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K2(더 케이투)’ 임윤아, 소녀시대 아닌 ‘배우’로서 가지는 꿈 [인터뷰]
- 입력 2016. 11.16. 10:21:49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크게 보면 예전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재미, 궁금증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은 초반에 연기를 할 때보다 선배님들, 파트너들과 현장에서 연기를 해보면서 받은 에너지로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케이투’ 같은 경우는 제가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기도 했고, 공백기 덕분에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었던 것 같아요. 이 작품 덕분에 앞으로 하는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진 느낌은 확실해요”
‘THE K2(더 케이투)’ 임윤아
tvN 금토드라마 ‘THE K2(더 케이투)’에서 고안나 역을 맡아 열연한 임윤아를 15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소녀시대 윤아로서 활동하는 것에 주력했던 연기 공백기가 지나고 오랜만에 한국 드라마로 돌아와 시청자들과 만났던 임윤아는 그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과 아쉬움이 더 컸다고 고백했다.
‘THE K2(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지창욱)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조성하)의 아내(송윤아),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고안나(임윤아)까지 이들 로열패밀리를 둘러싼 은밀하고 강렬한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로 시청률 5%를 넘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임윤아가 연기한 고안나는 나약하기만 한 소녀이지만, 차기 대권 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숨겨진 딸로 대선 레이스 중 커다란 화약고가 될 존재이며 극중 최유진(송윤아)과 극강의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지금까지 윤아가 연기를 하면서 드라마 안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캐릭터다. 캔디 같은 캐릭터들을 주로 맡아 연기했던 윤아지만 이번에는 상처가 많고 어두운 이면이 많은 고안나 역을 연기했다.
“처음에 이 작품을 선택할 때, 저 스스로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자 했다. 기존에 보여드렸던 느낌과는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실 그런 면들 때문에 고안나 캐릭터에 더 끌렸던 것도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초기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 굉장히 좋게 마무리한 것 같고, 좋은 선배님, 배우 분들과 작업할 기회를 얻었다. 제가 여태까지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주로 캔디 같은 캐릭터였다. 공백기 동안 고민이 많았다. 받은 시나리오들도 대부분 그런 캐릭터였기 때문에 변신을 해야 할지, 아예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단연 돋보였던 것은 지창욱, 송윤아와의 호흡이었다. 임윤아는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상대 배우가 대선배인 송윤아였다는 점과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창욱과 키스신을 찍어야 했던 점들이 연기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들은 상대 배우를 믿고 진행했기에 더 괜찮았다고 말했다.
“알고 지낸지 일주일도 안 된 상태에서 엔딩 키스 장면을 찍어야 했다. 촬영 호흡도 한 번 맞춰본 상태였고, 바르셀로나에 비행기 딱 내리자마자 감독님이 ‘너네 빨리 친해져야해’라고 하셨다. 그래서 급하게 연락처도 주고받고, 얘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작품 얘기와 더불어서 취미나 가치관 같이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나눴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 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었던 것 같다. 지창욱 선배님이 저한테 잘 맞춰주려고 하고, 도움도 주고, 리드도 해 준 부분들이 있다. 제가 많이 묻기도 했고, 정말 고맙다. 송윤아 선배님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장면들이었다. 유독 감정의 폭이 큰 장면들이 많았다. 솔직히 걱정이 정말 많았다. 근데 선배님의 에너지가 정말 좋으시다. 그러면서 저의 에너지도 많이 끌어올려지고, 도움을 받았다. 감정 장면들이 많아지는 후반부에는 조금 더 편해지려고 노력했고, 진짜 그렇게 된 것 같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안나와 제하의 사랑이 아닌 제하와 유진의 사랑을 응원하는 팬들도 생겨났다. 실제로 ‘유진과 제하를 이어 달라’라는 댓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윤아 역시 이를 봤다며 “그 두 가지는 다른 느낌의 감정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안나와 제하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유진과 제하를 많이 봐 주시는 분들도 역시 많았다. 그 두 커플은 다른 분위기의 감정선이라고 생각했다. 안나와 제하는 정말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했고, 유진과 제하는 동료와 애틋한 감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의 줄타기를 해야 했다. 송윤아 선배님과 지창욱 선배님이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표현이 굉장히 잘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들을 보고 시청자들이 응원해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제하와 안나 커플의 경우에는 의아하게 느껴질 부분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 제가 좀 더 두 사람의 감정이 잘 보이게 연기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유진은 안나에게 친엄마를 죽인 원수지만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총 맞은 유진을 위해 안나가 끝까지 남아 그를 지혈한다. 이 장면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너무 많았다는 질문에 윤아는 “안나가 정말 천사가 됐어요”라며 웃었다.
