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준상 탐구생활, 연기-음악-연출 그의 ‘무한도전’ [인터뷰②]
- 입력 2016. 09.15. 15:33:0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젊은 친구들과 무대를 항상 하니까요. 힘들긴 하지만 20년 넘게 한 거라 내 큰 원동력이기도 해요. 이삼십 대 어린 친구들과 친구·연인으로 연기를 하는 것도 무대이기에 가능하죠.”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유준상(48)을 만나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 제작 시네마서비스)를 주제로 영화와 ‘배우 유준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가 무색하게 동안을 자랑하며 나타난 그에게 ‘대체 비결이 뭐냐’고 묻자 가장 배우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공연을 하며 유지해온 그의 열정이 그를 여전히 젊음에 머무르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열정은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을 넘어서 연출로 까지 이어졌다. 영화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을 연출해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지난 8월 열린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은 밴드 제이 앤 조이 투웬티(J n joy 20)로 활동 중인 그가 지난 해 밴드 동료인 이준화와 함께 남해로 떠났던 4박 5일의 음악 여행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음악을 좋아해 음악의 연장선으로 음악영화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만들면 음악영화를 만들 예정이다. 소소한 일상 다루는 스무 살 어린 친구와 작업하고 있다. (공연 음악 연출 등은) 결국 좋은 연기를 하려고 하는 것들이다. 스무 살 때 뮤지컬 배우를 꿈 궈 지금까지 하는 것도 큰 행운이다. (공연을 하면서) 노래 레슨을 계속 받아야하니 언젠가 음반을 내야겠단 생각이 있어 음반을 냈고 좋은 감성을 내게 됐다. 그런 게 연기에 다 도움이 된다. 이번에 ‘고산자’를 준비하며 흥선대원군에 대해 공부한 것, 음악 공연을 한 것 그런 게 배우로서 큰 공부인 것 같다.”
그는 음악을 좋아해 음악영화를 만들었고 음악 작업은 또 그가 좋아하는 여행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서 영향을 받아 결국 그것들을 하나의 창조적 형태로 만들어 내는 것은 그가 얼마나 열정적인 사람인지를 알게한다.
“여행을 좋아해 여행에 관련된 음악을 만든다. 여행지에서 느낀 것을 음악으로 만드는데 예를 들어 (독일의 소설가) 헤르만 헤세 생가를 가서 ‘헤르만도 그 바람을 느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런 걸 고민해 음악으로 만든다. 그런 작업은 디테일한 영화 후반 작업과 비슷한 것같다.”
영화 드라마 공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동하는 그에게 우선순위가 있을 지 궁금했다.
“내가 즐거우면 저예산 영화든 상업영화든 상관없이 재미있는 얘기를 전달하고 싶다. 공연하며 가장 재미있는 건 연습한 이야기를 두 시간 반 동안 전달하는 과정에서 관객이 웃고 눈물을 흘린단 거다. 관객이 좋은 에너지 받았으면 좋겠다. 영화도 사람들에게 이야기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사회 고발적인 것들, 그런 영화 드라마도 오면 언제든지 열려있다.”
그는 한 작품을 오랜 기간 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작품이지만 공연을 해 나가면서 스토리나 인물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그날들’ ‘삼총사’를 6년 했다. 창작뮤지컬 ‘그날들’ 삼연을 하면서 내 임무를 찾았다. 과거에 찾지 못했던 이야기와 인물에 대한 디테일에 대해 더 찾을 수 있었고 그에 따르는 기쁨이 있었다. ‘삼총사’의 경우 외국 작품을 가져왔지만 다 우리가 재창작했다. 브로드웨이의 유명한 작품과 창작 뮤지컬, 두 가지 작품이 들어오면 창작뮤지컬을 택한다. 창작뮤지컬을 하는 것 만큼 기쁜 게 없다. 우리가 만들어 우리가 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삼총사’는 내후년에 10주년으로 끝낸다.”
그는 브로드웨이 대작보단 ‘프랑켄슈타인’ ‘그날들’ 등 창작 뮤지컬을 선호하는 편이다. 작품과 작가 연출진 등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선택이다.
