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가는 길’ 김하늘 “신성록 같은 남편, 참을 수 있겠냐고요?” [인터뷰①]
입력 2016. 11.15. 11:02:42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되게 부딪혔을 거예요. 참아내는 스타일이 아니고 부딪히는 스타일이라. 어떤 식으로든 좋게 해결하려는 타입이라 확 잡든지 어떻게 해서든 부딪히며 가서 결론을 내든 그렇게(최수아 처럼) 하는 결혼생활은 아닌 것 같아요.”

청순하고 가녀린 외모의 배우 김하늘(38)은 외모와 달리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최근 종영한 ‘공항가는 길’에서 신성록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 그녀에게 “신성록 같은 남편이라면 참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단번에 현실적인 의견을 내놨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김하늘을 만나 최근 종영한 ‘공항가는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멜로드라마다. 김하늘은 경력 12년의 부 사무장 승무원이자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 최수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실 대본을 봤을 때 진석(신성록)의 대사가 되게 맞는 말이 많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이고 그런 건 진석의 말이 맞고 대사가 아닌 와이프를 대하는 자세가 나빴다. 그런 걸 배우가 표현을 잘 한것 같다. 작가님이 생각보다 더 세계 표현한 것 같다고 하더라. 애티튜드가 둘이 부부인데, 남녀이고 와이프와 남편이지 상하관계가 아닌데, 대본에도 조금 있었지만 더 표현되니까 그런게(박진석의 태도가) 너무 아닌 것 아닌가 했다.”

김하늘의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모습에 취재진으로부터 “정말 현실적인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그녀는 웃으며 “난 되게 감성적”이라고 말했다.

“되게 감성적이다. 일할 땐 객관적 이려 노력한다. 연기 할 땐 수아한테 완전히 빠져들어 그 감정이 맞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툭 떨어뜨릴 것만 같은, 감성이 짙어 보이는 외모 말투 분위기 등을 지닌 그녀에게 감정 연기 비결을 물었다.

“어떤 ‘페이크’라 해야 하나? 그런 게 없다. 그건 정말 감정 이입을 해야 나올 수 있는 거다. 감정이 나오면 흐르는 거고 나도 연기 할 때 이번 드라마에선 없었지만 감정이입이 안 돼 힘들게 (눈물을) 흘린 신이 있었는데 그럴 땐 정말 얼굴이 일그러지더라. 오히려 이입이 잘 되서 오롯이 그 감정이 나오면 얼굴을 어떻게 찡그러뜨렸는지 모르고 모니터를 보고 알게 된다.”

감기에 걸린 목소리의 그녀는 “딱 추워지는 날 도우(이상윤)의 작업실에서 마지막 야외촬영을 하다 감기에 걸렸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촬영 중반이 아닌 막바지라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녀에게 “그나마 마지막 촬영이라 다행이라 해야 할지, 중간에 아팠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녀는 이에 동의하며 촬영에 있어 힘들었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많이 힘들었다. 수아가 정말 많이 나와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수아가 이곳저곳 많이 다니니까. 조연출님도 어떻게 조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끝까지 수아라고 했다.”

김하늘은 앞서 이번 드라마에 대한 욕심이 있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녀는 왜 이번 드라마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을까.

“우리 드라마를 멜로로 생각했다. 기존의 멜로와도 많이 달랐고 기존의 드라마의 느낌과도 많이 달랐다. 여주인공이 해야 하고 보여줄 게 많았던 것 같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끌고 가야할 것도 많았다. 그런 점에서 욕심이 났다.”

지난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데뷔할 때부터 조연을 거치지 않고 줄곧 주연을 맡아온 그녀는 극을 이끌어 가야하는 역할을 해오면서 겪은 그 나름의 힘든 점을 고백하기도 했다.

“힘들긴 하다. 그래서 나도 많은 분들이 나왔을 때 같이 나오는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나와 운이 안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기대갈 수 있는 작품이 시청률이 크게 안 나오더라. 팬들 분석이 그렇다고 하더라. 지나서 되돌아보면 그게(그런 분석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 초반엔 김하늘을 향해 ‘엄마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히려 좋은 거 아니냐”고 취재진이 말하자 그녀는 “그 생각은 안 해봤다. 그러네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아이의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자 그녀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첫째고 친구들의 딸이 있고 조카도 있는데 같은 마음으로 대했다. 사촌 동생이 많은데 결혼 전까지 같은 동네에 살고 같이 커서 어린 아이들과의 스킨십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았다. 그게 내겐 그리 어색한 상황이 아니고 그런 감정이 아이가 없었을 뿐이지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극중) 딸이 있으니 처음엔 어려웠다. 어색했지만 감정적으로 그리 어렵진 않았다.”

딸 박효은 역을 맡은 김환희와의 호흡에 대해선 “맑고 예쁜 친구”라고 말했다.

“난 정말 좋았다. 그 친구가 정말 예뻤다. 마음에 갖고 있는 본질이 예쁘다고 해야 하나? 맑고 ‘곡성’에서 처음 봤는데 다른 친구가 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곡성’ 이미지를 생각하다 막상 이 친구가 나타났을 땐 효은이 같았다. 예뻐할 수 있었다.”

주인공으로서 연기를 한 그녀라 해도 실제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을 터다. 그녀는 시청 극중 다루지 않은 최수아 박진석의 결혼생활 과정에서 무언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수아의 감정이나 흐름이 공감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땐 공감이 안 된다. 이미 결혼생활 12년 후 모습이지만 그 과정이 보이지 않아 들여다봤을 때 ‘수아도 분명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왜 이 상황까지 돼있을까’ ‘애초에 다른 방법으로 남편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나’ 하는 그런 것들이 공감이 됐다. 그런데 그런 건 생각하면 안 된다.(웃음)”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극중 대사도 아름답게 표현된 화면과 어우러져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특유의 구어체 대사 때문인지 극중 인물들의 말투 역시 통일된 느낌이 들었다.

