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해군 첩보부대의 활약 돋보이게 한 그의 악역 연기 [인터뷰]
입력 2016. 07.29. 13:02:05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영화 ‘짝패’ ‘신의 한수’ 등을 통해 강렬한 악역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이범수가 영화 ‘인천상륙작전’으로 또 다시 악역에 도전했다. 이번에 그가 연기한 림계진은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으로 철두철미하고 냉철한 판단력을 지녔지만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으면 누구라 하더라도 망설임 없이 총구를 겨누는 인물.

이범수는 이번 림계진 캐릭터가 특히 독특하고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생각을 거듭해가며 그의 사상을 이해해서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전에 했던 악역들도 그렇고 ‘인천상륙작전’도 그렇고 역할에 매력을 느껴서 참여하게 된 건데 이번에는 촬영이 임박하고 몰입할수록 뜻하지 않았던 의외의 고민에 빠져들었어요. 이범수가 림계진의 사상을 이해하지 못 하겠는 거예요. 제가 공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걸 주창하고 그것이 옳다고 믿으며 강한 신념을 갖고 악행을 저지르는 림계진을 제가 이해를 못해서 이걸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고 그를 이해해서 몰입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러면서 전작들에서 보여준 악역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였기 때문에 더 어려움이 컸다고.

“‘신의 한수’ 때는 만화 같은 설정이었고 하드코어적인 오락영화라는 생각으로 접근으로 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시대극이고 실화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어요. 생각 끝에 공산주의도 공산주의지만 민족주의적인 측면에서 그를 이해하려 했고 그런 면에 집중해서 연기를 펼치려 했죠”


림계진은 북한군으로 위장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끊임없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시종일관 강렬하고 냉혹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림계진이라는 역할이 극단적으로 악할수록 대립구도가 선명하고 장학수의 활약이 돋보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범수의 계산이 깔려있었다.

“인천을 지키는 림계진이라는 사령관이 자기 신념에 빠져서 하게 되는 행동들이 더 극단적일수록 그런 것들을 해쳐나가는 장학수의 활약이 더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림계진은 장학수의 장애물인 거죠. 장학수가 목표를 향해 나가는데 장애물로서 그것이 허술하지 않고 강해야 그만큼 장학수의 활약이 더 빛나잖아요. 더 갈등을 하고 더 대립하고 더더욱 크나큰 난관이 되도록 그런 식으로 림계진의 위치를 포지셔닝한 것이었죠.”

이범수는 ‘인천상륙작전’에서 다소 생소한 함경도 사투리 연기를 안정적으로 펼친다.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해내기 위해 일주일에 세 네 번 이상 공부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 평안도 사투리가 아닌 함경도 사투리를 쓰게 된 이유와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평안도 사투리는 편안한 느낌이 있는데 함경도 사투리는 우악스러워요. 제 사투리 선생님이 북한군 출신 탈북자이신데 그분께 여쭤보니 강원도, 경상도, 함경도가 억양이 투박하고 우악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림계진은 평안도 사람일까 생각하던 터에 좀 더 이질감을 주기 위해 함경도 사투리로 설정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경도는 북한에서 보면 더 지방이고 변방이니까 그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께 잘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함경도 사투리를 쓰면서 군인의 말투여야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야비한 사람의 말투이기도 해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치밀한 캐릭터 연구, 7kg 증량, 생소한 함경도 사투리 공부 등의 노력으로 이범수는 림계진을 제대로 표현해낼 준비를 끝냈지만 촬영 이틀 만에 무릎 부상을 입게 됐다. 이범수는 아찔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회상하며 선수를 교체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했다고 밝혔다.


“림계진이 장학수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장교 클럽에서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 인민군 부하들이 열댓 명 정도 쓰러져있었어요. 장학수가 타고 가는 지프를 보고 쫓아나가야 했는데 쓰러져 있는 보조 출연자 분들 사이사이를 안 밟게끔 염두에 두고 쫓아갔죠. 그렇게 여러 테이크를 잘 갔는데 마지막 테이크에서 앵글이 바뀐 거예요. 보조 출연자 분이 끌어안고 있던 따발총의 위치가 바뀌었는데 제가 그걸 못 피하고 넘어진 거죠.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으로 떨어졌는데 ‘큰일 났다’싶더라고요. 그런데 다행히 움직일 수는 있어서 그 장면을 겨우겨우 끝내고 병원으로 갔는데 인대가 끊어질 뻔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 동안 진통제를 맞으면서 촬영을 했죠”

그렇게 작품 속 인물을 치열한 노력 끝에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이범수는 2004년 개봉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으로 인해 지난 12일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2016년 MLB 올스타게임’에 한국 대표로 공식 초청됐다. 이범수는 '슈퍼스타 감사용'에서 팀에 왼손 투수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가 된 감사용 역을 맡아 그의 선발 등판을 향한 꿈을 그려내며 감동을 자아냈다. 이에 이범수는 10년도 더 지난 영화로 관심을 받게 된 소감과 함께 배우로서 작품을 해오며 가졌던 생각들에 대해 전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면 똑같은 거 같아요. 근데 그 당시에는 아쉬운 건 역시나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그게 아쉬웠던들 안 아쉬웠던들 뭐가 크게 다르랴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 당시에는 아등바등했다 하더라도 오히려 항상 아쉬움과 미련 등 그런 부족함이 있기에 그다음을 기약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벌써 27년차 배우인 이범수에게 긴 시간을 배우로 살면서 연기하기 싫었던 순간이나 매너리즘에 빠졌던 시기 등에 대해 묻자 “재미없을 수도 있는데”라고 걱정하면서도 진솔한 답변을 털어놨다.

“일단은 힘들 때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배우를 꿈꿨던가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까 힘들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을 내게 돼요.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재밌어요”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