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그니피센트 7’ 이병헌, 할리우드 서부극서도 존재감 남다르다 [종합]
- 입력 2016. 09.12. 17:39:15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매그니피센트 7’(감독 안톤 후쿠아)이 오는 14일 전세계 최초로 개봉해 관객들을 찾는다.
‘매그니피센트 7’의 언론‧배급시사회가 배우 이병헌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12일 오후 2시에 열렸다.
‘매그니피센트 7’은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통쾌한 복수를 시작하는 액션 영화다.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병헌, 에단 호크 등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감각적이고 화려한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제 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이어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병헌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레드: 더 레전드’ ‘지.아이.조 2’ 등 여러 작품을 거치며 이번 ‘매그니피센트 7’을 통해 처음으로 정의로운 역할을 맡아 국내 관객들의 기대를 고조시킨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이며 주 무대는 미국 뉴올리언스 근처 배턴루지 지역에 제작된 ‘로즈 크릭 마을’로, 황야의 황량함과 낮은 초목이 어우러진 곳이다. 세트장은 몇 개의 건물이 아닌 전체 마을이 지어졌다. 말과 마차가 만들어내는 흙먼지와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은 보는 이들에게 영화 속에서 구현될 비주얼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이병헌은 단도를 주요 무기로 사용하는 빌리 락스 역을 맡았다.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액션 시퀀스를 직접 짜기도 했는데 이를 위해 정두홍 액션 감독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다양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7인의 무법자 가운데 총과 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빌리 락스 역을 맡은 이병헌은 이날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에 정말 많은 배우들이 있는데 다른 배우들은 다른 나라에서 각각 홍보를 하고 있어 혼자 인사를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영화가 내게 다가온 의미가 크다”며 “대여섯 살 때 쯤 아버지와 주말의 명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황야의 7인’이란 영화도 그 시절에 본 걸로 기억한다. 그때 이 다음에 카우보이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카우보이는 아니지만 배우로 인사드린다. 캐스팅에서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영광이고 기쁘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영화가 개막작으로 초청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점에 대해선 ”모든 배우들이 같이 함께 고생을 많이 하고 오랜 기간 제작에 들어갔기에 친해질 수 있었다“며 ”오랜만에 보니까 형식적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포옹하고 반가워했다. 그분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았고 천 명 넘는 듯한 관객들과 영화제에서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는 것만큼 배우에겐 행복한 때가 없는 것 같다. 한 명 한 명의 영화에 대한 리액션에 감사했고 나 또한 영화를 잘 봤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할리우드 영화 출연작 가운데 처음으로 선한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선 “악역을 하고 선한 역을 하는 것에 대한 감흥이 내게 그리 남다르진 않았다”며 “영화를 보는 분들은 악역과 선한 역이 큰 기준점이 되는지 모르나 연기를 하는 배우는 어설픈 선한 역보다 임팩트 있는 악역이 더 매력적일 때가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한 남다른 감회라기 보단 분명 이 역할은 1960년대 원작에서 제임스 코번이 한 역할이 발전된 것이고 동양인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감독 제작자가 동의해 날 캐스팅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그것이 이 작품을 하는데 있어 내겐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토론토 영화제’에서 100명 이상과 인터뷰를 했는데 의외로 ‘놈놈놈’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며 “미국 영화 기자도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고 많이 보는구나 생각했다. 힘든 걸로 따지자면 이 영화가 더 힘들었다. 중국은 흙먼지 때문에 힘들었지만 루이지애나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습도가 높았다. 햇빛에 쓰러지는 사람들이 발생해 앰뷸런스가 항상 대기했다. 워낙 습한 걸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뱀 잡는 스태프가 따로 있었는데 몇 달 동안 그분들은 뱀만 잡았다. 좋게 얘기하면 이국적이었고 악어 뱀 등을 잡으러 다니는 걸 본다는 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크리스 프랫은 늪인지 호수인지 모를 곳에서 뭔가를 잡아서 요리를 해달라고 한 뒤 점심으로 먹더라. 