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 “한매, 날 속상하게 한 캐릭터” [인터뷰]
입력 2016. 11.24. 10:19:53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항상 많이 생각 안하려 해요. 평가 받는 일이다 보니 기대를 많이 안 해야지 하죠. 좋을 땐 더 좋고 아닐 땐 그러려니 해요.”

배우 공효진은 출연 영화가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것에 대해 반응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해 어느덧 18년차 배우지만 여전히 관객의 반응에 대해선 짐작하기 힘들다고. 특히 드라마 보다 영화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짜 어떤 게 흥행할지 모르겠다. 드라마는 좋아할 것 같다 하는 걸 알 것 같고 하다보면 더 잘 알겠는데 영화는 모르겠다. 영화 드라마도 다 예상이 빗나가더라. ‘질투의 화신’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는데 있더라. 시청률을 보고 어려워한다고 느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공효진(37)을 만나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 제작 다이스필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어느 날 보모가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름 나이 등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그녀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면서 시작되는 5일간의 추적을 다룬 감성 미스터리다. 공효진은 중국인 보모 한매를 연기했다.

그녀는 지난해 ‘프로듀사’의 촬영을 마친 뒤 ‘미씽’의 촬영을 시작했다. 시나리오를 읽은 뒤 한매에 대해 감정이 움직인 그녀는 중국인 역할임에도 과감히 도전했다.

“지난해 여름에 찍었다. 12월 초 영화 촬영을 끝냈다. 드라마 ‘프로듀사’를 끝내고 ‘미씽’을 시작했다. 시나리오가 진짜 좋았다. 읽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해 어떡하나 했다. 속상하고 (한매가) 불쌍하고 안됐고 한매 쪽으로 완전 감정이 치우쳤다. 원래 한매는 중국인 섭외를 생각했다고 들었다. 그땐 중국어 대사 분량이 더 많긴 했지만 한매가 대화를 나눈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한국 사람 중 중국어를 영어만큼 잘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도 했지만 이왕 하는 거면 중국 사람이 봐도 잘 한다 생각할 정도로 하고 싶었다. 후작업 보충을 하더라도 하기로 했고 나중엔 중국 사람이 더빙하면 어떠냐고 하기도 했는데 결국 내가 녹음을 했다.”

한국어와 중국어 대사를 동시에 소화해야 했던 그녀는 한국어는 어눌하게, 중국어는 유창하게 구사해야 했기에 두 배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 내가 등장을 많이 안 하는데 첫 대사가 ‘오셨’이다. ‘오셨어요’가 끊긴 거다. 내가 가장 두려운 건 어눌한 한국말에 대한 거다. ‘감사합니다’ 등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인데 저렇게 못할까 싶기도 하고. 영화를 봄 어떻게 받아들였을 지가 손에 땀을 쥐게 하더라.”

시나리오를 읽고 한매를 가여운 인물로 여긴 그녀는 연민의 마음도 있었지만 반면 영화에서의 반전이 되는 의외의 행동이 주는 영화적 재미에 대해서도 말했다.

“처음 대본을 읽으면서부터 안됐다, 불쌍하다, 어떡하지 했다. 그 다음날도 다음 다음 날도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기구한 사연을 보면 속상한 마음이 꽤 오래 가는 것 처럼 그때도 그랬다. 너무 안됐고 불쌍했다. 찍으며 매 신마다 다르기도 했고 매 신마다 다 불쌍하면 안되니까. 불쌍한줄 알았더니 미친여자구나 하는 부분도 있다. 모든 걸 계획하고 6개월 동안 아닌척 하다 날짜를 정하고 도망갔네 하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다보면 예뻐서 데려간건지, 돈 때문인지, 필요해서인지 추측들이 나온다.”

영화 전반에선 지선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후 한매의 비중이 점점 늘어난다. 그녀는 여우 조연상은 노려봄직 하다면서도 주연상도 노릴만한 비중이라는 반응엔 올해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많았다며 웃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시나리오 내용대로다. 딱 좋다. 덜도 아니고 더도 아니고 뭍일 것 없이 딱 좋다고 했다. 영화를 보고 ‘뭐가 분량이 없느냐?’고 하는 분도 있는데 조연상은 받을 것 같지 않으냐?(웃음) ‘덕혜옹주’의 손예진, ‘아가씨’ 등 정말 잘 하는 여배우들이 많았다.”

