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마블 세계관의 확장X시공간 넘나드는 환상적 경험 [씨네리뷰]
입력 2016. 10.25. 14:28:46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마블 스튜디오가 세계관 확장으로 진일보를 꾀한다.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빌워' 등을 거치며 진화한 마블 스튜디오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소개하며 더 큰 세계관의 문을 열었다.

새로운 히어로물의 제작이 필요한 순간, 제작자 케빈 파이기와 스콧 데릭슨 감독은 수요에 들어맞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를 특히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묘사했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신비롭고 환상적인 체험을 하면서 초현실적 세계관을 흥미롭게 받아들인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감독 스콧 데릭슨, 제작 케빈 파이기)가 25일 전야 개봉한다.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자동차 사고로 손을 크게 다치고 재활을 위해 몸부림 친 끝에 수수께끼의 존재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을 찾아간다.

어둠의 세력에 맞서 온 절대적 존재였던 에인션트 원은 그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특별한 능력을 전수받은 탁터 스트레인지는 예전 생활로 돌아갈지 에인션트 원의 뒤를 이어 어둠의 세력에 맞설지 갈등하던 중 세계를 위협하는 최악의 존재와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그의 앞날엔 어떤 일이 펼쳐질까.

닥터 스트레인지, 히어로 탄생기

'닥터 스트레인지'에선 닥터 스트레인지가 신경외과 의사에서 히어로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다룬다.

고집스럽고 오만하며 야망에 찬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 닥터 스트레인지. 외과의로서의 그는 실력파이며 삶은 화려하고 모든 게 완벽한 듯 하지만 단 한 번의 교통사고가 부른 재앙은 그를 바닥으로 추락시킨다.

그의 인생은 순식간에 바뀌고 나락으로 떨어진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선택을 한다. 바로 에인션트 원을 찾아 카마르-타지를 찾아가는 것. 이 선택은 그의 인생을 그야말로 송두리째 바꾼다.

뛰어난 의사이긴 했지만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던 그는 히어로로 다시 태어난다. 눈 앞에서 보고도 믿기 힘든, 과학적 경계를 넘은 초자연적 현상에 압도된 그는 수련에 임하고 이를 통해 강력한 능력을 지니게 되고 모든 것을 초월하는 히어로로 거듭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 모든 과정은 압축적으로 다룬다. 이해는 하되, 서론이 길어지지 않도록 핵심적인 이야기만 한다. 위트와 임팩트 있는 장면으로 재미는 놓치지 않는다.

연기력, 소재와 캐릭터에 설득력을 주는 힘

출연 배우들의 면면은 이미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절제된 모습으로 과장되지 않은 히어로 영화를 완성했다. 그러면서도 곳곳에서 툭툭 던지는 유머는 극의 긴장감을 낮추고 재미를 끌어올린다.

영국 BBC 드라마 '셜록' 등으로 많은 국내팬을 보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닥터 스트레인지로 변신했다. '셜록'을 비롯해 '호킹' '이미테이션 게임' '제5계급' 등의 영화로 뛰어난 지성을 지닌 인물을 연기한 바 있는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아 오만함과 까칠함 등을 밉지 않게 표현했다.

원작 만화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데다 거의 맞춤형 캐릭터라 할 수 있을 만큼 그에게 잘 어울리고 잘 해내는 캐릭터이기에 관객의 기대도 높다.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의 심리적인 변화를 묘사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받아들이면서도 의사답게 과학적인 시각을 잃지 않는 인물의 모습을 절도있게 연기해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을 연기를 해 냈다.

'노트북' '어바웃 타임' '스포트라이트'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사랑 받은 레이첼 맥아담스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과거의 연인이자 동료 의사인 크리스틴을 연기했다. 크리스틴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법사가 되기 전과 후의 모습을 모두 알고 있으며 인간성을 잃지 않게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영향을 줄 만큼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모습을 표현해 캐릭터의 역할에 대한 설득력을 갖춘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익히 알려진 틸다 스윈튼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인 에인션트 원 역을 맡아 수세기를 살아온 존재를 연기했다. 에인션트 원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마법사이자 우주의 질서와 균형을 유지·담당하는 소서러 슈프림이다. 원작 만화에선 아시아 남성이지만 틸다 스윈튼은 성별의 구분이 모호한 외모로 보다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더 헌트'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매즈 미켈슨은 금지된 힘의 비밀을 풀기 위해 카마르-타지를 염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케실리우스 역을 맡아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이처럼 연기력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연기파 배우들이 영화를 꽉 채우면서 유치하게 여겨질 수 있는 '마법'이란 소재 역시 진지하게 다가간다.

화려한 시각적 요소, 눈을 사로잡다

영화에선 원작인 만화가 지닌 복잡성을 단순하고 쉽게 풀려 노력한 점이 보인다. 따라서 만화를 보지 않은 관객 역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비주얼 만으로도 크게 흥미를 유발할 정도로 기발하고 뛰어난 시각적 요소는 이 영화의 큰 무기다. 다만 스토리와 액션신을 크게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그런 부분이 다소 단순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어 단점이라면 단점이 될 수 있겠다.

기존의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경우 마법사라는 히어로가 가진 캐릭터 특성상 물리적으로 격렬한 액션 보단 시각적 묘사가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법사의 무기나 마법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같은 환상적 측면을 흥미롭게 구현해 낸 것으로 미뤄 마블이 확장된 세계관을 통해 보여줄 캐릭터와 영웅에 대한 긍정적 발전이 예상된다.

초자연적 영역, 세계관의 확장

영화는 우주 공간과 정신 세계 속 까지 이미지화 해 이전의 마블 스튜디오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차원과 시공간을 넘나든다. 여러 차원을 넘나들며 현실을 조작하고 포탈을 생성하며 유체이탈, 염력 등의 능력을 구사하는 만큼 참신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러 타임 라인의 세계와 캐릭터들의 초현실적 능력은 웅장하게 표현됐다. 특히 약 1시간에 이르는 IMAX 촬영 장면에선 광활한 세계에 빠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차원의 공간은 신비롭고 다채로우며 강렬하다. 또 몽환적 세계이지만 다양한 색채와 생생한 표현은 보는 즐거움을 준다. 시공간의 왜곡 등은 '인셉션' '매트릭스' 등을 떠오르게 하고 뛰어난 상상력을 비주얼적으로 잘 표현해 신선하고 즐거운 시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영화화는 관객이 확장된 마블 세계관을 접하는 시작점이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여러 개의 타임라인과 유니버스의 총합을 가능하게 하고 캐릭터와 스토리 라인의 대체 버전이 동시에 존재하게 하는 평행세계, 즉 마블 멀티버스로의 확장을 예고한다.

마블 유니버스에 지구 차원의 이야기, 우주 차원의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더해 '닥터 스트레인지'로 인한 초자연적 측면까지 존재하면서 다차원, 평행우주를 다루는 이야기의 진입점이 된다. 이에 보다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 전개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출현으로 넓어진 마블 세계관은 또 다른 마블의 다양한 캐릭터와 영화의 탄생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단지 한 편의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러닝타임 115분. 12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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