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상감독 say] ‘덕혜옹주’ 윤제문 vs 김재욱, 연미복 ‘적 혹은 동지’
- 입력 2016. 08.09. 16:01:15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시대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황족이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은 비참한 삶을 살았다. 어머니 양귀인이 있는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일본 땅에서 어머니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받아야했고, 일본이 패망한 후에는 정치적 이유로 일본에 발이 묶였다.
덕혜의 마음과 몸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 것은 조선을 침략한 일본과 그런 일본을 등에 업고 동족을 괴롭힌 소위 친일파들이었다.
영화 ‘덕혜옹주’에서 한택수는 일본인 보다 더 악랄한 모습으로 덕혜를 핍박하고 정작 일본인인 다케유키는 그런 덕혜를 진심으로 사랑한 인물로 그려진다. 적과 동지가 뒤바뀌 듯한 다소 불편한 설정에 대한 논란을 접고, 순수하게 두 캐릭터 사이의 같은 듯 전혀 다른 성향을 표현하는데 의상이 가지는 함의가 크다.
한택수 역의 윤제문과 다케유키 역의 김재욱은 비슷한 성장 차림을 하고 등장한다. 특히 연미복 차림에서 윤제문은 권력을 가진 야심가로 그려지는 반면, 김재욱은 결혼 예복과 일상에서 이 같은 차림으로 등장해 결이 곱고 잘생긴 일본 귀족 느낌을 준다.
영화의상을 담당한 권유진 감독은 “한택수가 연미복을 입은 것은 직위가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장치입니다. 반면 김재욱은 대마도주의 아들로 결혼예복뿐 아니라 밖에 있을 때도 연미복 차림을 고수합니다. 실제 김재욱의 연미복은 덕혜와 다케유키 결혼식 사진을 보고 재현한 것으로 모로수로 제작한 당시 자수기법 그대로 견장을 제작했습니다”라며 연미복에 기울인 정성과 의미에 대해 밝혔다.
한택수는 일본이 패망한 후 귀국이 좌절된 덕혜가 있던 그 장소에서 VVIP 대접을 받으면서 귀국길에 오른다. 권 감독은 “귀국선을 딸 때 한택수의 의상은 돈을 많이 벌어서 쫙 빼입은 설정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덕혜옹주’에서 한택수 역의 윤제문과 다케유키 역의 김재욱은 일제강점기 진짜 적이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덕혜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