그녀는 ‘핫 한’ 드라마에 주로 출연하지만 영화에선 상업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드물다. 작품 선택에 있어 드라마와 영화의 다른 행보에 대한 이유를 묻자 그녀 역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다른 행보로 간지 좀 됐다. 드라마도 지금까지 전후 세 작품을 보면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괜찮아 사랑이야’ ‘프로듀사’도, ‘질투의 화신’도 양다리를 대놓고 걸칠 거란 여자 얘기도 그렇고. 의학드라마나 사극 같은 건 미니멈이 있다. 난 그렇게 파악한다. 안정적인 게 의학 사극 등이 있고 내가 영화를 택한 건 잘 골라왔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특이한 얘긴데 내가 좀 잘 희석해 잘 받아들일 수 있게끔 신뢰도 있는 상태다 싶기도 하고. 영화는 뭐에 끌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항상 다음 행보는 전작과 뭔가 다른 짜 맞추기를 한다. 다 운명적으로 만난다. 아무리 다른 시나리오가 좋아도 다 자기 게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은데 못한 것도 있고 하기 싫어 피했는데 다행이다 싶은 것도 있고 아깝다 이런 건 모르겠다. 로맨틱 코미디 같은 경우 드라마에서도 했는데 영화에서도 하면 지겹다. 늘 같은 것만 하면 얼마나 지겹겠나. 내 작품은 다음 것 다양하게 해보자 일부러 그런 것도 있지만 내가 지겹기도 한 것 같다. 직업만 다르고 똑같다하는 것도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질투의 화신’과 ‘미씽’에서의 캐릭터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녀는 그것으로 인해 덕을 본 것 같다며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조정석과 비슷한 시기에 영화를 개봉한 것에 대해서도 재치 있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기자님들은 ‘인생연기’ 그러기도 해서 ‘잘 하게 보였나’ 하는데 ‘질투의 화신’과 간극이 커서 그런 것 같다. 그게 좋게 작용하지 않나 생각한다. 조정석의 ‘형’은 드라마에서와 캐릭터가 비슷해 연장선상에서 ‘역시 조정석’ 하며 볼 것 같은데 이건 반대인 것 같다. 누가 운명의 승자가 될지.”(웃음)

이번 영화는 투자에 있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여성이 주가 되는 영화의 어려운 투자 현실을 거론하며 성별로 영화를 가르는 편견이 없어지길 바라는 바람을 전했다.

“정말 하고 싶은데 투자가 안된, 6년 전 작품에 대해 아직도 ‘투자되면 할 거냐’는 물음을 받는다. ‘그걸 하기엔 나이가 많다. 포기하라’고 한다. 여자가 주가 되는 영화가 ‘어렵다’ ‘어둡다’ ‘돈 안 된다’고 한다. 지원 언니는 기사를 보니 ‘정면 돌파 하겠다’고 하더라. 승부욕에 불탔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붐이 일면 영화관을 찾는 파이가 커진다. 한 영화가 독식할 수 있지만 이 영화가 재미있으면 다른 영화도 본다.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게 우리 할 일이고 다양성과 파이를 늘리기 위해 좋은 거지 남녀 영화를 가르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남녀 비율이 반반까지 가능하면 좋겠다. 할리우드까지 여자 배우가 불만을 갖는 것 보면 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남자들이 주도권을 갖고 영화를 선택해 줬으면 한다.”(웃음)

이명세 감독의 ‘M’(2007) 이후 오랜만에 스릴러에 출연한 그녀는 정작 이번 영화의 장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실제 장르를 정의하는데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명세 감독님이 어떤 촬영장과 비교해도 독특하다. 감독님이 디렉션을 주면 ‘진짜 그렇게 하냐’고 되묻는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감독님이다. 스릴러였지만 내가 스릴러 안에 있다고 봐야하는지, 독특했다. 특이한 게 난 쫓기지도 쫓는 것도 아니다. 미스터리 할 뿐. 감성 미스터리라 하는데 긴박하게 쫓아가기에 스릴러인 거고 미스터리한 얘긴데 그 안엔 감성적인 부분이 있어 한동안 장르를 뭐라 해야 할지, 휴먼드라마라 해야 할지 로드무비라 해야 할지 고민했다. 기사를 보니 새롭다고 해서 새로운가보다 했다. 어떤 느낌으로 이 영화를 볼지 진짜 감이 안 온다.”

‘미씽’은 지난 해 7월 말 촬영을 시작해 10월 말 끝냈다. 촬영 기간이 비교적 짧은 편에 속했다.

“남녀 감독의 현장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싱글라이더’도 여자 감독님인데 최근 여자감독의 현장에 많이 있었다. 전작 ‘고령화 가족’(2013)의 송해성 감독님 같은 경우 모든 게 핸들링 되는 감독이셔서 시간이나 예산에 압박을 받는 감독이 아니셨다. 요즘 영화 현장이 빡빡 하다더니 진짜구나 했고 여자감독의 경우 압박이 심한가 했다. 예산이 적다 싶기도 했고 몇 년 전의 같은 예산과는 다르더라. 회차적으로 과부화가 많았고 그러다보니 여유롭게 찍을 수 없었다. 이번 영화가 아기들 상태가 중요한 현장이다 보니 힘들다 생각도 했다. 난 감정이 잘 잡혔는데 아기가 그게 안 되니까.”

촬영장에선 특히 아기들과 함께 해야 했기에 힘들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장면으론 유모차 신을 꼽았다.

