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신스틸러] ‘공항 가는 길’ 최여진 장희진 ‘그레이 룩’. 가해자의 ‘아픈 사랑’
- 입력 2016. 11.03. 15:31:30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사랑은 누구에게나 절박하고 그래서 꼭 지켜야 할 애티튜드를 망각하는 실수를 범한다. KBS2 ‘공항 가는 길’은 결혼 생활에 찾아온 또 다른 사랑이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마저 어떻게 뒤흔들어 놓는지 적당한 극적 허구를 더한 현실감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BS2 '공항 가는 길'
갑작스러운 딸 애니와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하나 둘 밝혀지는 아내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감당하기 어려운 서도우(이상윤)는 우연히 인연을 맺은 딸 룸메이트인 효은 엄마 최수아(김하늘)에게 위로를 받다 사랑을 하게 된다.
지난 11월 2일 13회에서 완벽한 운명인 듯한 이들의 사랑이 철저한 가해자로 그려지고 있는 김혜원(장희진)과 본의 아니게 가해자가 돼버린 송미진(최여진)에게도 큰 상처임을 그려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김하늘에게 상간녀의 수모를 안기며 따귀를 때린 장희진과 김하늘에게 애인을 뺏기고 그 과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질타 받으면서도 끝까지 친구를 걱정하는 최여진의 행동은 전혀 다른 감성으로 표현된 그레이룩으로 인해 몰입도를 높였다.
장희진은 사랑마저 성공을 위한 하나의 과정과 도구로 여기는 성향을 드러내왔으나, 이혼하기 위해 내려간 제주도에서 김하늘을 마주치고 “진짜 여네. 네가 뭔데 여기 문을 열어. 꼭꼭 숨어서 행복해? 난 비참한데”라며 배신감에 그녀의 따귀를 때리는 본처 본능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따귀에는 사랑에 대한 배신보다 자신의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추락한 자의 절망이 크게 부각돼 보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장희진은 화이트 블라우스와 강렬한 레드 스웨터 카디건에 보디라인에 피트 되는 슬림하면서도 어깨 각을 살린 타탄체크 그레이 재킷을 걸쳐 차가운 김혜원 성격을 표현했다.
신성록을 향한 마음을 정리하지 않는 채 방치해온 최여진은 김하늘 불행의 시작점이 된 자신을 탓하며 진심을 담아 친구를 위로했다.
결혼을 말리지 않은 친구에게 원망을 쏟아내는 김하늘에게 최여진은 “야, 너야 말로 뜬금없어. 정신 차려. 너 들통 나면 박진석 손에 죽어. 갈라서고 가든가. 말렸음, 안했을까? 안 웃겨? 네가 내 말을 들었겠다, 미치도록 사랑해놓고”라며 냉정하게 쏟아 붙이다가 이내 “거기서도 못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치겠지? 잘살아, 못살아? 그것만 말해. 너 걱정돼서 그래. 어쩌자고 간 건지 확실히 말해, 내가 도울 수 있으면 도울 테니까”라며 진심을 담은 안쓰러움을 전했다.
“제일 중요한 건 너야. 서도우도, 박효은도, 박진석도 아니야. 너만 생각해. 이게 내 진심이야. 옛날 옛적에 말 못한 건 미안해”라며 친구를 품었다. 전화를 끊고 “수아야 미안해”라며 울먹이는 최여진은 살짝 큰 사이즈의 롱슬리브 그레이 풀오버 스웨터에 미디스커트를 입어 따스한 본성을 담았다.
김하늘과 이상윤이 이기적으로만 그려지고 있는 신성록과 장희진과 깔끔하게 결별하고 사회 관습 범위에서 사랑을 키워갈 수 있을지, 아니면 ‘부부 백년해로’ 관습에 충실해 이별의 결말을 맺을지 남은 3회가 궁금해진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KBS2 ‘공항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