처음 어떤 작품이 들어왔을 때 작품·연출가·작가를 본다. 장유정 작가의 ‘멜로드라마’라는 연극이 있었는데 ‘이사람 작품이면 나중에 꼭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당시 격려를 했었다. 10년 뒤 ‘그날들’로 장유정 작가와 만났다. 김광석의 노래로 만들었는데 음악을 듣자마자 마음으로 결정해 놓고 ‘24시간만 달라’고 말만 그렇게 했다. ‘프랑켄슈타인’도 마찬가지로 워낙 그 연출가와 많이 같이 했기에 흔쾌히 하기로 했었다.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 같다. 부담감 보단 창작물의 대본을 봤을 때의 재미와 잘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데뷔 초 뮤지컬로 시작한 그는 꾸준히 뮤지컬 공연을 해 왔다. 뮤지컬을 통해 그는 연기 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내공도 키워왔다. 그것이 연기력은 물론 음반과 음악영화 연출 등 또 다른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연극·뮤지컬로 시작했기에 계속 해야겠단 내 나름의 소신이 있다. 어린 시절에 뮤지컬을 택했는데 그땐 춤 위주였기 때문에 그렇게 노래를 잘 안 해도 됐었다. 어느 순간 노래가 안 되면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없어 레슨을 오래 받았다. 9~10년째 받아 계속 하며 쌓아온 시간이 아까운 것도 있다. 뮤지컬 공연 때 실제 눈물을 많이 흘리는데 다섯째 줄부턴 눈물이 안 보인다. 셋째 줄 정도까지의 앞 쪽 관객은 보일 거다. ‘2층, 3층 관객에겐 내가 뒷모습으로 울지언정 꼭 전달이 되게 하겠다’ ‘관객에게 정말 성의껏 들려주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계속되다 보니 무대에 대한 애착이 강해졌다. 그런 게 드라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도 도움이 된다. 수백 번을 2000명 앞에서 공연한 많은 경험치가 도움이 된다. 공연은 1~2년 전 캐스팅을 한다. 내년 내후년 공연에 캐스팅이 되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드라마·영화를 하는데 다행히 중간 중간 시간을 맞춰서 했다. 그 동안 공연과 겹쳐서 했는데 이제부터 같이 하는 건 힘들 것 같고 공연이 비는 시간에 영화·드라마를 하거나 혹은 한 해에 두 세편 하던 공연을 한 편으로 줄이는 등 방법을 찾을 생각이다.”
그는 조승우와 함께 공연 드라마 영화 등 분야를 넘나드는 활동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 그들이 롤모델로서의 조언을 부탁하자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꽤 긴 호흡으로 진지하게 답했다.
“나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내가 뮤지컬을 시작할 땐 정말 드라마 영화 쪽을 가면 어느 분도 인정해주는 분이 없었다. ‘왜 카메라 앞에서 턴을 도느냐’ ‘동작이 크다’는 그런 말을 듣는 등 초창기에 아픔이 있었다. 공연을 하는 사람으로서 오히려 더 잘한단 소리를 들어야지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단 생각을 했다. 특히 그때 뮤지컬 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없어 더 독하게 마음먹고 했다. 그런 시련들을 후배들이 잘 견뎌내야 한다. 공연하는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순간만큼 배우에게 훈련할 수 있는 장은 없다. 무대에서 두 시간 반 동안 하는 게 아니라 더 향상되게 한 신 한 신 최선을 다해야, 임하는 자세가 남달라야한다. 무대 뒤에 있는 순간 최선을 다해 차분하게 많은 생각을 하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봐야한다. 거기서 더 많이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드라마 영화 가면 더 잘하게 된다. 한걸음씩 단계적으로 밟아나가면 되리라 본다. 흥선대원군을 연기하며 하는 발성도 발성훈련이 안되면 그런 소리가 나올 수 없다. 뮤지컬을 하며 하는 그런 소리 훈련이 결국 연기에 다 도움이 되는 것처럼 뮤지컬을 할 때도 연기를 한 것들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된다.”
올해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지난 7일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이어 오는 11일 출연작인 홍상수 감독의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공연과 콘서트 준비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날들’ 공연을 오는 11월 3일까지 잘 마치고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 등과 프리미엄 콘서트 지방 투어를 할 예정이에요. 뮤지컬 콘서트가 하는 게 쉽지 않은데 관객이 많아 행복해요. 내년에 열릴 일본 공연도 준비하고 있어요. 아이돌만 가는 게 아니라 40대 이상인 우리가 일본 공연을 해요. 음악 콘서트도 매년 개인적으로 하고 있고 보고 있는 내년 신작 영화 시나리오도 있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