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우자 귀신아’ 권율, 주혜성으로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인터뷰 ①]
- 입력 2016. 09.01. 08:47:16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주혜성이 불쌍하다고요? 그렇다면 전 정말 감사하죠. 혜성이라는 캐릭터가 기능적인 역할로서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서스펜스를 이끌어가는 장치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청자분들이 주혜성이라는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공감을 하실 수 있으실까 고민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해소된 거니까요. 주혜성이라는 캐릭터로 인해 ‘싸우자 귀신아’라는 드라마 자체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 미스터리한 최연소 대학 교수 주혜성 역을 맡아 열연한 권율이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시크뉴스와 ‘악행’을 일삼는 역할에 조금 더 힘을 불어 넣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위해 노력했던 점들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싸우자 귀신아’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귀신이 보이는 눈을 떼기 위해 귀신을 때려잡아 돈을 버는 복학생 퇴마사 박봉팔(택연)과 수능을 못 치른 한으로 귀신이 된 여고생 귀신 김현지(김소현)가 동고동락하며 함께 귀신을 쫓는 등골 오싹 퇴마 어드벤처 드라마다.
권율은 극 중 미스터리한 최연소 수의학과 교수 주혜성 역을 맡아 열연했는데, 이전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싹하고 소름 돋는 표정과 눈빛은 단연 일품이었다. 하지만 정작 권율 본인은 1~4부 동안 캐릭터 이미지를 잡는 것에 너무 큰 부담감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1~4부 자체가 촬영하기가 제일 힘들었다. 봉팔, 현지의 스토리 라인이 주를 이루고 주헤성은 쓱 등장해서 밑도 끝도 없이 무섭게 쳐다보고 빠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미스터리한 이 인물의 긴장감을 어떻게 조성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의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감독님한테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차근히 모니터링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어 갔다”
사실상 권율이 만든 주혜성의 이미지는 1부부터 차근히 쌓아 올려져 16부까지 꾸준히 끌고 왔다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특히 권율에게서 눈여겨봤던 부분으로 한쪽 입 꼬리만을 올려 웃는 표정을 꼽았다. 권율에게 이에 대해 묻자 모두를 감독님 덕으로 돌렸다.
“감독님하고 기술적으로 화면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표정을 찾아갔다. 씨익 웃는 게 좋을지, 인상을 구기는 게 좋을지, 턱을 드는 게 좋을지, 내리는 게 좋을지. 아이템이나 포지션들을 경우의 수를 조합해서 하나씩 만들어서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주혜성이 한 컷에 등장했을 때 인상적으로 긴장감을 불러올 수 있는 비주얼적인 작업들을 감독님과 함께 한 것 같다. 직접적인 사건에 개입되기 시작하면서는 스토리 라인을 연기하면서 그 모든 것들을 덧붙여 살을 입힌 것 같다”
이렇게 주혜성에 대해 연구하고 또 연기하면서 자신도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 됐다는 권율은 대본에 없는 경우와 있는 경우, 있었지만 그렇게 살리지 않았던 부분까지 다양한 곳에서 연구의 결과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씨익 입 꼬리를 올려 웃는 건 대본에 있는 경우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냉소를 짓는다고 써져 있는데 그냥 무표정으로 끝내는 경우도 있었다. 가장 효과적인 컷을 뽑기 위해 많은 회의를 했고, 눈의 형태, 스피드 같은 것들을 거울을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제가 연구의 결과를 들고 감독님에게 가면 그것들을 활용해 퍼즐을 맞춰 하나의 사진처럼 나올 수 있게 했다. 이런 것들을 만들어 가면서 제가 상상한 것과 화면에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되게 세게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유해 보인다거나, 유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세게 보이거나. 내 표정이 이럴 때 더 이렇게 나오는구나, 조금은 거울을 보듯이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싸우자 귀신아’ 속 주혜성은 모든 악행의 중심축이자 가장 강력한 악인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 역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었고,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 스스로 악귀를 불러 왔다는 파격적인 결말로 시청자들을 충격으로 몰고 갔다. 이에 대해 권율은 ‘연민’의 감정을 시청자들이 느끼고 드라마에서 다른 메시지를 가지고 갈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과거, 어릴 때 핍박을 당하고 학대를 받으며 외롭게 자란 한 아이가 악귀를 불러 왔다는 극단적인 선택은 물론 실제로 일어날 수는 없는 설정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얘기다. 힘들고 학대당하고 소외당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분명히 있을 거다. 주혜성으로부터 그런 연민이 느껴졌다면 그런 불쌍한 친구들이 더는 생기지 않게 주변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15부까지 연기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16부 장면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회개하고 어머니와 경찰서에서 만나는 장면은 정말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
“1~15부까지 악행을 저질렀던 사람이 과거의 아픔이 드러나지만 과연 16부에서 경찰서 조사를 받고 어머니와의 만남에 있어서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후반부 연기에 더 집중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인 건 그런 부분들로 하여금 주혜성이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에게 좀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극단적인 선택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연민과 가여움을 느끼시면서 그런 피해자가 더 이상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혜성은 이제 인간 주혜성으로서의 삶을 찾아간 거니까”
김현지 역의 김소현과 박봉팔 역의 옥택연은 모두 권율보다는 어린 친구들이다. 함께 연기하면서도 많은 것들 배웠고, 특히 자신보다 고생한 스탭들이 정말 애틋하다는 권율은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길 줄 아는 사람 냄새가 나는 배우였다.
“현장 자체가 CG도 많고, 어려운 촬영이었다. 봉팔과 현지도 어려웠을 거다, 귀신을 보는 친구와 귀신인 친구를 연기하기가. 그 어린 친구들이 초반에 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잘 이끌어줬다.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고, 귀엽기도 하다. 특히 올 여름은 너무 더워서 모든 스탭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배우들 뿐 아니라 모든 스탭들이 힘들었다. 서로 의지를 하고 힘든 분위기에서 밝은 에너지를 계속 서로 가지고 간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몸도 힘들고 연기하기도 많이 힘들었지만, 서로 의지를 많이 하고 애틋한 작업이었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사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