 숙연함마저 들게 했다.
‘인천상륙작전’은 웅장한 규모의 전쟁영화가 아니다.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소속조차 명확하지 않았지만, 가족과 조국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충실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다. 군복도 전쟁도 우리 것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 것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인천상륙작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