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도라’ 원전 사고, 영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다 [종합]
- 입력 2016. 11.29. 17:09:3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 엔터테인먼트)가 다음 달 7일 관객을 찾는다.
‘판도라’의 언론시사회가 박정우 감독, 배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김대명 김주현 김명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29일 오후 2시에 열렸다.
‘판도라’는 국내 최초로 원전 소재를 다룬 재난 영화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다룬다.
‘연가시’(2012)의 박정우 감독이 연출, 탄탄하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의 완성을 위해 4년간의 기획을 거쳤다. ‘베테랑’(2015) 촬영, ‘부산행’ 시각효과, ‘변호인’(2013) 음악 등을 맡았던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김대명 김주현 김명민 등의 배우진이 총출동했다.
김남길은 원자력 발전소 직원 재혁 역을, 문정희는 홀로 어린 아들을 키우는 재혁의 형수 정혜 역을 맡았다. 정재영은 재난 현장을 지키는 전(前) 발전소 소장 평섭을, 김대명은 재혁의 오랜 친구이자 행동파 길섭을 연기했다. 김주현은 재혁의 여자친구이자 발전소 홍보관 직원 연주를 연기했으며 김명민은 대통령 석호를 연기했다.
영화 시사 후 무대에 오른 김남길은 "오늘 영화를 처음 봤다"며 "아쉬운 부분도 좋은 부분도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진영은 "나도 오늘 영화를 처음 본다"며 "영화를 보면 기자들에게 '재밌게 봤느냐'고 묻는데 재밌게 라는 말이 안 나오는 먹먹한 영화다. 시국과 맞물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까다로운 영화"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감독은 "혹시나 영화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전적으로 내 탓"이라며 "기탄없이 질문 달라"고 짧게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이전에 한 영화에 비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며 "개인적으로 장애물 넘듯 했다. 그런 노력이 2시간 동안 화면을 채워 평가받는 게 흥미롭지만 가혹하기도 하다. 처음에 이 순간에 대해 고민했을 때에 비하면 이 순간이 감격스럽다"고 털어놨다.
김명민은 "무능한 대통령을 무능해보이지 않게 연기하려 고민했는데 역시나 무능해 보인다"며 "내가 가장 많이 한 대사가 '죄송합니다'다. 청와대에서 촬영했고 재난 현장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송구스럽다. 영화 이후 처음 뵙는데 정말 죄송하고 고생하셨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만 잘 만났어도 무능령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히진 않았을 텐데하는 생각"이라며 "8대 2 가르마인데 젊게 봐줘 감사하다. 대통령이 잡아가는 흐름이 뭐여야 하느냐를 많이 생각했다. 컨트롤 타워 역을 하는 부분에 있어 힘을 가져야 겠단 생각이었다. 현장에 가보지 않고 상황 통제실에서 모든걸 통제해야 하는 게 답답했다. 몸은 편했다. 다음에 대통령 역을 맡으면 유능한 대통령 역을 맡았으면 한다"고 대통령 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김주현은 "이렇게 긴 호흡은 처음"이라며 "영화에서 담고자 한 메시지가 잘 담겨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세계 곳곳에서 3차례 사고가 있었고 우리 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 생각한다"며 "우리 영화를 통해 희망과 가족, 안전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대명은 "많이 덥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행복한 순간들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정희는 "'연가시'이후 다른 재난 영화를 한게 부담스러웠는데 영화를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스태프들과 고생한 기억이 난다"며 "버팀목이 된 동료, 선후배, 스태프에 감사하다. 오늘 처음 봐서 그런지 먹먹하고 부족한 부분들이 찍은지 오래돼 그런지 많이 아쉬운 부분도 있고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보였다"고 솔직한 감상평을 전했다.
그는 "배우가 연기를 하며 늘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그때 당시 사투리 선생님이 옆에 붙어서 자연스럽다고 하면서 했는데 오늘 보니 손발이 오그라 들어 뛰어나가고 싶었다. 장르마다 바뀌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아직 내 생각엔 능숙하지 못해서 표현에 부족함이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국과 맞닿은 부분도 있어서 피로감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재난을 당하고 피난을 가는 상황이나 원자력 발전소 혹은 청와대 안의 답답한 상황을 볼 수 있는데 이 영화를 통해 결국 인간에 대한 정체성이나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자료를 조사하면서 개인적으로 맞는 생각이라 생각하며 감히 내린 결론은 원전은 100% 안전하지 않다는 것과 우리나라에는 사고가 났을 때 대책이 없다는 걸로 설정했다"며 "원전사고가 났을 때 시뮬레이션을 하듯 해보자고 틀을 잡았다. 이런 소재로 작업이 들어가는게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주춤했던 게 있다. 이런게 다큐식으로 가자면 상업영화의 미덕도 가져가야 하기에 상업영화의 시뮬레이션도 가져가야겠단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썼고,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정희 김명민 씨는 '연가시'의 인연으로 이어져 왔고 '연가시'로 이 영화를 이어올 수 있어 고마움이 있다"며 "첫 작품을 같이 해서 문정희 씨와 늘 작품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다. 김명민은 가장 위에서 일을 관장하는 사람과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을 대비하고 싶었다. 이 역에 김명민 밖에 없단 생각에 김명민 아니면 역할을 없애거나 다른 방법을 찾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명민은 "이 말에 넘어가서 하게됐다"고 재치 있는 출연 이유를 전했다.
박 감독은 "배경과 관련된 현실성은 90%"라며 "이 영화가 꼭 가져가야 하는게 현실성인데 실제 모든 자료를 취합하고 준비해 실제 공간에 거의 비슷하게 했다. 벌어지는 상황, 양태는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 했다. 나름의 과학적 논리적 설정이다. 한 예로 후쿠시마 원자로 내부를 잘 모르는데 우리 영화도 상상력을 통해 최대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을 현실적으로 만들면 짜증나고 그럴듯하게 하면 비현실이라고 하더라고 이전에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며 "그런걸 고려하려면 앞으로 나갈 수 없어서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대통령으로 캐릭터를 잡았다. 초반엔 현실적으로 봤음직한, 사람냄새 나는 대통령의 모습이고 김명민이 가진 이미지나 대사톤, 연기하는 모습이 충분히 거부감 없이 표현될거란 확신이 있고 그래서 김명민에 기댄 게 있다"고 말했다.
원전에 대해 그는 "전문가들이 기본적 자료나 정보를 많이 갖고 계신 편이었다"며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어 공간을 재현했다. 지진이나 시국 등 내가 스토리로 만들어 쓴 것들이 겁이 나서 이런 방향으로 안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4년 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어서 배우 스태프 등이 노력한 게 이런 상황이 되니 도움이 될지 아닐지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남길은 "희망이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봐서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감독 역시 "배우들이 영화를 하며 고생과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그런 걸로 영화를 어필할 생각은 없다. 모두 한번은 고민하고 결단해야 했던 영화다.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진심이 왜곡되고 퇴색되지 않았으면 하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시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최정은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