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 그런거야’ 정해인 대선배와 함께하는 ‘두려움+부담감’ 이긴 ‘연기 열정’ [인터뷰]
- 입력 2016. 08.11. 11:39:46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아직은 얼떨떨해요. 종영하기도 전이고, 종방연도 전이고. 실감이 잘 안 난다고 해야 하나. 준비 기간까지 거의 8개월을 함께한 스탭, 선배님들을 작품으로서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섭섭하고, 서운해요. 아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고. 이렇게 호흡이 긴 드라마가 처음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래 그런거야’ 정해인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SBS ‘그래 그런거야’에서 귀여운 막내아들 유세준 역을 맡아 열연한 정해인이 10일 시크뉴스와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드라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래 그런거야’는 당초 김수현 작가의 복귀작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과 조기 종영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아쉬움을 낳았다. 하지만 극중 사돈 사이인 이나영(남규리)과의 달달한 로맨스를 이어나가는 유세준 역의 정해인은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무난하게 지상파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정해인 역시 ‘그래 그런거야’에 합류할 당시 부담감과 두려움이 엄청났다고 한다. 대선배님들과의 첫 호흡이고, 장기간 임하는 드라마가 처음이었기 때문.
“처음에는 ‘와, 내가 이걸 하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정말 약간 믿기지도 않았다. 김수현 작가 선생님의 작품을 내가 하는 구나, 하고 벅찬 마음이 들더라.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까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무섭지는 않았다. 어려운 거였지. 실제로 무서운 분들도 아니시고 (웃음)”
모든 배우들이 원하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합류하게 된 본인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정해인은 “저를 캐스팅 해 주신 분이 가장 잘 알고 계시지 않을까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띄웠다. 아직은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작품이 없었기에 그에게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더없이 소중했을 터다.
“아무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세준이와 닮은 점들 때문에 저를 캐스팅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드라마 끝나면 꼭 감독님께 조심스럽게 여쭤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 생각에는 세준이와 비슷한 당당함과 솔직함이 매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학창 시절에 단기 알바나 옷가게 알바를 했었다. 그런 부분들이 세준이를 표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드라마에 임하기 위해 대본을 10번, 100번은 봤다는 정해인은 화장실에 갈 때도, 심지어 휴대 전화로 사진을 찍어 들고 다니면서 대본을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대본을 분석하면서 세준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제가 좀 남들보다 더딘 부분이 있다. 그만큼 대본을 봐서 더 잘하는 게 아니라, 남들만큼 하기 위해서 더 많이 봐야 하는 게 사실이다. 대본을 많이 봐야지 전달이 잘 되는 대사들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많이 보려고 했다. 그러면서 세준이의 편에 서서 세준이가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라는 것들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 그런거야’를 촬영하면서 만난 이순재, 강부자, 김해숙 등 많은 선배 연기자들에게 다양한 부분들을 배웠다고 말한 정해인은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선배로 김해숙을 꼽았다. 김해숙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어머니’라 부르는 그에게서 돈독한 애정이 느껴졌다.
“김해숙 선배님이 되게 여러 가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한 인생 상담도 해주시고, 고민도 많이 들어주셨다. 대본에 대해 연습도 해 보고, 맞춰도 주시고. 어머니가 개인적인 시간을 내서 해주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진짜 너무 감사했다. 때에 따라서는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또 때에 따라서는 쓴 소리도 해주셨다”
이렇게 여러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카메라 앞에서 자신보다 더 노력하시는 태도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그는 NG 하나에도 자신을 다독여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모습에 더 열심히 드라마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분들의 연기를 보고, 같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면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놀란 적이 많다. 화면으로 보이는 것 그 이상으로 노력하신다. 촬영에 임하는 자세나 집중력, 정말 열심히 하신다. 이순재, 강부자 선생님 같은 경우는 촬영장에 항상 일찍 오셔서 동선 체크를 하시고, 대본에 손에 쥐고 계시고. 연습을 더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제가 10번, 100번 본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건 진짜 우스울 거다. 저보다 훨씬 더 많이 보신다. 그러다가 NG가 나면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근데 제가 NG 나면 오히려 선배님, 선생님들이 오히려 더 괜찮다고, 잘 다독여 주셔서. 그래서 촬영장 분위기가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정해인은 드라마가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장 분위기는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에 단연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 들었다.
“분위기는 최고였다. 감독님이 너무 신사적이셨다. 스탭분들도 다 너무 유쾌하시고. 무엇보다 엄하고 무서울 줄 알았던 선생님이 다 정말 유쾌하신 분들이었고. 물론 촬영할 때는 집중하고 몰입하시는데, 되게 즐겁게 일을 하시더라. 아무래도 호흡이 긴 건 처음이다 보니까, 오랜 기간을 함께 해서 좀 더 정이 많이 들었다. 가족드라마다 보니까 가족이 된 것 같다. 제가 기댈 곳도 생긴 것 같고, 든든한 형 누나도 생긴 기분이다”
그런가하면 KBS ‘블러드’를 통해 괴짜 천재 주현우를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얼굴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린 정해인은 단숨에 막내아들 유세준 역으로 김수현 작가의 복귀작 ‘그래 그런거야’에 합류했다. 여기에서 정해인 연기 인생 첫 러브라인을 만들었다.
“러브라인 너무 좋았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로맨스를 했고, 남규리 씨한테 너무 고맙다. 잘 도와줘서 너무 고마운데, 제가 잘 못해준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들도 있어서 미안한 마음도 크다. 촬영 들어가기 며칠 전에 미리 만나서 촬영할 것에 대해 얘기도 하고 맞춰 보고 해서 연기할 때는 오히려 더 편해진 상태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정해인에게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최종 목표를 물으니 단연 ‘연기’를 최우선적으로 꼽으며 자신의 확고한 연기 철학을 털어놨다.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연기를 남들한테 보여주는 직업이지 않냐. 결국은 서비스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서비스가 좋은 연기가 되는 것 같다. 저는 그 좋은 연기가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희로애락일 수도 있고, 제 연기를 보면서 감동을 받으실 수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즐거움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