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하인드] ‘가려진 시간’ 성민 수린 아지트, 은퇴자의 꿈이 담긴 공간
입력 2016. 11.23. 17:23:05

영화 '가려진 시간'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영화 ‘가려진 시간’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가상의 섬 화노도에 두 명의 성민과 한명의 수린이 만들어가는 판타지 공간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가려진 시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 속에 갇혀있던 수린(신은수)을 현실로 끌어내는 장치로서 성민과 둘만 아는 아지트와 성민이 빨려 들어간 시간 멈춘 곳, 두 개의 공간을 통해 현실 속에서 판타지를 끄집어낸다.

섬의 전경과 바닷가가 한눈에 보이는 이층집은 은밀한 듯 보이지만 섬 전체를 마당으로 품은 듯 닫힘과 열림을 동시에 가진 공간으로 영화의 매력도를 높이는 장치 역할을 한다.

이 집은 고아원 생활을 하는 성민(이효제)에게 유일한 자신만의 공간이자, 멈춘 시간 속에서 성민(강동원)이 유일하게 수린(신은수)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성민의 내면을 담아내는 분신과도 같은 곳이다. 또 수린과 교감하는 장소로서 모든 사람들이 믿지 않는 수린과 성민의 말이 유일하게 진실로 통하는 그들만의 이상향이기도 하다.

이처럼 수린과 성민의 애틋함을 상징하는 이 집은 엄태화 감독의 상상을 현실로 재현한 무대미술팀들이 직접 작업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집에 담긴 스토리는 해외 경험이 많은 은퇴한 중년 남자가 섬에서 자신이 꿈꿔오던 조각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자 만들었지만, 그가 죽은 후 어느 누구도 돌보지 않아 폐허가 됐다는 설정이다.

따라서 폐가지만 영화의 판타지를 생동감 있게 살려낸 이 아지트는 주인의 감성이 담겨 예술적이고 이국적이면서 동시에 섬 안의 숲과 하나가 된 듯 이질감 없이 녹아드는 묘한 이중성을 품고 있다.

‘가려진 시간’은 시간이 멈춘 화노도에서 오직 성민과 태식만 움직이는 장면을 CF처럼 담아낸 노력에 대한 경탄만큼이나 수린과 성민의 아지트에 특별함을 부여한 제작진의 세심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가려진 시간’]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