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그니피센트 7’ 개성 넘치는 7인이 펼치는 젊은 감각 서부극 [씨네리뷰]
- 입력 2016. 09.14. 22:19:16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서부극을 사랑하는가. 이병헌의 연기를 좋아하나. 이병헌이 할리우드 서부극에 캐스팅됐단 소식에 그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를 갖는 이들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고 ‘서부영화’란 말에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아름답고 세련된 영상에 놀랄 것이다.
영화 ‘매그니피센트 7’(감독 안톤 후쿠아)가 14일 전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제 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이어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데다 국내에선 배우 이병헌이 유수의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영화제에서 해외 언론의 호평을 받기도 해 국내에서도 개봉 전부터 관심을 얻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1879년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의 탐욕적인 악행과 착취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쫓겨나게 된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지켜본 엠마(헤일리 베넷)는 치안 유지관을 가장한 현상금 사냥꾼 샘 치좀(덴젤 워싱턴)을 찾아가 전 재산을 건 복수를 의뢰한다. 샘 치좀은 도박꾼 조슈아 패러데이(크리스 프랫),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에단 호크), 암살자 빌리 락스(이병헌), 무법자, 추격자 그리고 인디언 전사까지 7인의 무법자들을 모아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는데… 과연 이들의 복수는 성공할까.
‘트레이닝 데이’ ‘태양의 눈물’로 주목받기 시작한 안톤 후쿠아 감독은 ‘더 이퀄라이저’ ‘사우스포’ 등에서 각기 다른 액션의 맛을 살린 연출로 사랑받았다. 이제 그는 ‘매그니피센트 7’으로 무기를 가리지 않고 휘몰아치는 무법자들의 액션을 담았다. 캐릭터와 배우의 성격을 담아낸 개성 넘치는 7인의 액션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특히 ‘아바타’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마우로 피오네 촬영감독과의 호흡으로 리얼리티를 살린 액션을 완성했다. 음악은 영화에 유쾌함을 더했다. ‘타이타닉’ ‘아바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등의 고(故) 제임스 호너 음악 감독은 이 작품을 유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60년 개봉한 율 브린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주연의 영화 ‘황야의 7인’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황야의 7인’은 존 스터지스 감독이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로 배경을 옮겨와 리메이크했다. 당시 ‘황야의 7인’은 할리우드 최고의 대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화려한 멀티캐스팅으로 화제를 낳았다. 화려한 캐릭터가 돋보인 원작만큼 ‘매그니피센트 7’의 7인의 무법자 역시 다채로운 캐릭터가 각자의 매력을 뽐낸다. 실제 서부 개척시대에 다양한 인종이 미국에 모여들었던 것에서 착한해 기존 서부 영화의 주인공이 백인 위주였던 틀을 깨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한국인, 실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출신의 배우 등이 등장한다.
로즈 크릭 마을을 구하기 위해 7인의 무법자를 모으는 리더이자 현상금 사냥꾼인 샘 치좀을 연기한 덴젤 워싱턴은 묵직한 연기와 카리스마로 중심점이 된다. 샘 치좀의 오른팔이자 가장 먼저 7인에 합류한 조슈아 패러데이 역을 맡은 크리스 프랫은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캐릭터로 밝은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트레이닝 데이’에서 안톤 후쿠아 감독·덴젤 워싱턴과 호흡을 맞춘 에단 호크는 남북전쟁 후 서부를 배회하는 전설의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 역으로 등장해 빌리 락스를 연기한 이병헌과 진한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이병헌이 연기한 빌리 락스는 미스터리한 암살자로 칼뿐만 아니라 권총, 라이플 등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베일에 싸인 듯한 신비스런 눈빛과 능숙하게 총, 칼을 다루는 날선 액션이 암살자라는 수식어에 맞아 들어간다. 곰처럼 거칠고 공격적인 추격자 잭 혼을 연기한 빈센트 도노프리오, 샘 치좀에게 쫓기는 수배범인 무법자 바스케즈 역을 맡은 멕시코 출신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원주민인 코만치 부족의 전사 레드 하베스트를 연기한 실제 원주민 혈통의 마틴 센스메이어 역시 각각 개성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매그니피센트 7’은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통쾌한 복수를 시작하는 액션 영화다. 제작진은 ‘황야의 7인’에서 일곱 명의 무법자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무참히 짓밟힌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거는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 오늘날에도 7인의 무법자 같은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을 만큼 암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에 7인의 단호한 복수극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관객의 과거 서부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몹시 현대적인 감각의 연출로 젊은 세대를 포함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를 완성했다. 7인이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은 아름답다. 서부극 특유의 무법자들 사이의 침묵의 심리전은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능수능란하게 총을 다루고 쏘는 장면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다양한 인종을 한데 모은 7인의 다양한 외모와 액션 등이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발군의 연기, 감각적인 영상, 화려한 액션 삼박자가 들어맞는 세련된 서부영화의 탄생이다. 러닝타임 133분. 15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