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뷰티 STORY] ‘덕혜옹주’ 손예진, ‘처연한 얼굴’ 분장 뒷이야기
- 입력 2016. 08.18. 13:21:56
- [매경닷컴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영화 ‘덕혜옹주’ 속 손예진의 얼굴은 민족의 한을 담은 처연함으로 표현된다. 그 모습이 보는 이들의 슬픈 감정을 자극하는 데에는 미니멀한 분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이덕혜(1912∼1989)의 삶을 그린 영화 ‘덕혜옹주’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은 시대극이다. 이 가운데 주연 배우들은 당시 민족상을 그대로 담아낸 리얼한 분장은 단연 눈길을 끄는 요소. 영화 속 배우들의 분장을 담당한 박선 실장이 시크뉴스에 영화 메이크업에 관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박선 실장은 “실제 덕혜옹주의 유학시절 사진을 보면 메이크업을 많이 하지 않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1920~30년대 여자들이 모자를 쓰는 모습을 사진 자료로 접했을 때 옹주가 지나치게 트렌디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메이크업을 덜어내는 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대형 스크린에서 얼굴이 노출되는 여배우가 영화 속에서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를 과감하게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민낯으로 보이는 모습조차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유발하기 충분하다.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에 뛰어난 표정 연기가 더해져 비주얼적인 완성도를 더욱 높였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예진 씨는 자신을 잘 아는 매우 명민한 배우 중에 한 명이다. 그녀의 촉촉한 눈매는 스스로 감정을 통해 연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체중조절을 통해 광대 안쪽을 들어가게 해서 야윈 모습을 강조하기도 했다. 베이스 메이크업을 진행할 때 역시 다크서클을 커버하지 않고 기본적인 피부 톤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손예진은 20대부터 50살까지 나이 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여지는 립 메이크업의 변화는 최소한의 표현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한 시각적인 장치다.
박 실장은 “젊은 시절을 더 강조하고 싶어서 20대 때는 입술을 살짝 붉게 칠해 혈색을 줬다. 30대에는 톤을 다운시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도록 했다. 더 나이가 들었을 때는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립밤만 살짝 발라 마무리 했다”고 전했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덕혜옹주’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