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연, 그의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 ‘구르미 그린 달빛’ [인터뷰②]
입력 2016. 10.28. 10:58:51

‘구르미 그린 달빛’ 곽동연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이번 작품은 너무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아직 조금씩 커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평소에 보시던 이미지와 과거에 시청자들이 보셨던 것과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난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생 역할이랑 많이 다르기도 했고, 이 역할이 남성성도 강했잖아요. 너무 다른 모습 때문에 훌쩍 컸다고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너무 행복하고 행운이었습니다”

KBS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병연 역으로 열연한 배우 곽동연을 지난 27일 오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FNC 사옥에서 만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큰 터닝 포인트를 갖게 된 것 같다는 그는 끝난 드라마에 대해 섭섭한 마음과 더불어 만족스럽고 뿌듯한 마음을 동시에 내비쳤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츤데레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그렸다. tvN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박보검이 주연을 맡았으며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있는 김유정이 여자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다.



그 중 곽동연은 이영(박보검)의 죽마고우이자 동궁전 별감인 김병연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묵직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자 이전에 곽동연이 보여줬던 풋풋하고 소년스러운 역할과는 많이 다른 인물. 거기에 감독님과 작가님이 자신에게 표정 없이 연기할 것을 주문해 더욱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작가님이랑 감독님이 표정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그게 되게 어렵게 받아들여졌다. 사람의 감정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표정인데, 그걸 숨기고 표현해야 하니까. 어려웠지만 간단했던 게 온전하게 느끼면 되더라. 연기하려고 하지 않고 병연이 입장에서 느끼려고 하니까 쉽게 풀렸던 것 같다. (그래도) 많이 아쉽다, 사실은. 빨리 감을 잡고 표현을 했어야 하는데, 엉성한 부분들이 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뼈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평소보다 낮은 톤을 썼던 것 같다”

처음 역할을 잡는 것부터 어려웠던 이유는 사실 곽동연 본인과 싱크로율이 전혀 맞지 않는 인물을 연기했기 때문. 대본을 받아 든 순간부터 병연에게 빠져들었고, 드라마 속에서는 마치 처음부터 병연이였던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지만 실제 곽동연은 웃음도 많고 장난기도 많은 20살의 소년이었다.

“저는 워낙에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것 좋아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일부분은 일치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제 생각에는 수치로 따지자면 30~35% 정도 되는 것 같다. 병연이가 극중에서 약간 눈치가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걸 많이 놀리고 그랬는데, 가끔 그렇게 눈치가 없을 때가 있다. 그런 부분들이 조금 비슷한 것 같다”

아직은 안 해 본 역할이 너무 많아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고 싶다는 그는 최근엔 완전히 자유분방한 역할에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영화 ‘걷기왕’을 본 이후 자유로운 심은경에 연기에 푹 빠졌다고.

“다음에 어떤 걸 하고 싶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안 해 본 역할이 너무 많아서 폭이 너무 넓게 느껴지더라. 그래도 요새 해 보고 싶은 역할은 완전 자유분방한 역할을 해 보고 싶다. ‘걷기왕’ 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심은경 선배님의 연기가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더라. 기회가 되면 그렇게 많이 꾸미거나 설정하지 않아도 그냥 척척 나오는, 저와 비슷한 그런 인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보검이 이제는 청춘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한 것과 같이 곽동연 역시 다시 한 번 청춘물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늦게 전에 최대한 더 풋풋할 때 학원물도 다시 하고 싶다. 어릴 때 했던 것과 감회가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저와 동나이대를 연기하는 거랑 지나고 나서 조금 더 어린 인물을 연기하는 거랑 차이가 있다. 지나온 걸 되돌아보면서 디테일하고 객관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 학원물을 다시하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박보검이 시청률 20%으로 광화문 팬 사인회를 걸어 이를 직접 실행했다. 당시를 회상한 곽동연은 “공약을 걸어 달라고 하시길래, 저는 아예 83%라고 말했다. 너무 낮은 것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애매하게 높은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엉뚱한 면모를 보였다. 이런 그의 엉뚱하고 선한 면모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을 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나 혼자 산다’ 촬영 때는 그냥 저 사는 것처럼 하루만 찍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정말 저 사는 그대로 실제 모습을 보여드렸다. 근데 그게 되게 선하고 바른 이미지가 됐더라. 그 이미지 때문에 부담스럽거나 그렇지는 않다. 오늘도 끝나고 가서 청소하고, 빨래할 거다. 이사는 내년에 하려고 생각만 하고 있다. 그냥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신경 쓰고 있다. 아무래도 공인이 되고 조금 더 얼굴이 알려지다 보니까 조금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

솔직히 잘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될 것이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는 곽동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느꼈던 부족한 부분들을 차근히 채워나가면서 쉬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무 살이라는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기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탐구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작품하면서 느꼈던 부족한 점들에 대해서 교정을 해야 할 것 같다. 다음 작품 하기까지, 전까지 최대한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 보충하고 보정해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계속 모니터링 일지를 쓴다. 그럴 때 적어놨던 것들에 대해서 더 중점적으로 그 중에서도 제일 신경 쓰였던 부분을 체크한다. 대본을 몇 번 보고, 이런 방식을 아니고 조금 생각이나 마음가짐을 달리 하는 과정인 것 같다”

그런가하면 세부로 포상 휴가를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을 떠올리며 숨겨진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바로 박보검과의 일탈 사건. 지정된 한식당에서만 식사를 했던 이들은 현지 음식이 너무 먹어 보고 싶었던 나머지 바로 옆에 위치한 식당으로 도망을 갔다.

“마지막 전날이었는데, 저희가 먹은 한식당 옆에 현지 음식 식당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필리핀에 관광객 분들도 계시고, 드라마를 많이 봐 주셔서 길거리나 민가를 돌아다니지 못했다. 저희가 돌아다니는 것 때문에 피해보실까, 싶어서.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가이드 님 몰래 한식당에서 나와서 현지 식당으로 갔다. 큰 결심을 했던 거다. 사실 혼날 수도 있는데, 너무 가보고 싶었다. 그 식사한 게 가장 큰 일탈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인생에 가장 큰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된 것 같다는 곽동연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원동력을 ‘구르미 그린 달빛’과 함께 한 동료들을 통해 얻었다.

“매번 삶이건, 필모그래피 안에서건 터닝 포인트는 생기기 마련인 것 같다. 모든 면에 있어서 저한테 반환점이 될 것 같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주춧돌이 된 것 같다. 원동력이기도 하고. 짧고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굉장히 많은 의미가 있다. 작품 자체도 그렇고, 병연이라는 인물도 그렇고. 보검이 형, 유정이, 스탭 분들, 그리고 제가 한 경험도 값져서 매 순간 행복할 것 같다”

끝으로 ‘구르미 그린 달빛’이 어떤 드라마로 기억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달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시청자들은 구름에 걸쳐 있는 달을 볼 때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속 아련한 감성을 떠올리고 있지 않을까.

“촬영할 때도 구름 속에 있는 달 보고 ‘구르미 그린 달빛’이라고 얘기했다. 제가 하늘을 되게 자주 보는데, 밤하늘을 보면 달만 봐도 그 시간들, 장면들이 떠오른다. 그렇게 저희한테 행복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은 것처럼 시청자분들도 2016년 여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자 달을 보면 생각이 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드라마라면 좋겠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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