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중화’ 진세연이 전하는 감사한 ‘세 남자’, 고수-서하준-이병훈 PD [인터뷰①]
- 입력 2016. 11.14. 10:02:32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40부 정도 진행이 되니까 끝나면 정말 속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막상 끝나고 나니 뭔가 너무 아쉬운 거죠. ‘이대로 다시 1부로 돌아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그 아쉬움이 어떤 것이다, 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감정은 아닌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그냥 많이 아쉬웠어요.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정말 매일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마저도 너무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진세연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 옥녀 역을 맡아 열연한 진세연을 지난 11일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감옥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재 소녀 옥녀 역을 연기한 그녀는 51부작 드라마를 이끌어 가면서 느꼈던 부담감과 연기력 논란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공개했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고수)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그동안 사극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외지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뤄 주말 안방극장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외지부는 현대로 치자면 변호사와 같은 인물인데, 극중 옥녀는 여자 외지부로서 활약하며 죄 없는 죄인들을 항변하고 이들의 입장에 서서 정의를 구현했다. 특히 옥녀라는 캐릭터 자체가 자신이 옥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높았을 것.
“외지부가 변호사다 보니 누군가를 변호한다는 건 똑같은 것 아니냐. 그래서 현대극의 변호사나 검사, 이런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나왔던 천득 아저씨나 죄를 지은 사람을 대변할 때는 억울한 건 표현하고, 자신 있게 내 얘기를 들어달라는 당당함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감독님도 일단은 모든 대사를 자신 있게 처리해 달라고 하셨다. 대사가 막힘없이 나와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많은 대사 때문에 힘들었지만, 집에서 쓰고, 보고, 듣고 외운 뒤 현장 그 자리에 가서 또 한 번 그 작업을 반복했다. 리허설 할 때 일부러 그 자리를 계속해서 맴돌기도 했다”
진세연이 이렇게 열심히 연기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연기력 논란 또한 컸다. 이런 논란에는 하나의 톤으로 일정하게 나오는 목소리와 너무 많은 대사가 한몫했다. 매 드라마마다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는 진세연은 자신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며 그래도 20% 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해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제가 조금 나오는 회에 시청률이 안 나와도 내 죄인 것 같았다. 타이틀이라는 것이 좀 부담스럽더라. 메인 타이틀을 연기해 오신 배우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도 시청률 20% 이상을 기록해서 너무 좋았다. 제가 처음으로 외지부로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 3일을 찍었다. 야외다 보니 해가 지면 못 찍으니까 첫날 찍었던 건 톤이 안 맞아서 다시 찍고 그랬다. 19장 대사를 다 외워서 첫 외지부를 찍어서 시청률로 보답을 받았으면 했는데, 그때 시청률이 확 올랐다. 참 많이 기다렸다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했던 것 같다. 연기력 논란은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드라마 속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옥녀. 진세연은 두 남자 배우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명종을 연기한 서하준과 윤태원 역을 연기한 고수까지 나이 차이가 제법 있는 상대역임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케미를 발산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서하준 씨는 워낙에 잘 맞춰 주셨다. 리허설 할 때 얘기하면서 ‘저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어떠세요’ 묻기도 하고 서로 잘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상대방의 생각을 배려를 많이 해 주셔서 좋았다. 너무 좋으신 분이다. 고수 선배님은 내성적이시고 말수도 적다고 들었다. 근데 저도 숫기가 없는 편이라 걱정이 많았다. 사람들이 봤을 때는 옥녀는 아역과 성인이 나눠지지만 태원이는 쭉 갔지 않았냐. 아무래도 어린 시절에 인연이 있었으니 커서도 어색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쨌든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어색함이 나올까 싶어 그걸 없애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저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시고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러면서 어색함도 없어지고 벽도 많이 사라졌다. 너무 감사했다”
그녀는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메인에 뜨는 기사를 통해 항상 댓글과 반응들을 확인했다고 말하면서도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토로했다.
“드라마 끝나고 메인에 뜨는 기사는 보면서 그 회에 어떤 것을 관심 있게 봤나, 하는 것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반응들도 보고, 그러다 보니 댓글도 자연스럽게 보게 되더라. 거의 비슷한 것 같다. 기사가 난 직후에는 드라마 팬들이 많이 보시는 것 같다. 옥녀랑 태원이 잘 어울린다고 써 주시는 댓글들은 정말 감사했다”
‘옥중화’는 ‘대장금’, ‘동이’, ‘마의’ 등을 연출한 이병훈 감독의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포스트 이영애, 한효주 등 다양한 수식어가 진세연에게 따라 붙었다. 부담감이 당연히 존재했을 법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캐릭터를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담감이 항상 있었다는 건 똑같은 것 같다. 가면 갈수록 ‘옥녀’라는 캐릭터가 좀 구체적으로 사람들한테 각인이 될 수 있었으면 했다. ‘동이’와 ‘대장금’보다 잘해야지, 하는 생각보단 옥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 걸 많이 보여드리려고 연기적으로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 나중에는 이제 자리가 잡히면서는 저 역시 ‘동이’, ‘대장금’의 생각은 많이 없어졌다”
옥녀는 드라마 속에서 워낙 고생을 많이 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죄를 뒤집어쓰는 등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정난정(박주미)이 있었다. 끝내 드라마 말미에 자결을 하는 것으로 끝나 시청자들은 이것이 통쾌한 사이다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정난정은 자결을 하는 것 아니냐. 옥녀가 복수하기 위해서 대행수가 되면서 여러 일을 했는데, 결국 자결을 하는 게 사이다가 덜할 것 같은 생각이 저도 들더라. 그런데 하나 조금의 사이다라고 생각했던 건 정난정이 옥녀의 환상을 보고 혼자 죽는 부분인 것 같다. 그거 하나가 조금 복수라면 복수라고 할 수 있는 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세연은 51부작이라는 오랜 시간 홀로 타이틀 롤 옥녀 역을 맡아 연기하면서 가장 감사한 사람으로 단연 감독님을 꼽았다.
“감독님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시는 걸 다 충실히 따랐다. 촬영하기 전 2개월 정도를 따로 뵙고 연기 연습을 했다. 감독님의 디렉팅이 어떻게 될 거라는 것을 예상을 했고, 그에 맞춰서 연습을 했다. 막상 현장에서의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감정 표출 장면에서는 힘든 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감독님이 잘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 뭔가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은 배우로서 이번 현장이 정말 너무 많이 도움이 됐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