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그리고 배우 서인국, 스스로에게 던지는 한 마디 “잘하고 있어” [인터뷰②]
- 입력 2016. 11.28. 16:42:50
-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지금까지 한 작품이나 캐릭터들을 돌아보면 정말 잘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이번 2016년이 그런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제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들이 눈에 보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게 체감으로 느껴지니까 행복했어요. 단지 아쉬운 건 30살까지 너무 일만 한 거죠. (웃음) 그게 좀 아쉽긴 하지만, 좋게 생각하면 20대에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에, 30대가 더 기대 됩니다. 20대를 잘 다져놨다고나 할까요?”
서인국
지난 24일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루이 역으로 열연한 서인국을 만났다. 힐링 드라마라는 호평과 더불어 상대역 남지현과의 케미 또한 큰 인기를 얻었기에 서인국은 이번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꾸밈없이 그대로 드러냈다.
서인국은 2009년 방송된 Mnet 대국민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1탄의 우승자로 가수로 데뷔한 이후 연기자로서 변신을 시도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KBS ‘사랑비’의 아역을 시작으로 tvN ‘응답하라 1997’, SBS ‘주군의 태양’, tvN ‘고교처세왕’, KBS ‘왕의 얼굴’, KBS ‘너를 기억해’, OCN ‘38사기동대’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쇼핑왕 루이’에서는 쇼핑왕 루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온실 속 화초처럼 홀로 자란 루이를 독특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로 해석해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상대역인 복실 역의 남지현과의 케미 또한 부담스럽지 않게 그러내며 힐링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서인국은 복실과 루이의 자연스러운 케미를 위해 빠른 시간 내에 남지현과 친해지려 노력했다.
“나이는 숫자로 따지면 8살 차이가 날 거다. 저는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원래 없는 편이라서, 일단 말부터 편하게 하라고 말했었다. 물론 어려워해서 처음에는 편하게 못 놓고 섞어서 하는 편이었다. 일단 한 장면을 찍기 전에 대화를 정말 많이 했다. 리허설을 거의 10번 이상은 기본적으로 한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 더 가깝게 지내려고 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루이가 복실이가 없으면 안 되는 캐릭터다 보니까 계속해서 둘이 붙어 다녔다.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그게 드라마 속 케미로 묻어 나온 것 같다”
가수로 시작해 연기자로 변신한 서인국과 달리 남지현은 아역부터 시작해 탄탄한 연기 실력을 가진 베테랑 배우다. 연기 경력 13년차인 남지현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했지만, 서인국은 자신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표현할 줄 아는 그녀의 능력에 놀랐다.
“정말 놀랐던 부분이 극중 복실이는 강원도 사투리를 한다. 그걸 다 준비해서 오는데, 저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다 보니까 어미나 어감, 리듬만 바뀌어도 느낌이 확 다르다는 걸 안다. 그걸 연기하시는 선배님들한테 배워서 오더라. 만약 제가 말투를 배워서 연기했다면 사투리에 신경 쓰느라 다른 표현을 하는 것에 한정적이었을 것 같다. 그 친구는 모든 것을 다 수용하고, 막힘이 없다. 그만큼 자기가 가진 감성과 감수성이 넓고, 깊은 배우라는 것을 느꼈다. 13년이라는 세월도 있겠지만, 남지현이라는 사람 자체가 타고난 것이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다. 대단한 배우다”
‘사랑비’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서인국은 ‘슈퍼스타K’ 이후 가수로 데뷔하고, 앨범까지 발매했지만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었다.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없다는 것에 큰 회의감을 느끼고 있을 때, ‘사랑비’ 오디션을 보게 되고,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것.
“가수로 딱 데뷔를 했는데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는 곳이 없는 거다. 그 방법이 길목조차 없었다, 길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그냥 저를 차단시키는 느낌이라 너무 힘들었다. 약 2년 동안 그게 쌓여 있었던 것 같다. 제 위치와 상황이 갑작스럽게 변하다 보니까 이걸 얘기할 곳도 없고, 들어줄 사람도 없었다. 그때 ‘사랑비’라는 작품의 캐릭터가 노래를 조금 하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처음 미팅을 가게 됐다. 서울말로 연기를 하니까, 아주 못 들어주겠더라. (웃음) 너무 오글거려서 감독님께 사투리로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다. 그렇게 촬영을 하게 됐는데, 첫 촬영 때 기분이 정말 묘하더라. 어쩌면 연기는 저에게 가짜인데, 2년 동안 묵혀 있던 그 답답함이 싹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답답했던 것들을 그 캐릭터가 대신 해소하는 간접적인 해소의 느낌이었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빠져들게 됐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서인국은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를 꿈꾸고 있다. 또 자신에게 조금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성숙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과 같은 것들은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전 그게 기대가 된다. 제가 뭔가 대중들에게 다가갈 때 그 문이 커졌다는 것. 제가 하는 작품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거다. 그만큼 저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군대에 다녀와서도 기대가 되는 건, 2년 동안 다른 감성을 가진 사람들과 얘기하고 소통하면서 내가 새롭게 가지게 될 감성이다. 제가 그동안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배워서 제대 후 음악을 하든, 작품을 하든 뭔가 달라질 제가 너무 기대가 된다”
‘38사기동대’를 하면서 남성 팬 또한 많이 생겼다는 서인국. 그를 기다리는 팬들은 역시나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접을 수 없다. 틈틈이 새로운 노래를 공개하고 있긴 하지만, 음악 방송에서 서인국의 이름을 본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꾸준히 곡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새로운 노래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사실 저한테 관심을 조금만 주시면 제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드라마는 표면적으로 호흡이 길어서 더욱 오래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음악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장 어제만 해도 저는 음악 작업을 계속해서 하고 있었다. ‘38사기동대’ 촬영 중에도 계속해서 작업을 했다. 아마 저는 계속 이렇게 살 것 같다. 작업하다가 제가 준비한 음악 들려드리고, 작품으로도 인사드리고. 나중에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군대라는 것을 기점으로 한다면, 그 뒤에는 조금 더 여유가 있지 않을까. 그때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할 생각이다”
서인국에게 남은 2016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을까. 이제 막 30살이 된 그는 첫 30대의 마지막을 조금은 더 즐기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6년, 남은 30살을 조금 더 즐겨도 되지 않을까, 마지막을 좀 즐기고 싶다. 지금 작곡가 형들이랑 음악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좋은 음악이 나온다면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다”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