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다’ 이다은 디자이너, 옷 위에 펼치는 예술 세계 [SFW인터뷰]
입력 2016. 10.14. 16:24:59
[매경닷컴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블리다(VLEEDA)의 이다은 디자이너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사이를 넘나드는 매우 영민한 디자인 세계를 보여준다.

“블리다는 텍스타일의 존재감이 강한 브랜드다. 입는 사람이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게 나의 바람이다. 사실 자신을 숨기거나 가리려고 입는 경우도 많지 않나. 나는 반대로 옷을 입어서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옷을 만들고 싶다”

블리다는 베리 리다(Very LEEDA)의 줄임말로 가장 ‘이다은스러운 것’을 만든다는 뜻이다. 홍익대학교 섬유미술 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그녀는 예술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패션에 접근한다. 단순히 ‘보는 미술작품’에서 나아가 ‘입을 수 있는 아트’를 만들어 내는 게 블리다만의 특징이다. 이는 아트워크 주제의식을 옷에 담아내는 ‘아트워크 온 패브릭(Artwork on Fabric)’을 통해 실현된다.

“사실 아트를 옷으로 해석한다고 하면 오뜨꾸뛰르처럼 입기에 난해한 아트 투 웨어(Art to wear)를 상상하기 쉽다. 우리 브랜드는 패브릭을 도화지처럼 생각해서 옷에 그림을 그린다는 개념이다. 아트워크를 창작한 뒤 텍스타일로 변환, 옷에 적용하는 모른 과정을 포함한다”


2017S/S시즌 블리다는 2D와 3D를 합성한 초현실적인 느낌의 패턴 의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대형 조각품의 이미지를 아트워크로 변환, 여기에 브랜드 고유의 색을 불어넣어 마치 살아 숨 쉬는듯한 매력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아트워크는 일 년에 한 번씩 만들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이카루스의 날개’를 주제로 나의 현재 상황을 담아냈다. 이카루스가 해를 보고 추락하는 내용이다. 미지의 상황을 보고 이상향을 보고 나아가는 과정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자유를 추구하는 도중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추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유와 여유의 중간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3D프린터나 조형물 등 예술작품을 통해 패션에 접근하려는 시도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게 디자이너의 설명.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하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끝까지 밀어붙였기에 결과적으로 완성도 높은 텍스타일이 탄생할 수 있었다.

“저번 2016S/S 시즌의 주제가 ‘보이는 대로 믿지 말라’는 주제였다. 단편적인 요소만 보고 실제 모습을 믿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앞에서 보면 예쁜 꽃의 모습이지만 뒤에서는 삐죽 빼죽한 형태가 나오도록 만들었다. 이 작업의 도안인 그래픽 파일이나 실물 사진 등에 질감을 얹어 완성된 텍스타일을 만들었다. 보통 다른 브랜드에서 안 쓰는 기법이다 보니 좀 더 깊이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인지도를 쌓아올리는 단계이지만 이다은 디자이너의 포부는 남다르다. 하나의 예술적인 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다른 브랜드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수준 높은 텍스타일을 보면 그녀의 ‘이유 있는 자부심’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도 아티스틱한 의상에 대한 동경이 강하다. 지금은 디자이너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아티스트라고 불리고 싶다. 블리다하면 새로운 룩이 연상되는 또 하나의 사조를 만들고 싶은 것이 큰 꿈이다. 지금은 커다란 꿈을 향해 쌓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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