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연이 말하는 데뷔 후 점점 높아진 ‘기대감’-무거웠던 ‘부담감’ [인터뷰②]
입력 2016. 11.14. 10:26:00

진세연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긴 했어요. 액션 장면을 찍은 날이랑 다른 날이랑은 다음 날 컨디션 자체가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찍고 나면 뿌듯한 장면은 액션인 것 같아요. 이번 ‘옥중화’를 하면서 제가 이렇게나 체력이 좋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그래도 중 후반 쯤에는 주사도 맞으면서 했어요. 45부 되니까 그때 살짝 체력이 꺾이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나중에는 이틀을 밤새면 너무 힘들고, 잠이 많이 오고 그랬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같이 촬영하는 선배님들, 감독님이 걱정하시는 만큼 힘들지는 않았어요”

지난 11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시크뉴스와 만난 진세연은 MBC 드라마 ‘옥중화’에서 맡았던 옥녀 연기의 비하인드와 더불어 인간 진세연에 대한 질문에 솔직한 답변을 전했다.

진세연은 ‘내딸 꽃님이’부터 ‘각시탈’, ‘다섯 손가락’, ‘감격시대’, ‘닥터 이방인’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거듭났다. 이후 ‘대장금’, ‘동이’, ‘마의’를 연출한 이병훈 감독의 ‘옥중화’에서 타이틀 롤 옥녀 역을 맡아 연기하면서 어린 시절 아역의 느낌은 완전히 벗어 던졌다.

올해로 벌써 6년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진세연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땐 그게 다 큰 거라고 생각했어요”라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릴 때는 다 컸다고 생각하지 않냐. 중3 때 특히 내가 왕이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고등학생 때 남들보다 먼저 학교 외에 외부 활동을 하다 보니까 친구들은 가지지 않은 직업을 가진 것 같고, 어른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조차 어린 생각이었다. 이제 와서 느끼는 건 진짜 스물 셋이라는 나이가 너무 어린 나이인 것 같다. 일을 일찍 시작하다 보니까 애늙은이 같은 뭔가 세상을 다 알 것 같고, 조금 현실적인 이런 부분들을 빨리 찾게 되더라. 어릴 때는 마냥 이런저런 꿈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꿈보다 부정적인 생각들도 많이 들고. 현실을 찾게 되는 그런 저를 발견하면서 되게 많이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연기적으로는 ‘성숙하다’라는 것이 도움이 됐다. 어떻게 보면 차분하다는 얘기니까. 그런 것들이 연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워낙 성숙한 모습으로 한때는 나이 논란까지 있었던 진세연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나이 차이가 꽤나 큰 고수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고비드’라 불리는 고수와의 호흡에 진세연 역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나이 차이가 좀 있다 보니 고수 선배님도 ‘내가 옥녀를 좋아하는 그 마음이 공감이 덜 되면 어쩌지’, 라는 고민을 하셨다. 제가 그럴 때마다 ‘선배님, 제 얼굴이 그렇게 어리지가 않고 성숙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저는 당연히 좋은 케미가 나올 거라고 기대를 했었다. 물론 고민도 있었다. ‘고비드’시고, 얼굴도 작으시고. ‘여자보다 예쁘면 안 되는데’, 하는 고민이 있었다. (웃음) 실제 저라면 어릴 때의 정이 있고, 츤데레 같은 느낌의 태원이가 좋을 것 같다. 안 챙겨 주는 것 같지만, 다 챙겨 주고, 틱틱 거리지만 뒤에서 챙겨 주는 스타일이다. 명종은 일단 권력도 있고, 뭔가 좀 부족해 보여서 더 챙겨 주고 싶은 엄마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옥녀로서는. 그런 걸 보면 명종이라는 캐릭터도 참 매력적인 것 같고. 그래도 어릴 때부터 정을 함께 나눠 온 태원이가 좋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했던 그녀지만 이번 드라마를 여러모로 의미가 깊고, 남다르다. 여자가 주가 되는 드라마일 뿐만 아니라 한 드라마 안에서 많은 직업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

“그동안은 이렇게까지 여자가 주체가 되는 드라마도 없었다. 옥녀는 남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 많이 없으니까 같은 여자로서의 뭔가 쾌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연기하는 저로서는 되게 좋았는데, 그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도 많았다. 옥녀가 남자였다면 이렇게까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단순히 여자라서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진세연은 여자가 주체가 되는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라서 감내해야 했던 무거운 짐들이 있었지만, 가족들 덕분에 언제가 힘이 났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힘을 주는 건 가족들인 것 같다. 저희 가족들은 제가 뭘 해도 제 편 아니냐. 그렇게 힘들고 이럴 때마다 응원해 주시고. 엄마가 주변에서 ‘연락 안 오면 동창들이 연락이 온다’, ‘진세연이 딸이 맞냐’ 이렇게 묻는다고 하시더라. 주변 분들이 저에게 관심을 갖고 거기에 뿌듯해 하는 일들이 있을 때마다 ‘내가 더 힘내야지’, 생각하는 것 같다. 부모님이 행복해 하는 모습 보면 힘이 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 연기를 시작해 이제는 ‘이 정도는 당연히 해내겠지’ 하는 시선들이 부담스럽고 무서울 때가 있었다는 진세연은 진짜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될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어릴 때 데뷔를 했다.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해 주는 나이에 시작을 해서, ‘이 정도 하면 칭찬을 해 주려나’ 생각을 하다가, 이제 어느 정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그런 점들을 채우려고 하는 건데, 옛날에는 이렇게만 해도 칭찬을 많이 받았는데 더 해야 하고, 생각할 것도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점들에서 오는 것들이 힘든 게 많았다. 진짜 열심히 하고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기대치에 못 미쳤을 때. 그때 좀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 같다”



이렇게 쌓이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몰라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진세연은 여전히 어리고, 순수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몰라서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냥 집에만 있게 되는 것 같다. 방문 닫고 노래 틀고 누워 있거나, 잠을 자고 나면 기분이 풀리는 편이다.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는 잠만 자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강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진세연은 “이제 모두의 공감을 사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닥터 이방인’에서는 사랑을 위해 탈북하고, ‘옥중화’에서는 나라를 구하느라 바빴던 그녀가 자신의 나이대로 돌아가 연기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20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혼술남녀’, ‘청춘시대’ 같은 드라마. 뭔가 공감이 되고,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이제까지 시대극과 사극을 많이 했다. 사실 그때를 사신 분들이 없지 않냐. ‘닥터 이방인’에서는 한 남자를 위해 탈북하고, ‘옥중화’에서는 나라를 구해야 하고. 이런 이야기를 누가 공감할 수 있겠냐. 이제는 조금 더 가볍게 모든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교복을 입어도 좋을 것 같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더 성숙해지기 전에”

끝으로 미래의 진세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그동안의 답변 중 가장 빠른 답변이 돌아왔다.

“미래에도 열일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쉬는 타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떠한 진세연의 모습이든 ‘고생했다, 열심히 했어’”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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