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내-여자 ‘포용의’ 김혜경 그리고 전도연의 ‘열정’ [인터뷰 ②]
입력 2016. 08.30. 14:24:36

전도연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혜경이는 엄마이자 아내, 여자이기도 해요. 그런 여자가 그렇게 심각하고 많은 상황 안에 놓였을 때, 모든 것이 포용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남자로서의 태준을 용서한 건 절대 아니지만, 그렇게 15년을 살아온 그저 한 남자일 뿐이니까 포용해 주고 싶었어요. 혜경이 점점 태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초반과는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감정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이성적으로 모든 순간을 파악하는 여자가 되려고 했어요”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김혜경 역으로 활약한 전도연이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자신이 생각했던 김혜경의 여성상과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해 털어놨다.

전도연은 김혜경이라는 캐릭터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혜경을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교차했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감독과 상의하고, 또 상대 배우와 호흡하면서 그 감정을 이해하려고 애썼다고.



매 장면, 매 순간의 혜경을 이해하려고 한 전도연이지만 그런 본인도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고 한다. 바로 자신의 딸과 이야기하는 장면. 실제 전도연도 딸을 가진 엄마이고, 딸 역할로 출연했던 박시은 역시 유명 아버지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딸이기에 두 사람은 먹먹한 가슴을 억누르며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딸이 ‘난 엄마를 믿어.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데, 대본에서는 그렇게 두 사람이 감정을 주고받는 장면이 아니다. 그냥 지금 가진 상황에 대해 엄마가 설명을 하는 장면인데, 딸 연기를 한 박시은이라는 친구가 감성적으로 풍부한 친구더라. 엄마 생각이 나서 울먹거리고, 눈물을 흘리는데,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나더라. 그런 부분들로 감정으로 소통을 한 것 같다. 자기도 본인의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아이들이 원하는 진정한 부모는 희생이 아니라 본인이 행복하게 사는 부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하며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아낸 전도연은 혜경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여자이자 엄마,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변호사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용하는 여자라고 말했다. 그가 진정으로 혜경을 이해했기에, 그런 장면들에서 눈물을 쏟아낸 것 아닐까.

“혜경이 태준을 용서한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것들을, 자신에게 놓인 상황들을 포용한 것 뿐이다. 그녀는 엄마, 아내이자 여자이기도 하다. 유재명 씨가 했던 대사 중에 ‘혜경 씨는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을 듣고 좀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혜경과 달리,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아차’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전도연 역시 서중원(윤계상)과 키스한 혜경이 이태준(유지태)을 찾아가 다시 키스하고 잠자리를 가지는 장면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장면을 연기하고, 상대 배우와 호흡을 한 후에야 진정으로 혜경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감정이 이해가 안 된 것보다 그 장면의 감정이 너무 어려웠다. 혜경이 나쁜 여자로 보일 것 같았다. 중원이한테 키스를 하고 태준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이 대본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됐다. 반신반의 했는데, 중원이가 아버지 얘기를 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일 때는 받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 받아 주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약한 모습을 포용해 주고 싶은 것. 하지만 혜경은 자신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태준에게 간 것 같다. 혜경이가 되게 불쌍하고, 부딪힌 현실이 처절하고 안타까웠다”



또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력과 캐릭터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준 나나에 대해 연신 감탄사를 내뱉은 전도연은 “모든 면에서 뛰어났던 친구”라고 그를 평가했다.

“처음에 나나라는 친구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원래 연기를 하지 않던 친구라서 감히 상상도 못했었던 것 같다. 오디션을 볼 때 함께 있었는데, 그 친구가 가진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친구고, 감독님께도 얘기했지만 눈빛이 너무나도 좋은 친구다. 김혜경이 진짜 위로를 받았던 건 김단으로부터 받았다고 생각한다. 워맨스라는 말이 생길 수 있었던 건 나나 씨 스스로가 편견과 선입견을 깨서 그랬던 것 같다. 혼자 많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잘 해낸 거니까, 박수치고 응원하고 싶다”

그런가하면 항간에는 ‘굿와이프’ 엔딩이 법정에서 모두 일어서는 것으로 끝났던 만큼 미국 드라마 원작처럼 시즌제로 가는 것은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전도연은 “저는 들은 바가 없는데요”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시즌2,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다. 충분히 힘들었던 것 같다. 16회까지 잘 버틸 수 있을까, 체력적으로 과로해서 쓰러지는 건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나를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먹었다. 홍삼, 비타민 등 전부 먹었더니 나중에 가서는 힘든데도 조금 덜 힘들더라.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는 것이 이해가 됐다 (웃음)”

전도연이 ‘굿와이프’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한국에서 최고의 여배우가 된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나의 행복이 그 사람의 행복이다’라는 깊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사람이 결혼을 하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나보다 중요한 것이 생기는데, 그보다 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의 행복이 그 사람의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근데 마지막 장면에서 문구를 보면 ‘당신이 가장 소중합니다’라고 말한다. 그 문구가 정말 좋았다. 잘 버티고 고맙다는 말을 나 자신에게 해 주고 싶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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