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하정우의 연기+김성훈 감독의 사이다 풍자 [종합]
입력 2016. 08.03. 17:39:17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터널’이 오는 10일 관객을 찾는다.

‘터널’의 언론시사회가 김성훈 감독, 배우 하정우 오달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3일 오후 열렸다.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다룬 재난 드라마다. ‘끝까지간다’(2013)의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가 호흡을 맞췄다.

김 감독은 영화가 진지하면서도 유머를 갖춘 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무거운 건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며 “웃음이 마음을 치료하진 못해도 버티게 해주긴 한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유머가 있다는 게 극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현실에 발을 딛고 가공되는 이야기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풍자적인 면에 대해선 “풍자는 어느 국가나 사회든 있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며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말미 서둘러 영화가 마무리 된 느낌이 있단 취재진의 의견에 대해선 “시나리오 단계부터 그렇게 쓰여 있었고 이렇게 가는 게 맞을지 고민을 했다”며 “현재까지 생각한 바로는 구출이 되는 과정을 지난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 구출되기 까지는 반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축약했다”고 설명했다.

전작인 ‘끝까지 간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차별성과 유사성이 있다”며 “‘터널’이 원작 소설이 있는데 소설과는 길을 달리한다. 순식간에 재난이 찾아오고 그 이후 이야기 펼쳐지는 게 사실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티브를 어디서 구체적으로 얻었다고는 생각 안 한다”며 “결국은 단순한 얘기다. 생명의 중요성, 생명과 인간에 대한 예의, 인간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동차 영업대리접 과장이자 평범한 가장 정수 역을 맡은 하정우는 “시나리오에서 캐릭터가 잘 짜인 것 같다”며 “캐릭터를 내게 대입해봤다. 나라면 (무너진 터널 안에 갇혀) 하루 종일 울고만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 안에서 마음에 둘 수 있는 것을 찾아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수가) 삶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에 편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며 “외부 상황은 치열했지만 안에선 정수란 인물이 느슨하게 있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대비가 되면서 이 사회에 대한 부분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더 느슨하고 여유 있어지려 했다”고 설명했다.

붕괴된 터널 안에서의 상황을 연기해야 했던 점에 대해선 “연쇄 붕괴장면을 찍을 때 제작진이 준비를 철저히 해줬다”며 “간혹 실제 돌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부상은 없었고 계속 확인하며 진행했다. 위험하기 보단 먼지와의 싸움이었다. 계속 찍다보니 적응이 되더라. 분진과 먼지와 정체불명의 가루들 때문에 잔기침 정도 하다가 폐 CT를 한번 찍어본 것 외엔 없었다. 세팅이 정교해 내가 차에 들어가려 하면 다시 문짝을 뜯고 돌을 세팅하고 그게 오래 걸렸다. 그게 귀찮아서 차 안에 있었던 기다림에서 오는 무료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수의 아내 세현을 연기한 배두나, 구조 본부 대장 대경 역을 맡은 오달수와의 호흡에 대해선 “감독님의 캐스팅이 좋았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배우나 씨가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를 중간에서 잘 전해줬다. 관계란 건 안 맞는 사람들과는 대화를 하고 여행을 가도 가까워지지 않는데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은 문자 한 통 만으로도 그런 마음이 통하는 것 같다. 이번에 달수 형 두나 씨가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두나 씨가 참 멋있는 배우,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며 “리딩 때 처음 만났는데 시원시원하고 꾸밈이 없고 묵직한 느낌이었다. 첫인상이 정말 좋았다. 클래식한 면도 있는 것 같다. 촬영 분량이 없어도 간식을 싸와서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근하게 다가가더라. 내 자신을 바라보는 계기도 된 것 같다. 그런 표정과 민낯에서 나오는 것들이 쉽지 않은데 대범하게 연기를 했단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하정우는 “달수 형이 하는 대사 중에 ‘도롱뇽이 아니라 한 사람이 갇혀있다’는 대사가 굉장히 좋았다”며 “그 대사가 이 영화 전체의 가장 힘 있는 메시지가 아닌가 한다”며 영화를 함축하는 대사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러닝타임 126분. 12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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