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앤 무비] 영화 ‘터널’ OST, 죽음의 문턱에서 찬란한 클래식
입력 2016. 09.19. 13:54:05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죽음의 문턱에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삶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리라’하고 조용히 눈을 감게 되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나.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가장 쉽게 자극하는 예술이다. 그렇기에 음악은 단순히 듣는 행위만으로도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때보다 불행할 때 음악을 찾는다.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음악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위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극한의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 음악이 가진 가장 위대한 기능이 아닐까.

영화 ‘터널(김성훈 감독, 쇼박스 제공)’에서 정수(하정우)에게 클래식 음악은 터널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의지를 지켜나갈 수 있는 희망으로 그려진다.

정수는 큰 계약건을 앞두고 들뜬 기분으로 집에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콘크리트 잔해뿐. 차 안에는 78% 남은 배터리의 휴대폰과 생수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가 전부다. 이윽고 그는 핸드폰을 통해 외부와 연락하며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강구한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사고 대책반의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은 꽉 막혀버린 터널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지만 구조는 더디게만 진행되고. 결국 핸드폰마저 밧데리가 다하고 정수는 더욱 극한의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그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의 이것저것을 만져보기 시작한다. 지지직거리는 라디오. 그러다 한 채널이 맞춰진다. 바로 클래식 음악 채널. 사면초가인 그의 상황과는 정반대의 우아한 선율이 흘러나오고 곧 그는 심신의 안정을 찾게 된다.

구조 후 그는 아내가 운전 하는 차안에서 다시금 라디오를 켠다. 이때 나오는 음악이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정우는 “내가 교향곡 하나 쓰고 나왔을텐데”라고 너스레를 떤다.

20세기 최고의 교향곡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는 전통적 형식에 현대적 감성을 아우르는 작곡가로 손꼽힌다. 1955년 친구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 트라흐의 연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그의 작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주인공이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장면에서 이 곡이 ‘터널’의 엔딩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감상하는 것은 영화를 감상하는 또 다른 묘미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터널’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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