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연서 탐구생활, MC-아이돌 그리고 ‘오연소’의 도전하는 삶 [인터뷰②]
- 입력 2016. 08.03. 09:27:38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늘 도전하려 했던 것 같아요. MBC ‘왔다! 장보리’의 장보리를 선택한 것도 그것(도전) 중 하나였고 ‘빛나거나 미치거나’, SBS ‘돌아와요 아저씨’도 마찬가지에요. 다른 걸 늘 보여주고 싶었죠. 절 고정된 이미지에 국한해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론시사회 기자회견을 통해 ‘깍쟁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다’며 영화 ‘국가대표2’에서 거친 성격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출신 채경 역을 맡게 된 계기를 설명한 오연서는 그 이유를 ‘도전’이라 말했다. 그녀는 역할의 다양성을 통해 배역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고 대중에게도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다는 즐거움을 얻는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오연서를 만나 영화 ‘국가대표2’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궁금해 한다. 그래서 늘 자신을 향한 온라인상의 글을 확인한다.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참고할 것은 참고한다. 과거의 악역 연기는 그녀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늘 다른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그녀는 다시 악역을 하게 되는 것에도 거리낌이나 두려움이 없다.
“내 이미지가 어떤지는 늘 (온라인상의) 댓글을 통해 보고 있다. 댓글 같은 경우 모두 확인한다. 상처를 받기도 하고 참고하는 것도 있다. 칭찬을 들을 땐 기분이 좋다. 어떤 분들은 ‘정신건강에 안 좋으니 보지 말라’고 하는데 내 얼굴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떠있는데 어떻게 안 보느냐. 댓글엔 ‘성격이 나쁘다더라’ ‘생긴 게 못되게 생겼다’ ‘까칠할 것 같다’ 등 그런 댓글이 많은데 많이 줄었다. 가끔 해명하고 싶기도 하지만 확실히 희석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초반에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말숙이란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 그렇다고(성격이 말숙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는데 각인된 이미지를 바꾸려 많이 노력한다. 늘 배역 선택을 할 때 밝고 즐거운 걸 좋아하고, 해보지 못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과 갈망이 있다. 모든 이미지, 배역에 잘 어울릴 순 없기에 실패할 수 있지만 항상 도전하려 노력한다.”
현재 그녀가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인물은 ‘팜므파탈’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다. 또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악역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지만 그녀는 후에 다시 한 번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도전하고 싶은 건 팜므파탈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남자를 3초 만에 홀리는 제대로 섹시한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 악역은 내공이 많이 필요하기에 나중엔 꼭 또 도전해 악랄하고 못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오연서는 발랄하다. 그러나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대중 앞에서는 보다 조심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다.
“(성격이) 밝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고 따뜻한 사람이고 싶어 하는데 소심하다.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작은 말에도 상처를 많이 받는다. 사람 좋아하고 재밌는 걸 좋아한다. 뼛속까지 O형이다. O형들이 대범하게 행동한 뒤에 ‘아닌가’ 하는 성향이 있다. 큰 것에는 대범하고 작은 것엔 상처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어릴 땐 더 내성적이었다. 처음에 갓 서울에 올라왔을 땐 내성적이었고 스무 살이 되고 활발해졌다. 그러다 일을 하며 다시 소심해졌다. 아무래도 보여 지는 직업이다 보니 난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나 행동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더라. 조심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다.”
어느덧 서른의 나이에 이른 그녀. 발랄한 성격 탓에 남자친구를 많이 뒀지만 연애는 생각 보다 쉽지 않다고.
“있다 없다 한다. 지금은 없다. 내가 너무 발랄해 친구가 많이 되는 것 같다. 확실히 남자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그들의 여자 친구가 없을 때만 연락한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먼저 연락을 안 하더라. 늘 사랑은 하고 싶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가 않다.”
오연서가 연기를 안했다면 뭘 하고 있었을까. 그녀는 ‘귀차니즘’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배우 외의 어떤 일을 하는 자신을 상상하지 못했다.
“진짜 많이 고민했었다. (일이) 잘 안되니까 내 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꿈은 고고학자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백수였을 것 같다. 아무것도 안했을 것 같다. 워낙 귀찮아하는 성격이다. 일 할 때 빼곤 아무것도 안한다. 새벽 서너 시에도 일을 하러 나가는데 어머니가 어떻게 나가는지 신기하다더라. 일이 원동력인 것 같다. 운동도 뭘 배우는 것도 일이니까 하는 거지 평소에는 뭘 하고 싶지 않다. 여행 빼곤 달리 좋아하는 게 없다. 면허를 딴 진 좀 됐는데 차를 최근에 샀다. 석 달 정도 됐는데 네 번 운전했다.(웃음) 결혼도 못했을 것 같고. 노는 게 가장 좋다.”