“남자 조감독이 거의 애 하나를 키웠다. 정들어서 나중엔 울고불고 하더라. 어려웠던 감독, 집요하게 얻어내야 되는 감독은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배우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제안)했고 어떤 부분은 내가 좀 더 표현됐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다. 특히 유모차 신에서 한매의 모습이나 표정이 있었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와 호흡을 맞춘 엄지원은 앞선 인터뷰를 통해 공효진이 지금껏 연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눈 배우라 말했다. ‘질투의 화신’에서 함께한 조정석 역시 공효진과 많은 이야기를 통해 드라마를 만들어 나갔음을 밝혔다. 그녀에게 실제 작품을 할 때 의논을 많이 하려 노력하는 편인지 물었다.

“원래 배우끼리 신인이어도 연기적 조언 내지는 내가 생각한 걸 말하거나 내 의견을 어필한다는 게 되게 애매한 문제다. 들으면서도 생각이 전혀 다를 수도 있는 거고 캐릭터가 그 배우에게 넘어간 순간부터 알아서 하는 거다. 그걸 선을 넘는 건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답답하고 모자라도 자기의 몫이다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가르쳐주기 싫다가 아니고, 배우가 해야 하는 거고 그냥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게 싫어 맡기는 거니 더 안 좋은 상황에 치닫지 않게 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하는 거다. 언니와 내가 경력이 비슷하고 조정석은 동갑내기다. 그 친구는 영화 드라마는 내가 선배고 연극을 먼저 했는지를 따져봤을 땐 다른데 연극을 쭉 해온 친구다. 사실 애매한데, 난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난 내가 먼저 물어본다. 이 신에서 뭐가 나은지, 어떤지 내 것에 대해 조언을 듣고자 하면서 같이 시작한다. 내 것에 대해 얘기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데 사실 그 것에 대해 마음 열길 유도한다고 말할 순 없고 먼저 연다. 단도직입적인 게 아니라 스윽 물어본다.”

엄지원과 그녀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스스럼 없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촬영장에선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까.

“영화에서 거의 대부분 지선이 동적인 상황, 난 정적인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긴장감 있게 보는 게 피곤할 수 있어 당기다 놓다를 반복해야한다. 우리 영화 템포감이 하이 로우를 반복하다 보니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찍다보니 (엄지원) 언니가 ‘내가 전 신에서 이렇게 했으니 이렇게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든가, 내가 ‘이 신의 후시를 한 번 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하면 언니도 같은 생각이라든가 하는 게 있었다. 내가 ‘너무 드라이한 표정으로 있었나’ 그럴 땐 언니가 너무 감성적인 것 보다 맞는 것 같다고 한다든가 더 올리라고 한다든가, 템포조절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터놓고 했다.”

공효진은 미스터리한 인물인 한매 보단 그녀를 쫓는 지선의 역할이 더 힘들었을 거라며 엄지원의 수고에 대해 언급했다. 물론 각자의 역할에 있어 최선을 다해 영화를 만들어 나갔을 터다.

“이 영화의 어려운 문제가 아기를 찾아가니까 지루해 할까봐 (걱정이었다). 한매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달리고 놓치고 그런 게 지루해지면 재미없지 않을까. 지선이 찾아나가는 과정, 쫓는 과정에서 언니 템포가 사람들이 딸려가게끔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얘기했다. 난 극적인 사건 안에 있었기에 계산이 쉬웠고 (엄지원)언니가 어려웠다. 시나리오 볼 때부터 어려운건 한매가 아닌 지선이고 진짜 잘해야 잘 해 보이기에 수고했다 생각한다.”

드라마적으로 중요한 캐릭터인 한매에 대해 그녀는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다고 연신 말했다. 기구한 사연이 있는 캐릭터가 아닌, 절대악을 표방하는 캐릭터였다 해도 그녀가 이 영화를 택했을지 궁금했다.

“무턱대곤 아니어도 지선과 연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나 타깃으로 삼았다면 그게 악이 될 수도 있었을 거다. 지금은 운명적 악연인건데 그렇게 갔단 건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받은 건데 만약 전혀 관계없는 지선 다은이 그런 일을 무차별적으로 당한 거면 난 악역이다. 그래도 한매는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

끝으로 영화가 여성인권, 사회적 소수자 등에 주목하는 것에 대한 공효진의 생각을 들었다.

“내가 아기가 있거나 집에 보모가 필요한 게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라더고요. 사람을 믿어야 하는데 어쩌면 (영화 속) 이 사건은 더 빨리 일어날 수 있었지만 다은을 키우면서 지선에게 가족애를 느꼈을 것 같아요. 모성애가 광기로 변한 순간 끝내 일이 터지죠. 안타까운 사건이 끝내는 이 여자에게 일어나요. 지금도 항상 걱정되고 두렵고 꿈에도 상상하기 싫은 일이지만 우리 영화가 그런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조심하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여자들의 동지애, 우정 그런 얘기예요. 사건에 대해 공포로 휩싸이게 만드는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해요. 메마른 가슴에 아마 더 다른 생각이 들고 마음이 따뜻해질 거예요. 보는 순간 서늘하고 차갑지만 (극장을) 나올 땐 따뜻할 거예요.”

[최정은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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