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핑왕 루이’ 남지현이 그리는 미래 ‘편안한 배우’-‘긍정적인 고민’ [인터뷰]
- 입력 2016. 11.18. 16:16:03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처음에는 2등으로 시작했어요. 쭉 이렇게만 가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근데 어떻게 보면 바닥부터 시작해서 점차 올라가서 1등을 딱 찍은 거잖아요. 등산한 것 같아요, 꼭대기를 딱 찍은 기분? 천천히 잘 성장했어요. 그런 모습이 드라마랑도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드라마 속 루이, 복실이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성장했잖아요, 서로 때문에. 그런 모습이 어쩌면 시청률과 많은 닮은 것 아닐까요?”
‘쇼핑왕 루이’ 남지현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복실 역으로 열연한 남지현을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까랑까랑하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남지현은 실제로도 극중 복실과 많이 닮아 있었다. 똑부러지고, 현명하며 밝고 맑은 생각을 가졌다.
‘쇼핑왕 루이’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기억상실남 쇼핑왕 루이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로 남지현은 ‘넷맹녀’ 고복실 역을 맡아 열연했다. 복실은 정이 많고 부지런한 산골 소녀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구 뿜어내는 인물이다.
자신이 드라마 시작 전에 목표한 아주 작은 소망 하나를 이룬 것 같다는 남지현은 대중들에게 아역 이미지가 아닌 ‘이제 다 컸구나’ 하는 중요한 시작점 하나를 지난 것 같아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사실 작품이 끝난 지 얼마 안 지났을 때는 제 연기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이 드라마를 봤을 때 가능하지 않을까. 그냥 끝나고 느낀 소감은 ‘아,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목표를 이룬 것 같다’였다. 처음 목표가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면서 재밌게 촬영하자’였기 때문에 잘 이룬 것 같다. 그리고 대중 분들에게 성인 연기자의 이미지를 확실히 드린 것 같아서 좋다.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제가 세운 작은 목표를 이루면서 잘 끝낸 것 같다”
남지현은 복실 캐릭터와 완벽하게 하나가 된 듯한 연기로 호평을 얻었다. 순진하고 바보 같지만 사랑스러운 복실 캐릭터가 본인과 얼마나 닮은 것 같냐는 질문에 “복실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라서 저는 그렇게 착하지 않아요”라는 웃음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하고 직관적이고 어떻게 보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캐릭터 같다. 사기꾼 할머니에게 만 원을 쥐어주는 것도 그 할머니가 내 돈을 훔치긴 했지만, 손자 얘기도 들었고, 다리를 절뚝이는 것을 봤지 않냐. 그렇기 때문에 복실의 마음이 움직였고, 그래서 돈을 준 거다. ‘내가 감동을 줘야 하니까, 만 원을 주겠어!’ 이런 건 아니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보는 캐릭터다. 70% 정도 나와 비슷하다. 저는 그렇게 착하지는 않다. 그냥 있는 그대로 꼬아서 듣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복실이가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여졌다”
복실은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했지만, 그 역할을 연기한 배우 남지현에게도 큰 에너지를 전달했다. 복실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주변을 맑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연기하는 남지현에게도 좋은 시너지를 줬다고.
“복실이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정말 건강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그걸 주변에 잘 전달한다. 동화시키고,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런 면에서 사람이 진실된 느낌이다. 감독님이 그냥 저처럼 연기하라고 하셨다. ‘그냥 지현이가 복실이 같을 것 같아, 비슷할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더 힘을 많이 받아서 촬영했다”
‘쇼핑왕 루이’는 초반에는 시청률 꼴찌로 출발해 대역전극을 이뤄내며 수목극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남지현은 당시 현장에서는 이를 느낄 겨를도 없이 바로 다음 촬영에 들어가야 했기에 뒤늦게야 정말 행복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마지막 회를 2~3회 앞두고 할 줄 알았다. 근데 생각보다 빨리 1위를 해서 깜짝 놀랐다. 문제는 현장에서 스탭, 배우들끼리 자축할 시간이 없었다. 촬영이 되게 바쁜 스케줄이었다. 방송 다음 날에는 항상 모여서 시청률을 확인하곤 했는데, 그날도 확인을 하고 ‘와, 신난다’ 하고 바로 ‘다음 촬영 리허설 갈게요’ 하셔서 촬영하러 흩어졌던 기억이 있다. 끝나고 되짚어보니 어려운 일을 우리 드라마가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루이 역의 서인국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두 사람이 만나 순수하고 맑은 사랑을 그려야 했기 때문. 남지현은 현장에서 서인국이 정말 많이 배려해 줘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 서로가 배려하는 스타일이었다.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것들도 많았다. 서로 얘기해서 바꾸기고 하고, 감독님과 상의해서 바꾸기도 하고. 서로 편한 대로 하라고 하면서도 뭘 하든 정리가 잘 됐기 때문에 ‘짠’하고 개운하게 끝낼 수 있는 호흡이었다”
‘쇼핑왕 루이’ 드라마를 사랑하고, 자신의 캐릭터 복실을 사랑했던 그녀. 남지현으로서 복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진짜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어요”라며 눈을 반짝였다.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진짜 말해주고 싶었다. 결혼엔 때가 없다고 하지만, 복실이 저보다 한 살 어리게 나오기 때문에. 둘이 결혼을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예쁘니까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있다. 마지막에 대본 딱 덮으면서 ‘루이랑 복실이가 정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아역을 거쳐 성인 연기자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남지현은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녀는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 편안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안한 배우. 그냥 저를 생각했을 때 편안했으면 좋겠다. 그 말이 갖는 의미가 큰 것 같다. 그게 자주 봤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그 사람에 대해서 다양한 모습을 봤기 때문에 어떤 분들이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원하기도 하고, 시청자 분들, 관객 분들이 그렇게 느껴주시면 정말 좋겠다”
끝으로 미래의 남지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언제의 저한테 하면 될까요?”라며 적극적으로 답을 전했다.
“지금처럼만 했으면 좋겠다. 긍정적인 고민들을 항상 많이 하고. 그 고민들이 저를 참 새롭게 만드는 것 같다. 새로운 다짐을 만드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됐다.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년도에 영화 두 편, 드라마가 있어서 하게 됐는데, 그게 가만 생각해 보면 흔하지 않은 일이더라. 그걸 앞으로도 쭉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제가 그린 큰 그림들에 잘 맞는 작품들이 나타나 주길 바란다. 그걸 또 놓치지 않는 센스를 계속해서 길러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나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해라!’”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