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정’ 공유 vs ‘암살’ 하정우, 애국 신사의 품격 ‘낭만vs위트’ [영화의상 STORY]
- 입력 2016. 09.07. 15:22:49
-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7일 개봉한 영화 ‘밀정’은 ‘암살’과 1920, 30년대라는 미세한 시대차를 제외하면 의열단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배신자 찾기라는 소재까지 비교될만한 필요충분요건을 갖추고 있다.
영화 '밀정' 공유, '암살' 하정우
이뿐 아니라 비슷한 시대배경으로 인해 남자 주인공들의 베스트와 재킷을 갖춘 쓰리피스 슈트와 코트까지 클래식 드레스코드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 공유와 하정우는 의열단 리더 김우진, 살인청부업자 하와이안 피스톨을 맡아 유행과 격을 중시했던 당시 남자들의 감성을 슈트에 녹여냄은 물론 갈등의 축으로서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아우라로 시대극의 멋을 살린다.
그럼에도 이 두 영화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 밀정은 의열단을 통해 내일이 없는 삶을 사는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낭만주의 성향을 드러내는 반면, 암살은 서로다른 이해관계로 뭉쳤지만 항일투쟁을 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하게 매달리는 거친 남자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 미묘한 차이가 영화 전체 색깔을 지배한다. 밀정은 잿빛이 영화 톤 전체를 물들이지만, 캐릭터마다의 색이 영화의상을 맡은 조상경 감독이 언급한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았기에 풍류와 멋을 즐겼던‘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반면 암살은 이보다는 황토빛으로 질척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을 가진 휴머니티로 전혀 다른 톤이 영화 장면장면마다 깊숙이 배어있다.
공유는 여기서 블루와 네이비의 짙은 색감으로 차가운 느와르 분위기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으나, 윙칼라 셔츠라든가, 날렵한 보디라인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스트라이프 패턴은 어떤 상황에도 엄격하게 애티튜드를 지키는 신사의 옹골찬 멋스러운 고집을 보여준다.
하정우는 드레스셔츠에 타이까지 완벽하게 드레스업한 공유와 달리 노타이셔츠에 베스트와 폴로코트를 입고 페도라로 마무리해 세상을 등지고 사는 무정부주의자의 자유분방한 감성을 드러냈다. 또 하정우 식 위트가 살인청부업자 하와이안 피스톨 캐릭터를 또렷이 부각했다.
의열단 리더 김우진으로서 공유와 살인청부업자지만 결국 의열단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 하와이안 피스톨 하정우는 이렇듯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모습으로 일제강점기를 산 남자들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밀정’ ‘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