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물’ 김기덕 감독, 남북문제 진단의 필요성을 제시하다 [종합]
- 입력 2016. 09.28. 17:19:5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김기덕 감독의 22번째 신작인 영화 ‘그물’(감독 김기덕 , 제작 김기덕필름)이 다음 달 6일 개봉된다.
‘그물’의 언론시사회가 김기덕 감독, 배우 이원근 김영민 최귀화 등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오후 2시에 열렸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다. 류승범이 북한 어부 남철우 역을 맡았다. 남한의 감시 요원 오진우는 이원근이 연기했다. 김영민 최귀화가 각각 남한의 정부기관 조사관과 실장 역을 맡았다.
김 감독은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풍산개’ ‘붉은 가족’ 등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 연장선상에서 거론하고 싶어 만든 영화”라며 “슬프고 암울하게 결론이 났는데 현실은 반대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진단하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생각이다. 강대국 사이에서 핵심은 우리 자신이라는 문제를 제기해 봤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물’이란 제목의 의미에 대해선 “‘그물’이 국가, ‘물고기’는 개인”이라며 “내 영화가 늘 그랬듯 사실을 자세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큰 뜻에서 이미지를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소재에 대해선 “영화에 나오는 조사 과정에 대해 실제 상황을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외부적으로 나오는 뉴스나 정보, 사건 등을 통해 추론할 수 있는 게 있는 것 같다”며 “공간이나 디테일은 만들어냈다. 정확한 사건을 가져온 게 아니라 여러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영화로 극화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화 '수취인불명‘도 내 자전적 이야기가 거의 80%”라며 “아버님이 6.25에 참전해 실제 실탄을 맞아 후유증을 겪었다. 그런 게 내게 적대감을 갖게 해 해병대를 갔었고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개인적 분만으론 남북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남북관계가 달라진 점이 없다.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건지 몰라도 내겐 남북문제가 중요하다. 좀 있으면 이산가족 세대도 돌아가시고 남북이 아니라 2개 국가로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이들의 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열강들 사이에서 대리전의 전쟁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스스로 우리 문제를 직시하자는 생각이다. 다행히 15세 관람가로 나와 청소년들도 이 영화를 보고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외신의 평에 대해선 “내 영화다 보니 외신 리뷰를 나도 찾아보는데 미국,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리뷰가 나왔는데 디테일을 잘 이해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임진강에 실제 어부가 없어서 그렇게 넘어오기 쉽지 않다. 임의적 설정이었고 우리 당사자가 보는 것과 좀 차이가 있었다. 영화 자체론 남북을 누가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비평이 있었다. 누가 더 가혹한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 모습을 보였기에 그런 평을 한 것 같다. 외부적 시각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한편으론 오늘 본 분들의 평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전했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형과 관련된 신에 대해선 “가난하고 힘들더라도 우리의 본질적인, 아날로그적인 마음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의미”라며 “자본주의의 유혹이 많지만 결론적으론 본질적인, 남북한이란 큰 덩어리 안의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진심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했다”고 간단히 해석을 제시했다.
아울러 철우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선 “비늘이 빠지고 아가미도 찢어지고 참혹한 그물에 걸려 영혼이 파괴됐다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가족도 힘든 경험을 했단 걸 알게 되는데 고기 잡던 어부가 당하기엔 너무 가혹한 일이다. 현실에선 우리도 그런 어부가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매일 울며 만들었다”며 “어떤 분들은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다 왜 북한에 대해,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왔다 갔다 하느냐고 지적하는데 날카롭게 지적해 달라. 우리가 안전해야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에 가서 원전문제에 대한 것도 찍었다. 우리 세대만을 위해 만든 게 아니고 다음 세대에게 남북관계에 대해 뭔가 물려주고자 만든 영화”라고 강조했다. 러닝타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