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이계벽 감독이 말한 ‘배우 유해진’에 대한 오해 [인터뷰①]
입력 2016. 10.12. 11:51:15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사람들이) 정말 오해하는 것 같은 게, (유)해진 형은 ‘애드리브’란 게 거의 없어요. 대본대로 해요.”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계벽 감독(46)을 만나 영화 ‘럭키’(제작 용필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럭키’는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가 목욕탕 키(key) 때문에 무명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코미디 영화다. 일본 우치다 켄지 감독의 ‘열쇠 도둑의 방법’을 기본 설정만 남겨둔 채 대한민국 정서에 맞게 각색해 새로운 코미디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2005년 ‘야수와 미녀’로 데뷔한 지 11년 만에 ‘럭키’로 돌아온 그는 이번 영화를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무한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럭키’의 주역 유해진은 ‘애드리브’를 잘 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유해진은 앞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애드리브’라고 하는 건, 실은 대사나 표정 등의 즉흥연기가 아닌 촬영현장에서 생각해낸 아이디어이며 의논을 거쳐 적용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무명배우를 연기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힌트로 제공했고 이것이 실제 영화의 한 장면으로 탄생됐다. 유해진과 함께 작업을 한 이 감독은 유해진의 ‘애드리브’에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짚었다. 아울러 실제 촬영 현장에서 본 그의 작품에 임하는 모습에 대해 전했다.

“‘애드리브’라 하면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이잖으냐. (유해진은) 작품을 대본대로 한 번 찍고 나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상대배우에게 이야기해 회의를 한다. (상대) 배우와 상의해서 한 번 연기를 하는 거다. 애드리브라고 해서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흐름을 깰 수 있단 걸 아니까 카메라 뒤에서 얘기 하고 (카메라 앞에) 가서 하는 거다. 계획하고 상의한다.”

‘유해진의 원톱 코미디.’ 일단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슬쩍 웃음이 나온다. 수트를 차려입고 권총을 든 유해진의 모습에 ‘럭키’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포스터는 색다른 코미디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낸다. 이런 유쾌한 조합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이 감독은 유해진 외엔 생각한 배우가 없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형욱은) 굉장히 잘 생긴 배우, 멋있는 킬러로 생각했다. 그래야만 무명배우가 됐을 때 대비가 되서 훨씬 코믹함이 돋보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작사에서 ‘유해진 어떠냐’는 얘기가 나왔을 때 갑자기 내가 원했던 지점이 환기됐다. 킬러 보단 기억을 잃고 어떻게 되느냐하는 포인트가 더 중점이 되는 걸 각인시킬 수 있어 유해진은 신의 한 수, 좋은 선택이었다.”

유해진은 절제된 코미디를 지향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앞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 감독 역시 주인공의 연기 방향에 있어 유해진과 같은 생각이었을까.

“그렇다. 전작(‘미녀와 야수’)도 그렇지만, (영화가) 코미디면 ‘내가 까불어야 되나’라고 (배우들이)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그게 나쁘단 게 아니라 다양한 선택을 하는 거다. 난 재미있는 상황 속에 있는 인물이 더 중요했지, 인물이 상황을 만드는 건 별로 원치 않았다. (유해진) 형이 얘기한 게 그런 부분 인 거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의견의 일치가 이뤄졌다.”

이 감독은 배우의 말에 귀 기울이며 영화를 함께 만들어 나갔다. 유해진 역시 감독과 함께 의논하며 영화를 만든 점이 좋았다고 말한 바 있다.

“형욱은 기억을 잃는 시점을 기준으로 변화를 많이 겪는 인물이다. 그래서 해진 형과 그 얘길 굉장히 많이 했다. 대체 어느 시점부터 이 친구가 달라진 인물이 될까를 고민했다. (기억을 잃은 형욱이) 처음엔 혼란스러워하지만 자기가 가진 본성 때문에 날카롭기도 하고 약간 신경질 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열심히 살아야겠단 생각을 하고 굉장히 따뜻하게 변한다. 어떻게 보면 킬러로서의 자신의 모습 이전의 진짜 자기 본성을 보여주니까 그 시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 걸 계획할 정도로 (유해진이) 좋은 배우다.”

실제 무명배우 시절을 겪은 유해진은 경험담을 들려줬고 이 감독은 그런 그의 경험담을 실제 영화에 담았다. 이 감독은 아쉽게도 영화에 포함하지 못한 장면에 대해서도 비화를 들려줬다.

“(유해진이 낸 아이디어가) 많았다. ‘연기 연습 할 때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었더니 여러 얘기를 해주셨다. 없앤 것 중 재미있는 장면이 있다. 용각산 먹는 장면이다. 발성연습하다 목을 다쳐서 먹는 장면이었다. 실제 연극배우들이 많이 먹는다더라. 그 장면을 넣으면 연극하는 분들은 박장대소 하겠지만 관객은 이해를 못할 것 같더라.”

이 감독은 유해진이란 배우가 뿜어내는 인간미와 영화를 함께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그의 능력, 배우로서의 연기력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이준 역시 캐릭터의 외모나 연기에 있어 감독이 요구한 이상의 노력을 스스로 들이는 열정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조연배우들 역시 연기의 ‘구멍’이 없을 만큼 제 역할을 다 했다며 주연 배우 유해진 이준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노력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해진 형의 능력과 연기 덕에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걸 얻은 것 같아요. 특히 형욱이란 캐릭터가 갖는 인간미가 영화를 더 채워줬어요. 이준을 비롯한 여타 다른 배우들과 조연까지 모두 정말 잘 해 줘서, 어느 선의 영화의 감성이 있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얻어 감사해요.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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