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스틱’-‘달의 연인’ 속 상반된 두 명의 지수, 만족과 아쉬움 사이 [인터뷰①]
- 입력 2016. 11.03. 09:53:10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어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끝났어요. 촬영 끝나고 쫑파티를 했었는데, 어제 또 이렇게 종방을 하니까 두 번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도 이제야 진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요. 두 작품을 무사히 잘 끝냈으니까요”
지수
지난 10월 22일 종영한 JTBC ‘판타스틱’과 11월 1일 방송을 마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각각 김상욱과 14황자 왕정 역으로 열연한 지수를 2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판타스틱’ 방송 도중 급성 골수염 진단을 받고 수술한 그였기에 건강에 대한 걱정이 큰 팬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밝고 유쾌한 미소로 기자를 반겼다.
1993년생 24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소년의 미소를 가지고 있는 지수는 ‘판타스틱’과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전에 영화 ‘글로리데이’를 비롯한 SBS ‘앵그리맘’, KBS ‘발칙하게 고고’, ‘페이지터너’ 등에서 활약, 다양한 분야, 역할을 소화해내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최근에는 SBS ‘닥터스’에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교복을 입는 역할로 안방극장을 찾았던 지수지만 ‘판타스틱’에서는 정직하고 바른 변호사 역할로 분하면서 순애보 짝사랑을 그렸다. 시놉시스 상의 인물이 자신과 많이 다르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은 그는 “인물을 그려내는데 조금 어렵기는 했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상욱이라는 캐릭터가 실제 저와는 많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상욱이를 경험하면서 ‘이게 진짜 좋은 남자구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판타스틱’에서 상욱이는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드라마가 가진 많은 메시지가 있겠지만, 함축적으로 설명하자면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자’ ‘지금을 즐기자’인 것 같다. 극중 백설(박시연)이 원치 않는 시댁살이를 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그녀에게 백마 탄 기사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또 김상욱이라는 역할 자체로 보자면 변호사이고, 어떻게 보면 큰 이성의 틀을 깬 결정이다. 줄곧 이성적으로 살아왔고, 사랑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아이다. 그런 아이가 로펌을 그만 두고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이성과 본성 중 결국 사랑을 택했다는 것 자체가 상욱이가 주는 메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상욱의 따스하고 남성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단연 시댁에서 폭행당한 백설을 호텔 스위트룸에 눕혀 놓고 신발, 옷을 사이즈 별로 사다 놓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 대해 설명하던 지수는 아쉬운 미소 지었다.
“그 장면을 대본으로 봤을 때, 정말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어디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는 그 장면도 더 세밀하게 풀고 싶었다. 근데 그때 제가 아팠던 때라 심지어 휠체어를 타고 찍었다. 풀샷은 대역 분이 찍어 주셨고, 나머지는 바스트 위주로 찍었다. 그래도 그날 마침 하얀 니트를 입어서 백마 탄 기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기분도 들었다 (웃음)”
이렇게 상욱의 따스한 마음을 드라마 속에 잘 묻어나게 해 준 것은 아무래도 여배우와의 호흡이 컸을 터. 이전에 ‘앵그리맘’에서 17살 차이가 나는 김희선과도 독보적인 케미를 자랑한 것에 이어 극중 백설 역으로 활약한 박시연과 14살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케미를 보여줬다. 지수는 ‘최고의 케미’ 커플의 공을 모두 상대 배우에게 돌렸다.
“알고 보니 두 분이 아시는 사이더라. 박시연 누나는 원래 워낙 좋아하는 배우였다. 그래서 같이 하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영광이었고, 기뻤다. 첫인상부터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연기하게 편안했던 것 같다. 누나 자체가 되게 온화하고 따뜻한 기운을 많이 가지고 계시다. 연기하기에도, 촬영하기에도 부담 없이 편안했다. 아무래도 선배님이시다 보니 촬영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지는 부분들이 있다. 그래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조성해 주셨다”
그런가하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통해서는 처음 사극에 도전하며 드라마 처음부터 끝까지 해수(이지은)만을 사랑하는 순애보 짝사랑을 보여줬다. 실제로 극중에서 해수의 마지막을 지키는 사람도 왕정인데, 지수는 이런 14황자 캐릭터에 대해 “아마 사랑인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을 것 같아요. 워낙 순수하고 순진한 아이”라고 설명했다.
“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이고, 무예만 좋아했고 심지어 정치, 권력, 왕권에 관심도 없고 순수한 인물이다. 사랑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해수에게 느끼는 감정도 사실 처음에는 옆집누나처럼 느꼈을 것 같았다. 여자를 못 겪어봤으니까. 하지만 조금씩 마음이 커지고 그 누나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거고, 추후에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 같다. 근데 이미 그 여인은 나의 형의 여인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켜만 보게 된 것 같다. 사랑하지만 표현할 수 없고, 그래서 좀 마음 아픈 사랑이다. 근데 사실 감정이 어떻게 발전이 되고, 어떻게 성장이 됐는지 다 보여 지지는 않아서 그런 부분들이 좀 납득하기에 그렇게 편안할지 걱정스러웠, 아쉽기도 하고. 조금 더 자세히 그려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첫사랑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이루어질 수 없다고 느꼈을 거고,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느꼈기에 더 마음이 갔을 것 같다”
첫 사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았던 지수는 ‘사극 말투’에 대한 어려움보다 ‘현대 말투’와 섞어서 쓰라는 감독님의 디렉션이 더 어려웠다고 한다. 퓨전 사극인 ‘달의 연인’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것.
“저 같은 경우는 역할 때문에 현대극처럼 말하라는 감독님의 디렉션을 많이 받았다. 근데 그게 오히려 어렵긴 했다. 사극인데 현대 말투로 쓴다는 게 괜찮은 걸까, 싶으면서도 또 되게 새로웠다. 이 드라마는 퓨전사극이기도 하니까 ‘납득이 어떻게 될까’ 했고 실험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했다. 해 보니까 퓨전 사극도 재밌고, 매력 있는 것 같다. 이후에는 좀 더 준비를 탄탄히 해서 정통 사극도 해 보고 싶다”
지수의 다음 작품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박보영, 박형식 등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을 하고 있는 그는 새롭게 선택한 작품의 매력에 대해 묻자 “짝사랑을 하기만 하다가 드디어 받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짝사랑을 받는 역할이라는 것이 흥미롭긴 했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감독님, 작가님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되게 시나리오처럼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각자 다른 3명에게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도 되게 재밌다. 이 작품에 인물들이 되게 많이 나오는데, 각자 개성 있게 살아 있고 코미디스러우면서도 삼각관계 속 에피소드도 있다. 되게 재밌고, 유쾌하고,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역할이 되게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짝사랑을 하는 역할부터 이제 받는 역할까지 다양한 롤을 소화한 지수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을 무엇일까. 지수는 영화를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하며 “아무래도 ‘글로리데이’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라고 답했다.
“제 기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자 역할로 봤을 때는 ‘글로리데이’. 영화를 정말 좋아하고,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역할이었다. 또 좀 슬프게 끝나서 기억에 남기도 하고. 그때 만났던 같이 작업했던 배우, 감독님, 촬영 추억들이 되게 좋게 남아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리고 ‘페이지터너’의 정차식도 좋았다. 재밌게 촬영했던 작품이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