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주상욱 묵직한 드라마 속 한 줄기 빛 ‘류해성의 허세’ [인터뷰]
입력 2016. 10.25. 10:13:04

‘판타스틱’ 주상욱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끊임없이 작품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작품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끝나고 나면 ‘쉬어야지’라고 항상 생각하는데, 들어오는 작품을 보면 또 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나는 좀 쉬고 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보면 3개월밖에 안 지난 경우도 있고요. 언제까지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캐릭터를 소화해 보고 싶습니다”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이 줄곧 따라다녔던 주상욱이 JTBC ‘판타스틱’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만능 배우’,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해 시청자들의 굳건한 지지를 얻었다.

JTBC ‘판타스틱’에서 허세 가득한 톱스타 류해성 역으로 분한 주상욱을 지난 24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류해성으로 살면서 한껏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는 그는 끝난 작품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상욱이 류해성 역을 맡아 열연한 ‘판타스틱’은 이판사판 오늘만 사는 멘탈갑 드라마 작가 이소혜(김현주)와 똘끼충만 발연기 장인 톱스타 류해성의 짜릿한 기한 한정 연애담으로 ‘시한부’라는 소재 때문에 드라마 시작 전부터 새드 엔딩이 되거나 너무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가진 않을까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주상욱은 묵직한 ‘웰 다잉’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 속에서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류해성 역을 맡아 드라마의 분위기를 반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처음 류해성 캐릭터를 만들 때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마지막에 연기할 때는 배우들이 전부 정말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연기해서 호흡이 맞을 만 하니까 끝나는 16부작이 아쉬울 뿐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짧다. 다 친해지고 ‘이제 눈만 봐도 알겠구나’하면 드라마가 끝난다. 특히 이 드라마는 더 아쉬운 것 같다”

특히 주상욱은 극중 류해성이 발연기를 하는 허세 톱스타였기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발연기’까지 ‘진짜 연기’로 소화해내며 ‘인생 캐릭터’라는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다들 무겁게 흐르는 이야기 속에서 웃음 가득한 ‘발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극 전체의 흐름을 자칫 방해할까 너무 어려웠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대충하면 발연기지’ 이렇게 생각했다. 근데 코믹 연기라는 게 힘든 것 같다. 재밌게 연기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발연기가 힘든 것보다 그걸로 시청자 분들에게 웃음을 드려야 한다는 점이 힘들더라. 끝나고 보니 잘한 것 같더라. 그런 장면들은 그냥 단순하다. 보시는 분들이 보고 재밌고, 웃으시면 좋은 거다. ‘못 했네’가 아니라 ‘재밌다’라고 말하시면 제가 잘한 것 같다”



이런 허세 가득한 ‘발연기’ 류해성 역을 다른 사람이 했으면 어땠을까. 주상욱은 묵직하고 진중한 사람이 아닌 약간은 편안한 자신이 했기 때문에 비슷한 성격을 만들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류해성은 발연기도 포인트가 있지만, 사실은 캐릭터 자체가 허세에서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그런 허세를 부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밝은 성격은 비슷한 것 같다. 차분하고, 과묵하고, 진지하고, 진중하고 그런 사람이었으면 류해성 연기를 그렇게 하기가 수월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저도 (진지하고 과묵한) 그런 성격은 어떤 느낌인지 잘 몰라서, 그렇기 때문에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류해성 캐릭터 완성의 8할은 오창석(조재윤)과의 케미라고 말할 정도로 두 사람은 엄청난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실제 주상욱과 조재윤은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일면식이 없었기 때문에 드라마 시작 전부터 친해지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둘도 없는 형, 동생으로 나온다. 형이 진짜 좋은 사람인 게, 처음 리딩을 하고 촬영을 들어가기 전부터 먼저 저에게 다가와서 장난도 치고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덕분에 연기할 때도 진짜 친한 형, 동생처럼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친해지고 나니까 애드리브나 다른 것들 호흡을 맞출 때도 너무 수월했다. 그게 한 번이 어렵지 다음부터는 아주 쉽더라. 진짜 ‘그만 좀 하자’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실 정도로 애드리브를 많이 쳤던 것 같다. 재윤이 형이 그러더라 다음에 작품할 때 자기 꼭 추천하라고 (웃음)”

조금 늦게 군대를 간 주상욱은 지금 ‘소처럼 일한다’라는 소리에 소탈하게 웃어 보였다. 그저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연기를 지금 하기 위해 들어오는 작품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그에게서 프로의 향기가 물씬 느껴졌다.

“군대를 조금 늦게 다녀왔다. 그 전에도 미흡하지만 연기를 계속 했었고, 그렇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시간은 계속 가고, 내가 작품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르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는 조금 조급해지고 그랬다. 그래서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했다. 여유가 없다고 해야 하나. 진짜 거짓말 조금 보태서 1년 365일 촬영을 했던 것 같다. 이번에 ‘화려한 유혹’ 끝나고도 쉬어야지, 쉬어야지 했는데 결국은 이렇게 쉬지 못하고 다음 작품을 했다. 이번에는 진짜로 좀 쉬어볼 생각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식스맨 선발 당시에도 얼굴을 비칠 정도로 뛰어난 예능감이 익히 알려져 있는 주상욱. 예능과 연기자,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던 그는 아직 예능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지만 그게 연기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예능을 꼭 해야겠다, 이런 건 아니다. 하지만 항상 문은 열려 있는 것 같다. 내가 꼭 해 보고 싶고, 나랑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것은 할 생각이다. 그땐 과감하게 다시 예능인 주상욱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사실 ‘무한도전’은 아무리 욕심이 나도 배우 생활을 하면서 겸업할 수 없는 분야다.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녹화로 끝나지 않는다. 시켜 준다고 해도 사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해 보고 싶은 것은 없냐는 질문에 ‘사극’과 ‘시대극’을 해 보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데뷔 이후 줄곧 왕 역할을 해 보고 싶었다는 그는 “아무리 얘기해도 아무도 불러 주지 않으십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극이나 시대극? 딱 사극이다, 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금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 사실 류해성이라는 역할도 다시는 못 해 볼 역할인 건 확실하다. 드라마 속에서 발연기를 하는 일도 사실 다시는 없을 것 같고, 이렇게 다채로운 감정을 연기하는 역할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지금은 딱 선을 그어서 이것을 하고 싶다, 라고 말하는 것보단 내가 할 수 있는 신선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사극은 왕을 해 보고 싶다고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 안 찾아주시더라”

끝으로 미래의 주상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 “조금 오그라드네요”라고 말하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는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완벽한 대답을 전했다.

“미래에, 이제 상욱이 형이네. 욕심 부리지 말고, 내가 생각했던 목표를 향해서 가다 보면 좋은 날이 있지 않겠냐.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라, 인마”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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