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서지혜 “욕 안 하는 사람도 있나요?” [인터뷰]
입력 2016. 11.22. 16:11:43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서지혜는 내려놓음의 미학을 아는 배우였다. 스타 등용문이라는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연기자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쳤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려놓은 그녀는 욕심 부리지 않고 꾸준히 달리는 길을 택했고, 올해 ‘질투의 화신’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얻었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서숙향 극본, 박신우 연출) 종영 후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서지혜와 만났다.

서지혜는 지난 8월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 촬영이 끝날 때쯤 바로 ‘질투의 화신’ 촬영에 돌입하며 일년 내내 달려왔다. 그러나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그래 그런 거야’를 8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금방 가더라. 힘이 남아서 바로 다음 작품을 하게 됐다”며 “올 한해 뿌듯하게 보낸 것 같아 기분 좋게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질투의 화신’에서 서지혜가 연기한 홍혜원은 보도국 앵커 출신 청와대 홍보 수석의 딸인 이른바 ‘금수저’ 아나운서다. 일과 사랑에 있어 모두 거침없고 당당한 걸크러쉬 캐릭터다. 전작 ‘그래 그런 거야’를 비롯해 주로 차분하고 단아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그녀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자 반전 매력,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서지혜는 살아 숨 쉬는 홍혜원 그 자체였다. 조금 덜 시크하고, 조금 더 발랄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서지혜는 처음 ‘질투의 화신’ 대본을 접하고 독특한 느낌의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홍혜원이 뻔하지 않은 색다른 캐릭터이길 원했던 서숙향 작가는 서지혜에게 실제 성격이 어떻냐고 물었다. 이에 “털털하고 남자 같은 성향도 있다”고 답했더니 믿지 않았다고. 서지혜는 “욕도 할 수 있냐고 물으시기에 ‘욕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했다. 대학교 연기 수업 때 교수님이 제 이미지만 보고 ‘쟤 욕 좀 시켜’라고 하신 적 있는데, 발표 시간에 욕 연기를 보여드렸더니 교수님이 ‘미안하다’고 하시더라”면서 “그 얘기를 작가님께 했더니 욕도 하고 걸걸한 걸크러쉬 캐릭터로 가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제가 단아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하면 친구들이 낯간지러워서 못 보겠다고, 밝은 캐릭터 좀 하라고 했어요. ‘질투의 화신’이 가장 친구들 반응이 좋았어요. 너무 멋있고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극중 화제가 된 이화신(조정석)에게 욕설 하는 장면은 오랫동안 공들여 탄생했다. 서지혜는 “욕을 차지게 할 수는 있는데 홍혜원답게 고급스러우면서도 시원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심을 많이 했다. 욕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각도 찍으며 공을 들였다”며 “모니터를 하고 나서는 ‘더 차지게 할걸 그랬나’ 싶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 성격을 녹여낸 캐릭터인 만큼 서지혜와 홍혜원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특히 돌려 말하지 않고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하는 시원시원한 성격이 그렇다. 닮지 않은 부분은 연애에 있어 저돌적인 성격이라고. 서지혜는 “저는 연애에 있어서는 약간 소극적인 편이다. 아직까지는 연애가 어려운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홍혜원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며 “이화신에게 기습 키스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의 내가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 말했다.

홍혜원은 이화신이 표나리(공효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향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반면 서지혜의 실제 이상형은 이화신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서지혜는 “이화신은 끌리는 마력이 있는 나쁜 남자인 것 같다. 20대 때는 그런 스타일이 좋았지만 30대에 접어든 후부터는 고정원(고경표) 같은 남자가 더 좋다. 마음 편히 연애하고 싶다. 가슴 아픈 연애는 싫다”며 “이화신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실제로 연애하는 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지혜에게는 새로운 별명이 하나 생겼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숨겨둔 예능감과 승부욕을 발휘하며 욱하는 면모를 보여줘 ‘욱지혜’라는 별명을 얻은 것. 이에 대해 그녀는 “예능을 많이 안 해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게임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다 저도 모르는 승부욕을 발견하게 됐다. 설정이 아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날 ‘런닝맨’ 촬영하고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가자마자 한 시간 동안 누워있었어요. 일주일 동안 근육통에 시달렸어요. 예능 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해요. 유재석 오빠가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많이 이끌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서지혜는 꽃꽂이, 캘리그라피, 커피 등 다재다능한 취미를 지닌 재주꾼이다. 그녀는 “직업 특성상 쉬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지 않나. 저는 그 시간을 항상 배우는 시간으로 생각한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보니 짬짬이 하나씩 배우는 게 힐링도 되고 집중할 시간이 많아 좋다”고 말했다. 외국어 공부도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서지혜는 “차근차근 또 배우려고 한다. 그런 것들이 언젠가 연기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며 “예전에는 일만 보고 달렸는데 개인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깊지는 않아도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드라마 ‘펀치’부터 ‘그래 그런 거야’ ‘질투의 화신’까지 쉼 없이 달려온 만큼 연말에는 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또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바로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그녀에게서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잘 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압박감이 심했어요. 그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20대 중반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 다니고 쉬어 보려고도 했죠. 그 시간들로 인해 생각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욕심이 없어 보인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마음도 편해지고, 일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요. 그런 시간이 없었다고 하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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