그런 걸 보고 환경도 사람도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토론토에선 리메이크작으로서의 부담감에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는데 가장 부담을 갖는 건 감독”이라며 “부담감을 떨치기 힘들었을 텐데 안톤 감독이 젊은이들마저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한단 생각을 가졌기에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오히려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에단 호크와의 호흡에 대해선 “두 사람을 따로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형제같이 나온다”며 “의도적으로라도 가까이 지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친해졌고 같이 술도 하고 그의 식구들이 자주 놀러와 같이 친해지기도 했다. 에단 호크가 문학적이다. 두 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내게 세 번째 책의 초판을 선물했는데 그때가 계속 떠오른다. 예전에 팬이었는데 그런 배우와 친구가 됐단 자체가 배우로서 행복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딱히 얻고 싶은 게 있다기 보단 모든 영화가 그랬듯 어떤 식의 영향이든 좋은 쪽으로 영향을 끼쳐 새로운 역, 새로운 영화를 내가 만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놈놈놈’의 박창희의 캐릭터를 이번 배역에 반영했느냐”는 질문에 “안톤 감독이 ‘놈놈놈’의 박창희를 한 번도 언급하진 않더라”며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고 그 부분은 감독과 내 생각이 같았다. 내게 제임스 코번의 정서적인 측면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된다. 서부극을 해봤지만 말 타는 방식이나 여러 가지가 달라 새로이 배워야 했다. 총도 훨씬 무겁게 느껴지더라. 총을 항상 손에서 가지고 놀 수 있게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칼 또한 ‘지. 아이.조’에서 검을 써보긴 했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주는 게 좋으니 새로운 기술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여러 인종이나 성별을 바라보는 시각이 옳고, 빌리가 나중에 굿나잇 로비쇼(에단 호크)를 챙겨주는 인상이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안톤 감독이 많이 열어놓고 가는 스타일”이라며 “에단 호크와 내게 신을 만들어 들려달라고 할 정도였다. 마지막 종탑 시퀀스는 에단 호크와 내가 거의 대사와 상황을 만들어 찍었다. 특히나 애정이 많이 가는 시퀀스다. 지금껏 애드리브가 많이 허용이 안됐다고 생각한건 내 착각이라 생각했다. 그 동안 부끄럽고 용기가 안나 그저 대본 대사에만 충실했는데 이번에 촬영을 하며 마치 우리가 작가인 듯 원래 대본에 없는 신들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가능성과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새로이 느낀 점에 대해 말했다.
오락적 재미가 극대화된 후반부 액션 신에 대해선 “장르에 관계없이 어떤 장르든 좋아한다”며 “많은 CG(컴퓨터그래픽)가 들어간 영화를 많이 찍고 보다가 직접 아날로그 액션을 찍으니 보통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나와 에단 호크가 종탑 위에서 총을 쏘면 거짓말처럼 아래에서 말을 타던 이들이 죽고 하는 걸 보니 위에선 편해도 아래에선 얼마나 괴로울까 생각이 들었고 모든 걸 직접 해야 한단 점이 여러 가지 면에서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 액션에 대해 말하자면 예를 들면 빌리가 싸우는 장면이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대본에 항상 그려져 있지 않다. 우리 스턴트는 대부분 말 등에서 떨어지는 것에 특화된 분들이다. 그분들이 특히 칼로 액션을 할 땐 나와 합을 맞출 수 없어 내가 만들어가야 했다. 초반에 내 의견으로 찍어나가다가 연기와 액션만으로도 힘들어 정두홍 감독에게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6일 정도 시간이 된다며 날아와 줬다. 안톤 감독에게 정두홍 감독을 소개하고 날 도와줄 거라고 설명한 뒤 액션 합을 많이 맞춰 촬영했다. 대본에선 거의 ‘빌리가 마을 사람들에게 칼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나와 있었다”고 액션신에 있어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에 대해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운 좋게 미국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가장 이상적인 배우로서의 삶을 사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계획한다고 다 되면, 야망을 갖는다고 다 되면 누구나 야망만 가질 거다.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는데 늘 다음 작품에 대한 감정을 그렇게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할리우드 작품으로 명절에 찾게 된 소감에 대해 묻자 “추석엔 뭐니 뭐니 해도 서부영화”라며 “어떨 땐 한국영화를 사랑해달라고 하고 이렇게 또 미국영화를 가지고 왔다. ‘밀정’도 있지 않느냐. 둘 다 잘 됐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추석엔 서부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끝으로 그는 “이전 명작의 클래식한 스토리에 안토안 후쿠아 감독만의 스타일리시하고 쿨한 터치와 통쾌한 액션이 있기에 즐겁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던 제임스 호너가 불행히도 영화를 찍는 동안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7곡을 안톤 감독에게 주고 떠났다. 영화가 끝나고 ‘황야의 7인’의 오리지널 음악이 흘러나온다. 개인적으로 서부영화에 대한 향수가 있어 그런지 마지막 음악을 들으며 감흥이 컸다. 서부영화를 느낄 기회가 오랜만에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러닝타임 133분. 15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