“(대사톤 등에 대한) 디렉션은 없었다. 자유로웠다. 문체나 그런 게 어렵긴 했지만 멋스런 느낌도 있었고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받아들일 때 잘 받아들이는 느낌이 있었다. 그 문체에 어긋나지 않게 하려했다. 다른 분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이번 드라마의 대사가 구어체 보단 문어체인 점에 있어 그녀는 글로 보는 것의 감동이 크다며 그 감동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었음을 밝혔다.

“문어체란 게 글로 보면 훨씬 더 감동이 있고 멋있다. 소설이 아니니까 표현을 해야 하는데 내가 느낀 대로 시청자가 받아들였으면 하는 거다. 어떻게 내가 느낀 걸 말로 했을 때 표현할 수 있을지, 이미지를 많이 그렸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이 하는 게 내겐 그렇게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할 때 가장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면서 했다. 화면에 잘 담아주셨고 텔레비전을 보니까 다행히 잘 표현되더라.”

‘공항가는 길’은 결국 서도우 김하늘이 각각 자신의 배우자와의 헤어짐을 택하고 서로에게 갔다.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 드라마의 결론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어떨까.

“한 발짝 떨어져서 봤을 땐 처음엔 약간 이뤄지지 않는 게 오래 남는 작품 아닐까, 그게 더 바람직하다 생각했다. 그랬는데 연기를 하고 시청자 반응을 느끼다보니 내가 훨씬 주관적으로 느꼈단 생각이 들었다. 난 오히려 현실적이고 시청자가 더 (최수아와 서도우가) 이뤄졌으면 하더라. 그래서 작가님도 흔들린 것 같다. 작가님도 종방연 때 물어보니 안 되는 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애초에 처음부터 끝을 다써놔 거의 결론이 있었던 것 같다. PD님도 흐름에 따라 어찌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후반부 서도우의 아내인 김혜원(장희진)에게 뺨을 맞는 장면은 한두 번의 테이크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흐름을 보여준 드라마인 만큼 이 장면은 충격적인 장면이다. 김하늘은 이 장면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지만 결국 작가와 PD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임했다.

“(테이크는) 한두 번 (갔다). 난 사실 전반적 드라마를 봤을 때 우리 드라마에 이 장면이 있는 게 좋을까 생각이 들었다. 수아 감정이 문제가 아니라 소설적 느낌이 있었는데 대본에 있는 게 표현 됐을 때 너무 세지 않을까 했는데 작가님과 PD님의 생각이 그런 생각이었기에 맞다고 생각하고 갔다.”

지난 데뷔 때부터 거의 변화가 없는 미모와 관련, 유지 비결을 묻자 그녀는 쑥스러운 듯 “아니다”라며 웃었다.

“마음 변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다. 연기를 하고 나쁜 역할을 하고 밖에서 힘들고 화나는 일이 있고 해도 돌아서서 나로 돌아왔을 땐 별로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좋은 면을 많이 흡수하려 노력하는 것 같다. 힘들고 지치고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날카로워질 수 있는데 그런 순간이 분명 나도 있었고 그럴 때의 날 보면 애처롭고 뒤돌아봤을 때 아니더라. 그랬을 때 날 찾으려 노력을 많이 하고 노력하다보니 많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드라마 명대사 혹은 명장면을 꼽아달란 말에 그녀는 “너무 많지 않으냐”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명장면을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흠뻑 묻어났다.

“너무 많지 않나. 자전거 타는 장면에서 도우가 최수아 인지 모르고 불을 밝혀주는 건데 대본을 봤을 때 정말 어둡고 노란 불빛이 비치고 (수아가) 또각또각 걸어가는 장면이다 했다. 그런데 공간이 너무 작아 내가 생각한 느낌이 안 나왔다. 그런 장면이 조금 더 좋았을 수 있는데 그런 것도 있고 도우의 신중에 ‘정신 차리지 최수아’ 하는 장면이 시나리오 상에서 봤을 때 정말 좋아서 ‘우와’ 했다. 정말 멋있더라. 그게 영상으로 봤을 때도 수아가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게 있으면 도우가 가서 깜빡 깜빡 하다 불(헤드라이트)을 켰을 때 수아가 질끈 감은 눈을 못 뜨고 있다. 그런 게 대본을 보면 정말 영화 같다. 그런 장면이 좋더라.”

지난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데뷔해 어느새 18년차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내년 초 영화 ‘여교사’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역시 내년에 개봉하는 ‘신과 함께’에도 카메오로 출연하는 등 결혼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가 앞으로 걸어갈 길, 그리고 현재의 마음가짐을 들어봤다.

“비슷한 것 같아요. 예전이나 데뷔 초나. 10년 20년 가까이 되가는데 비슷한 것 같고 사실 되게 운이 좋은 배우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중요한 순간에 좋은 작품을 늘 만나고. 그런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서 ‘항상 운 좋았어요’ 할 때 ‘그 운도 네가 노력해서 갖는 것’이라 팬들이 말해주는데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인정하고 싶고 맞다고 생각해요. 그때처럼 지금 이런 작품을 만났을 때 열심히 하고 공감하고 어떤 캐릭터든 내 걸로 만들어 열심히 하면 또 좋은 작품을 만나겠죠. 계속 좋은 작품을 만나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M C&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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