“마지막 그 장면에 대해서는 감독님과도 정말 상의를 많이 했다. 최종적으로 나온 결론은 유진이 자신의 손으로 죽인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로인해 엄마가 죽은 건 맞다는 것. 그건 변함이 없다는 거였다. 근데 안나는 그걸 다 용서한 거다. 바르셀로나의 천사라고 나오는데, 진짜 천사가 됐다. 약간은 애증의 관계 같기도 하고, 사람은 죽음 앞에서 누구나 나약해지니까 그런 감정으로 유진을 용서하고 놔주는 관계가 된 것 아닐까”
송윤아가 연기한 최유진이라는 역할이 악역이지만 큰 사랑을 받으면서 ‘윤아가 악역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점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본인 역시 그런 생각을 해봤지만, 아직은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을 갖고 싶다고.
“‘내가 악역을 하면 어떨까’ 라고 생각을 해보긴 했다. 저도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사람들이 많이 낯설어 하려나’ 고민이 생겼다. 근데 이번에 송윤아 선배님이 하는 악역을 보면서 ‘저 정도의 에너지는 있어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었다. 정말 멋진 악역, 악녀가 되려면 제가 아직 좀 더 에너지를 쌓아야 하지 않을까”
소녀시대라는 그룹 안에서 가수로서는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왔지만 한국 드라마, 연기 활동에는 약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윤아는 이 공백기로 인해서 연기에 대한 갈증과 궁금증이 더 커졌다.
“공백기 동안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큰 변화라고 딱 단정 짓기보단 소소하게 바뀐 것들이 많다. 제가 소녀시대로는 데뷔 10년차지만 연기자, 배우로서는 그만큼의 활동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데뷔 초에 찍었던 드라마와 지금 찍은 드라마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그때는 마냥 신기하고 모르는 것이 많은 상태로 찍었다. 하지만 지금은 재미도 있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연기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아졌다. 시스템 적인 부분에서는 능숙해진 것도 있겠지만, 배우로서 가는 길에 대한 심오한 고민들도 생겼다. 현장에서 만나는 배우 분들의 조언이나 경험담도 들으면서 생각의 폭도 넓어졌다. 현장 경험들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아직 ‘임윤아’라는 이름 앞에서는 ‘소녀시대’ 윤아라는 것이 따라 붙는다. 데뷔를 소녀시대로 했기 때문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이제는 ‘배우’ 윤아로서 욕심도 생겼다.
“사실 저는 소녀시대 데뷔 한 달 전에 드라마 촬영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데뷔 후에 연기를 접한 것이 아니다. 근데 소녀시대라는 팀이 워낙 잘 되다 보니 팀의 인식이 더 강해졌다. 하지만 굳이 그걸 없애고 싶거나, 부정하고, 피하고 싶지는 않다. 그로 인해서 얻은 것도 분명히 많으니까. 이제 슬슬 저도 연기할 때는 배우로 봐 주셨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다. 무대에서는 소녀시대로 봐 주시고, 연기할 때는 배우로 봐 주시면 좋겠다. 첫 번째로 윤아의 연기, 배우가 나오고 그 다음에 ‘소녀시대잖아’ 라는 말이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고민 중이다”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싶다는 윤아는 차기작으로 ‘왕은 사랑한다’를 선택했다. 아직 방송사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배우로서 계속해서 한국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 그렇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 작품은 무엇일까.
“더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고 싶다. 예전에는 이런 역할, 작품을 하면 날 어떻게 바라볼까, 기대치가 어디까지 높아질까 시선부터 의식 했다. 근데 이제는 그런 시선을 많이 의식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인 것 같다. 제가 정말 배우로서 길을 가고 싶다면 그런 것들을 내려놓고, 저의 주관대로 집중해서 진지하게 연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두려움 없이 선택해서 접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느 순간 정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SM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