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상감독 say] ‘덕혜옹주’ 백윤식, 고종 곤룡포에 숨겨진 아픈 시대사
- 입력 2016. 08.08. 13:10:26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덕혜옹주’는 조선시대 마지막 황녀 덕혜의 삶을 그리고 있지만, 옹주이면서 공주의 지위를 누렸던 유년시절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고종이 등장하는 도입부가 극의 무게를 잡아준다.
영화 '덕혜옹주'
왕이 아닌 황제로 칭해진 당시 달라진 시대상에 걸맞게 고종은 황제로서 이전 조선시대 왕과 달리 황금색 곤룡포를 입고 나와 단번에 시선을 잡아끈다. 그러나 영화가 전개되면서 황금빛 곤룡포에 황제의 근엄함보다 뭔가 아릿한 느낌이 배어나와 관객들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권유진 감독은 “곤룡포를 입었을 때는 양복 입은 신하들한테 핍박당하는 느낌을 담고자했습니다. 일본 심복이 된 이완용 패거리들이 윽박지르는 장면에서 고종에게 곤룡포는 지위의 상징성과 감정적 측면에서 전혀 다른 함의를 갖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종 역할의 백윤식은 황제로서 당당한 위용과 곤롱포의 황금빛을 완벽한 조합하는데 성공했지만, 극 중에서는 그래서 더 서글픈 느낌이 강조됐다. 권 감독은 고종의 곤룡포 제작을 위해 고가의 원단을 써 빛깔에서 디테일까지 황제 위용의 리얼리티를 살리려했다고 밝혀 보다 완벽한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배우와 의상팀의 노력을 짐작케 했다.
고종은 덕혜가 조선 황녀로서 당당할 수 있게 만들어준 아버지이자 인생의 스승이다. 이런 고종의 곤룡포가 시대적 아픔으로 상징화 됐듯이 황녀 덕혜 역시 결국 고종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마음을 더욱 아리게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덕혜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