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블루스’ 상처로 상처를 어루만져줄 ‘희망가’ [종합]
- 입력 2016. 09.09. 16:07:19
- [시크뉴스 이보라 기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줄 영화 ‘한강블루스’가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한강블루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무영 감독을 비롯해 김정석, 김희정이 참석했다.
이날 이무영 감독은 “슬픈 일이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그러면서도 그 상처를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에게 상처가 있지만 그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회복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도 작은 위로를 받고 싶었고 영화를 보신 분들도 주변에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에게 위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만들게 됐다”고 ‘한강블루스’의 기획의도에 대해 밝혔다.
수녀가 되고 싶은 미혼모 마리아를 연기한 김희정은 “시나리오를 읽고나서 저도 감독님이 말씀하신 위로를 스스로 받았고 참여하고 싶었다. 또 마리아의 선택이 궁금했고 그 선택에 마리아가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마리아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이 있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고 촬영하면서는 다들 잘 챙겨주셔서 좋았다. 좋은 배우, 감독님과 함께 행복하게 촬영했다. 영화 후반부에 ‘이렇게 견디기 힘든 슬픔은 어디서 오나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저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지만 입 밖에 내본 적은 없다. 누구한테도 말해본 적 없는 그 대사를 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트렌스젠더 추자 역을 맡은 김정석은 배우, 스태프에게 ‘언니, 누나’라고 불렸다고 들었다는 말에 “첫 리딩이 끝나고 전체 회식이 있었다. 이 역을 제의받았을 때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때문에 감독님과 끊임없이 상의했고 오늘 영화를 보니까 그 과정이 새롭게 생각났다. 제가 스태프, 배우들한테 ‘언니, 누나’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그게 현장에서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다른 배우와 스태프한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김정석과 김희정은 영화에서 자매같은 ‘케미’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김정석은 “자매라고 하니까 낯설기도 한데 중간중간 재밌는 일도 많았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느낌의 작업이 아니었나 싶다. 추자가 마리아한테 여자로 인정받고 싶어하는데 그런 디테일한 부분들은 감독님이 잘 조율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한강블루스’는 9회차로 촬영된 흑백의 저예산 영화다. 이무영 감독은 흑백영화로 만든 의도에 대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옹색한 이유고 하나는 예술적인 선택이다. 이 영화를 2~3월초까지 총 9회 차에 걸쳐 촬영했는데 겨울에 컬러로 촬영하면 예쁜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한강에 카메라를 들이대 봐도 예쁜 느낌이 안 생겼다. 그래서 컬러의 어수선한 느낌이 흑백으로 갔을 때 좋은 이미지로 살아남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영화의 세계관과도 맞는 것 같아서 흑백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강블루스’에는 ‘희망가’가 전반에 걸쳐 세 번 나온다. ‘희망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무영 감독은 “일제강점기 때 가장 희망이 없어보였던 그때 ‘희망가’가 많이 불렸다. 또 세월호 사건 등 국가에 큰 슬픔이 있었을 때 정부가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줬으면 했는데 너무 못하니 우리 이웃끼리라도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고 희망을 꿈꿔보자는 의미로 ‘희망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강블루스’는 한강 물에 빠져든 초보 사제가 자신을 구해준 노숙자들의 생활에 동참하게 되면서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용서하고 화해해 나가는지를 그리는 영화로 오는 22일 개봉된다.
[이보라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