최근에는 연기 외에도 케이블TV Mnet의 ‘소년24’를 통해 MC에 도전했다.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라며 진행에 대한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놨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진행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낀 그녀는 좋은 경험을 한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진행에) 도전 해봤는데 아닌 것 같다. 어렵다. 안 맞는 옷인 것 같다. 마지막 녹화하는 날 제작진에 ‘미숙한 날 써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MC (활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방송이라 상상하면 걱정되는 게 많더라. 센스 있고 상황에 맞게 위트 넘치는 멘트를 해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아닌 것 같다. 연기만 열심히 할 생각이다. 좋은 경험이었다.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그녀도 6개월의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2002년 만 15세의 나이에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그녀는 약 6개월의 짧은 활동을 한 뒤 사라졌다. 지금은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는 과거지만 당시엔 어린 나이에 힘들기도 했고 그래서 어린 친구들이 연예계에 데뷔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러브가) 유명하지 않아 내가 얘기를 안 하면 (사람들이) 잘 모른다. 재미를 주기 위해 일부러 얘기한다. 가수를 했던 시간이 짧은 시간이었고 난 마지막에 합류했기에 연습을 짧게 하고 활동도 얼마 안 했다. 전혜빈 언니 같은 경우 이후 가수 활동도 더 했다. 너무 어려서 데뷔해 좀 후회되긴 한다. 사촌동생 꿈이 연예인인데 ‘정신 차리라’고 한다. 요즘 친구들이 똑똑하고 잘 한다. 나 때만해도 그렇게 어릴 때 데뷔한 경우가 별로 없다. 난 지방에서 올라와 부모님을 못 봐 정말 힘들었다. 시골에서 철없는 소녀이다가 사회에 갑자기 던져진 기분이었다. 요즘의 체계적 트레이닝을 받고 데뷔한 게 아니었다. 아이돌이 아닌 배우가 될 거라면 좀 더 나이가 들고 생각이 세워진 다음에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사촌동생에게도 ‘스무 살이 되면 내가 연기 수업을 해 주겠다’고 했다.”
걸그룹 선배로서 그녀는 최근 가장 좋아하는 그룹으로 트와이스를 꼽았다. 발랄하고 예쁜 소녀들이 그녀의 눈에도 귀엽게 보인다. 최근 ‘소년24’에서 MC를 맡아 진행을 봤지만 막상 오디션프로그램은 어린 친구들이 눈물을 보이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 잘 못 본다고. 10대에 데뷔한 경험이 있기에 더 많이 공감할 터다.
“트와이스가 정말 귀여운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은 다 귀엽다. 서른이 되서 그런지 가요프로그램을 보면 귀엽고 예쁘더라. ‘소년24’ MC도 했지만 경쟁하는 것을 보면 짠하다. 마음이 약한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이 처절한 환경에 놓인 것 같아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잘 못 본다. 성인 이 되고 난 후에 감당해야 하는 건데, 어린 친구들이 울면 마음이 아프더라.”
오연서의 본명은 오햇님. 그녀는 오연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면서부터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오햇님이란 이름이 아기 같아 바꾸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연서란) 이름이 여성스럽다보니 나도 여성스러워 진 것 같다. 사주 같은 경우 어머니가 답답해 보러 간 건데 그런 게 도움이 됐는지 잘 모르지만 이름의 기운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 호적엔 아직도 오햇님으로 돼있다. 어머니는 (지금도) 햇님이라 부른다. 이름이 두 개란 게 신기하긴 하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그녀에게 부모님은 일을 하게 하는 또 다른 원동력이다.
“늦게 사랑받은 만큼 부지런히 연기를 하고 싶다. 부모님이 오래 기다려줘 보답하는 마음도 있다. 연기에 욕심이 있기에 열심히 일하는 거지만 부모님이 (내가) 일하는 걸 좋아하는 것도 열심히 일하는 이유다. 아버지는 일일드라마 같은걸 해서 매일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무명이 긴만큼 열심히 한다. 주위에서 ‘오연소’라 부른다. ‘소처럼 일하는 오연서’라고.”
14년 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그녀는 짧은 활동 뒤 배우로 전향해 10년이라는 긴 시간 무명 시절을 겪고 이제 15년차에 접어든 배우로서 스크린과 안방을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녀에게 배우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현재를 걷고 있고 걸어 갈 생각인지 물었다.
“아직 열심히 노력하는 상태예요. 아직은 새로운 것들이 많아요. 인터뷰 등 여러 활동도 늘 익숙해질 거라 생각해도 익숙해지지 않아 기대되고 두근거릴 때도 있어요. 연기적으로도 늘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매력적인 배우,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착한 사람이 좋고 그렇게 되고 싶어요. 더 많이 베풀며 살려고 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